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국 이사 올 때 한국에 두고 와야 하는 것

두고 와야 인생이 편하다.

by 아랍 애미 라이프
















그리고















지구촌 떠돌이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절대 진리가 있습니다.


"내 나라가 제일 편하다."


아니다.


돈 있으면 내 나라가 제일 편하다.











의사소통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사람들의 빠르고 정확한 일처리와 문제 해결 능력은 세계 어디를 가도 따라올 자가 없다고 감히 단언합니다.


10여 년 전, 선진국 같아 보였던 일본서도 막상 부대끼며 살아보니 그들의 아날로그식 행정 체계와 매뉴얼에만 의존하는 업무 처리에 분통 터진 일이 많았더랬지요.

그래서 '외국에 나와 산다.' 할 때는 일정 부분 포기할 부분을 빠르게 포기하는 게 스트레스를 덜 받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UAE는 어떨까요.



이곳은 외국인이 90%에 달하는 조금은 특별한 인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주변의 개발도상국에서 오로지 일자리만을 위해 고국을 떠나 온 사람들이지요. 물론 그들 중에서는 로열티를 가지고 장인 정신을 발휘해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예를 들면 한국인들이요. 현지 기업 파견 형태로 근무하는 한국인들 중에서 공로상을 받은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했던 대로 일했는데 말이지요. )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대다수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의 열악한 임금 때문일지 아니면 이것이 그들의 일처리 방법인지 혹은 몇 년만 일하다가 고국으로 돌아갈 생각이라 그런 건지 뭐 사람에 따라 개인차가 클 테지만 '적절한 품질관리의 부재'는 이 나라가 가지고 있는 큰 리스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몇 가지 들어볼까요.

새로 지은 건물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는 부동산 업계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왜냐? 그 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죠. 새 집임에도 불구하고 물이 줄줄 샌다거나, 지독한 악취가 끊이지 않는다거나, 건물 현관 보수공사를 몇 년간 계속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앞서 입주한 사람들이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쳐 놓은 집으로 들어가는 게 제일 안전하다고 하지요. (집수리도 보통일이 아닙니다. 수리에 관한 연락조차 받지 않는 집주인들도 비일비재합니다.)




얼마 전에 건조기를 한 대 장만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LG 건조기가 드디어 작동을 멈추었더랬죠. 나름 큰 가전매장인 Sharaf DG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을 받아 기분 좋게 구매를 하고 배송일을 물어보았습니다.


- 모레 배달해 드릴게요.

- 모레는 국가 공휴일인데 정말 배송되나요?

- 네. 걱정 마세요. 저희 배송은 휴무 없어요.

- 정말이지요?

- 의심이 많으시네요. 걱정 마세요. 내일 배송 기사가 오전에 전화드릴 거예요.



얼마나 아름다운 대화인가요. 하지만 저의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습니다.

다음날 오전 내내 연락 없던 배송 기사는 저녁 8시가 다돼서야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 마담 (여기서는 여자 고객을 마담이라고 부름) 내일부터 공휴일이라서 배송 못하니까 4일 후에 배송해 드릴게요.

-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가전매장에 물어봤을 때는 분명 내일 배송된다고 했는데.

- 내일부터 공휴일이잖아요!



화를 내고 배송기사는 전화를 뚝 끊어버렸습니다.


자. 여기서 억울하게 가만히 있다가 4일 뒤에 배송을 받는 사람은 아랍 살이 초보^^

바로 가전매장에 전화를 걸어서 따지는 그대는 진정 아랍에 적응한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저는 가전매장에 연락해서 구매할 당시 호언장담했던 담당자 (이래서 담당자 이름을 적어놓는 것이 좋음)와 통화를 하여 다시 한번 배송 가능 확인을 받았고 공휴일은 쉬어야 한다는 배송기사의 입장을 받아들여서 저녁 9시에 물건을 받은 후 팁까지 넉넉히 얹어주었습니다.








오랜 기간 중동에서 살아온 분들의 이야기를 전하자면 이렇습니다.

'되는 게 없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


한국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비상식적인 일들에 분통이 터지지만 당황하지 말고 앞뒤 상황을 조절해가면서 조율하면 또 안될 일도 없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문제 해결 능력이 커 나아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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