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허락해 준 결혼.
"소개팅해보실 의향이 있으신가 해서여...." 나는 몰랐다 이 문자가 내가 그토록 원했던 결혼을 하게 해 준 대운의 시작점인지를.
[소개팅해볼 의향을 묻는 문자]
난 내 인생의 여복은 어머니 복만 있을 줄 알았다. 왜냐? 난 결혼을 포기했었기 때문이었다.
난 28살에 결혼하고 싶었다. 대학 때까지 난 주변에 이성이 많은 환경이었다 초등학교는 물론 중학교도 남녀 공학을 갔고, 비평준화에서 시험 봐서 들어간 고등학교는 남자 3반에 여자 7 반인 학교였다. 대학을 가서도 여자동기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경계열중 경영학과였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은 결혼과는 아무 관계가 없었다.
공무원 시험준비를 병행하던 대학시절을 거쳐, 공무원 시험을 접고 31살에 입사한 작은 중소기업은 말 그대로 남자들만의 세상이었다. 회사 구성원의 대부분은 남자, 그 대부분의 대부분은 기혼의 나이 많은 남자, 그마저도 '뭐 하러 결혼하려고 해 혼자 재밌게 살아'를 외치던 수많은 남자사이에서 난 그냥 결혼 안 한 신입사원이었다. 물론 그때는 취업이 늦었고 내가 돈을 모아서 결혼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결혼에 대한 조급함은 없었다.
2년간은 나름 사회인으로서 경험할 것을 경험하면서 지냈었던 거 같다. 저축도 해보고 지인들과 여행도 가보고 인생에 대한 계획도 세워보고 누구나 취업 후 경험하는 것을 최대한 해보려고 했다. 그렇게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던 차에 문득 결혼에 대한 불안감이 들었다. 나의 남동생이 먼저 결혼을 하기도 했고, 주변에 이성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변인들은 날 너무 아껴서 날 소개팅 시장에 내놓지를 않았다^^
그래서 난 나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야 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던가, 당시 기획팀 대리님께서 나에게 결혼 안 하냐는 말을 무심코 던졌고 난 무심코 던진 말이란 것을 당연히 알고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그러한 반응에 아랑곳없이 기획팀 대리님은 스윙댄스 동호회를 추천해 줬다. 본인도 거기서 만나서 결혼했다는 귀띔과 함께... 하지만 난 넘겼다.. 왜냐? 부끄러웠던 것이다. 그렇게 거의 1년이 지났다. 1년이 지나니 부끄러움은 외로움밑으로 가라앉아있었다. 난 기회를 만들어야 했다. 다음 카페에서 검색을 하여 한 동호회를 찾았고 동호회 카페의 글 속의 사진들은 신세계였다. 원효대사의 해골물보다 더 달콤하게 느껴질 만큼 기대가 컸다.
동호회 활동은 너무 재밌었다. 직장인들의 해방구였고 춤은 연예인들만 추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내가 이성의 손을 잡고 리듬을 맞추가며 춤을 추고 있는 나의 모습에 나 스스로 놀랬었다. 하지만 결혼을 할 인연은 없었다. 열심히 놀기도 했고, 연애를 위한 노력도 했으나 거기까지였다. 동호회를 거의 7년 정도 나갔으니 얼마나 열심히 나갔을까. 동호회 활동이 재미는 있었으나 어느덧 공허함과 더불어 나이만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허함과 외로움으로 몸부림치던 시절, 내 기억으로는 30대 중반이었던 것 같다. 동호회에서 친해진 친구와 일산으로 신점을 보러 갔다. 당시 친구와 나의 공통된 궁금함은 언제 결혼하느냐였고, 주변 지인들에게 용하다는 분을 물어물어 일산의 점집을 알게 되었다. 나와 친구는 함께 만나 점집에 갔다. 남자 둘이 갔으니 그만큼 간절했던 것 같다. 난 결혼운과 이직운을 궁금해했고 질문하는 것만 답해준다기에 꼼꼼히 생각해 갔다. 친구의 결혼시기에 대한 대답과 나의 결혼시기에 대한 대답은 달랐다.
난 또렷이 기억한다. 점쟁이분은 30대 중반인 나에게 말해주셨다.
28살에 결혼하고 싶었으나 못했고, 33살에 외로움에 몸부림치면서 스윙댄스 동호회 문을 간절히 두드렸던 나에게, 그것도 30대 후반도 아니고 30대 중반인 나에게 앞자리 바뀌면 결혼하겠다니....
난 순간 내 귀를 의심해 다시 물었다
점쟁이분은 표정하나 안 바뀌고 다시 친절하게 얘기해 주셨다. "앞자리 바뀌면".
난 그때 당시 표정을 숨길 수 없었고.. 속으로 생각했다.. 신점은 점일 뿐이야 아닐 거야.. 그러면서 단 날카롭게 다시 물었다.
답은 한단다. 그것도 잘. 좋은 여자랑 한단다. 30대 중반인 나에게 40대에.
난 어쩌면 명확하지만 내 귀에 달콤한.. 이를테면 "조만간 인연을 만나겠네"라는 말을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 하지만 명확하게 들었다 "앞자리 바뀌면.." 난 물론 믿지 않았다. 설마..
중간 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신기하게도 난 딱 40 살에 결혼했다. 그것도 결혼을 포기했을 때쯤.. 6살 어린 아름다운 신부와...^^
충격적인 얘기를 듣고 한동안 신점을 보러 가지 않았고 중간중간 이직할 때쯤 물어물어 새로운 곳을 가곤 했다. 30대 후반에 이직을 위해 아현동에 위치한 신점집에 갔었고 거기에서 이직과 관련되어 이직 확정된 사실을 숨겼음에도 불구하고, 점쟁이 분이 곧 이직할 거 같다는 말씀과 그 회사 괜찮다고 하는 말씀을 듣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이후 40살이 되고 난 결심을 했다.
'결혼은 내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니 최악을 상황을 준비해 두자'
최악의 상황은 나 혼자 사는 삶이었다. 그때 어머니께 농담 삼아 "안되면 국제결혼이라도 하지 뭐"라고 했던 말이 씨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난 결국 이럴 바엔 혼자 살아보자 라는 생각을 했고 부모님과 같이 살던 집을 떠나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볼 생각이었다.
2편에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