아직 때 묻지 않은 여행지 오만을 가다
오만 여행기를 풀면서 빼놓을 수 없었던 화재사고였지만 콘텐츠를 만들려고 검색을 해보던 중 이 사고로 한분이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배 한대에서 시작된 화재는 순식간에 세 대에 옮아 붙으며 선착장에까지 번졌습니다. 그곳에는 주유소가 있었기 때문에 자칫 모두가 목숨이 위험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소방차와 해상 경찰들이 화재를 진압하기 시작했고 우리 배는 서둘러 선착장을 떠났으나 투어가 모두 끝나고 돌아온 오후 4시경까지 배에 붙은 불은 꺼지지 않고 물 위에서 타고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까지 무산담 전역에 매쾌한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화재가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 한번 깨달았던 순간이었습니다.
오만은 때 묻지 않은 아름다움이 가득한 곳이라 그런지 자연을 보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탔던 배에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 중 가장 고령이셨던 할머님과 할아버지는 모두가 스노클링을 즐기는 시간에도 느긋하게 배에서 독서를 즐기시며 사람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시고 계셨었는데, 저 멀리 쓰레기가 보이자마자 마치 어벤저스처럼 탈의를 하셨습니다.
구명조끼나 기타 장비 없이 맨 몸으로 수영을 해서 돌산까지 올라 그 쓰레기를 가득 주워오셨습니다. 돌산이 생각보다 가파르고 날카로운 데다가 파도가 치던 지역이라 가까이 가기에는 위험해 보였음에도 두 분 다 개의치 않아 보였습니다. 저런 수영실력을 숨기고 계셨다니! 저와 아이들은 두 분을 보면서 물개박수를 쳤습니다. 배에 있던 모두가 이 모든 수고를 자처하신 그분들에게 존경의 눈빛을 보냈습니다.
두 분의 모습을 보며 남편에게 '우리도 저렇게 늙자. 주변을 돌볼 줄 아는 저런 여유가 있는 멋진 노인으로 늙자.'고 다짐했습니다. 수영도 꼭 배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