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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랍 애미 라이프 Sep 22. 2022

기름국 사람들의 생일파티 클라쓰

소문으로만 들었지....









































































기름국 엄마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이 있습니다.

'아이가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되어 다녀왔는데 초대된 친구들 모두가 받은 구디백 안에 아이패드가 들어있었다.'라고 하는 일명 아이패드 괴담입니다.




이런 괴담이 떠 도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답니다. 돌잔치도 가족들만 불러서 하는 추세일 정도로 작은 생일파티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곳 사람들은 생일 파티를 하나의 축제로 생각을 합니다. 가정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아이 생일은 작게라도 꼭 파티를 하는 분위기입니다.


팬데믹으로 지난 몇 년 동안 못한 것에 한이 맺힌 듯 올해 열린 생일파티는 성대했습니다.  


UAE에는 이런 파티 준비와 진행을 대행해주는 다양한 업체들이 있습니다. 컨셉를 정하면 거기에 맞춰 준비를 해주지요. 패키지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엘사 패키지 : 마술쇼, 페이스페인팅, DJ박스, 풍선 장식 및 장내 데코레이션>


이런식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업체가 달라붙어서 생일 준비를 해준다고 한들 엄마의 손이 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파티의 디테일을 챙겨야 하는 건 모두 부모의 몫입니다.


다가오는 아이들의 생일을 준비하려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려보니 그동안 갔던 생일 파티들이 얼마나 부모의 정성이 들어갔던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특히 요즘은 고환율에 인플레이션까지 겹쳐서 제일 저렴한 생일 패키지를 알아봐도 백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거기에 케이크에 구디백까지 계산해보니 2백은 넘을 기세입니다.


하루에 2백이라니...


평범한 월급쟁이의 주머니에서 나가기에는 너무나 큰 금액이지요. 그래서 저는 망설이고 망설이는 나날을 보내며 아이들과 협상 테이블에서 핑퐁을 하고 있습니다.







UAE는 10%의 자국민과 90%의 이방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인구의 10%는 석유자원이라는 국부 덕분에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나머지의 대다수는 그러지 못합니다. 아프리카나 인도 등지에서 온 노동자들은 한 방에 7~8명이 같이 자는 숙소에서 생활하고 월급의 거의 전부를 본국의 가족에 보냅니다. 그래서 물가가 높은 이곳에서도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아주 기본적인 물품 (빵이나 몇몇 야채들)들은 저렴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들을 위한 배려인 것이지요.


이 처럼 극단적인 빈부의 격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도시가 바로 이곳입니다. 세상의 이치이니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서민의 마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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