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양극화에 의한 위험사회 도래

부의 분배는 안정적 경제구조를 만든다.

by 김태완

4차 산업혁명은 극단적인 생산성을 향상을 가져오는 시대이다. 이는 생산성을 산정하는 척도인 인풋이 아웃풋과 비교해 현저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인풋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 그리고 기계와 장비의 운영비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사람의 육체적, 정신적 노동을 기계로 빠르게 대체해가고 있다. 100명, 200명이 작업을 하던 공장은 이제 기계음만 들리는 무인 공장으로 변화가 진행 중이다. 불과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은행은 지점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은행의 규모로 인정받는 시대였다. 그러나 은행 지점은 20년 전과 비교해 30% 이상 감소했으며, 추후 10년 내 은행 지점은 현시점 대비 20~30% 감소하여질 것이다. 이 의미는 사람 중심의 업무가 감소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생산성 측면에서는 인건비가 대폭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화석연료 사용에 대해 법적 규제는 이미 에너지 다소비 국가인 선진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2050년이 되면 화석연료의 사용은 현재 대비 7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재생에너지로 대체될 것이다. 화석연료는 에너지 생산비용의 상당수는 원료비인 반면 태양열, 지열, 풍력 등을 활용하는 재생에너지는 원료비가 발생하지 않는다. 초기 시설 투자비에 대한 감가상각만 종료되면 에너지 생산비용은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 생산성의 주요 인풋인 에너지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무어의 법칙’에 근거하면 생산을 위한 기계와 장비를 운용하기 위한 정보처리 비용 또한 점진적으로 제로에 수렴하게 된다. 이렇듯 생산성의 인풋의 주요 요소들이 제로에 수렴하게 될 것이지만 인공지능과 기계로 대체되는 생산수단은 대부분 영역에서 아웃풋의 양적, 질적 향상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아웃풋은 최소화로 줄어들고 인풋은 늘어남에 따라 기업들의 생산성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극단적인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오게 될 것이고 이는 생산수단을 보유하고 있는 자본가와 생산이란 영역에서 배제되어가고 있는 소위 노동자 간에 극단적인 양극화를 통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가운데 새로운 질서와 기준이 수립되어질 것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생산을 위한 자산과 자본의 소유자, 생산수단을 운영하는 데이터와 인공지능 전문가와 같이 생산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계층이 전체 인구의 0.01%가 될 것이며, 나머지 99.99%의 인구는 이들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0.01%가 차지하는 부의 비중은 9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의 심각한 편중이며, 극단적 양극화라고 할 수 있다. 부의 편중과 양극화는 자본주의의 문제라기보다는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감수해야 할 기본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감수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다면 이것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극단적인 양극화와 부의 편중은 시대적 환경이나 사람들의 인지적 사고 관점에서 이를 감수할 수 있는 정도를 크게 넘어섰다고 판단된다. 극단적으로 양분화된 사회는 갈등과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여러 영역에 있어서 높은 수준의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위험사회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뉴 노멀 측면에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사회적 구조의 한 축으로 볼 수 있다. 최근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일자리 문제가 바로 위험사회가 이미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도래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0.01%에 의해 99.99%의 일자리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 0,01%의 배려(?)에 의해 기계로 대체하지 않고 인간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이는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그 일자리조차도 사라지게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0.01%의 소위 소유자들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막강한 권력을 움켜쥐게 될 것이다. 이미 GAFA(Google, Amazon, Face Book, Apple)라고 불리는 빅 테크 기업들이 그러한 징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심화되면 결국 사회는 물리적 충돌과 같은 극단적인 위험이 초래될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언제 위험이 폭탄이 터질지 모르는 위험사회가 도래된다면 살기 좋은 장밋빛 미래가 아니라 착취와 폭력이 난무하는 암울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뉴 노멀 차원의 대응책이 필요할 것인가?

가장 큰 대응책은 큰 정부로서 해야 할 역할 확보와 정립이다. 최근 로봇이 산업 전반에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해가고 있음에 따라 ‘로봇세’라는 세제 정책에 대해 많은 언급이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매우 필요한 정책이라는 판단이다. 아울러 극단적인 부를 취하는 기업이나 계층에 대해서는 세제 정책의 강화를 통해 세수를 높여 이를 국민에게 분배하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작은 정부로서는 한계가 있다, 큰 정부로서 권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는 정부가 기업의 사업을 모두 통제하거나 관리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기업의 부를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포함한 세수 정책을 수립하여 운영한다는 의미이다. 세계적 석학인 자크 아탈리 교수나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지성인 이어령 교수가 주장하고 있는 “생명 경제”기반을 갖추는 영역으로 부의 분배가 일어나야 한다. (품질경영 21년 5월호 참조) 아울러 큰 정부는 다양한 영역에 있어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고 이를 통한 일자리를 지속해서 확대하는 방안 수립이 필요하다. 생명 경제와 사회적 기업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이 존중받고, 보호받으며,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게 만들어 주기 위한 제반 활동들이 수행하는 것이 목적이다. 아울러 환경과 자연 생태계를 보존, 보호함으로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터전을 올바르게 넘겨주는 영역까지를 포함한다. 이제 사람들은 수익을 통해 돈을 버는 것에 노동력이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삶의 질과 환경보존을 위해 노동력이 투입되는 것이며, 이에 대한 대가들이 부의 분배를 통해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분배된 부는 소비를 통해 활성화된 경제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저축하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경기가 침체되면 저축률은 높아지게 마련이며, 이는 경제를 더욱 위축하게 만든다. 그러나 부의 분배는 안정적인 경제순환구조를 만들어 낸다. 우리는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에는 지속해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하고 사람들은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써의 일자리가 아니라 차원 높은 목적성에 기반을 둔 의미 있는 노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함으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이것이 뉴 노멀 시대가 지향해야 할 사회, 경제 구조이다. 이러한 사회, 경제구조는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의 원인을 제공하는 사안들은 현실이며, 우리의 사회와 경제 영역 전반에 이미 다가와 이를 체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정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최근 2~3년 전부터 “기본소득”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선주자들이 “기본소득”에 대해 견해를 수차례 밝히고 있다. 필자의 의견으로는 “기본소득”은 정황상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대가 없는 소득은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을 잃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직장을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실업수당이 직장에서 받는 급여에 못지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기의 사례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대가 없는 기본소득은 오히려 사회에 나아가 국가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생명 경제”의 구성과 사회적 기업의 설립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민은 국가와 사회의 가치에 노동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는 구조가 필요한 것이다.

극단적 양극화는 한 국가 내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글로벌 관점에서도 심각한 문제이다. “총, 균, 쇠”의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향후 “글로벌 관점의 가장 큰 문제는 국가 간의 심각한 양극화와 자연의 파괴에 따른 전염병의 창궐과 세계화에 따른 급속한 확산”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국가 간의 양극화는 거대 세력 간의 충돌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양극화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결국은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양극화 해법은 궁극적으로 분배이다. 편중되어 축적된 분에 대한 공정성과 형평성에 기반한 분배만이 양극화로 인한 폭발적인 위험성이 내포된 사회에서 안정적이고 미래 발전의 혜택을 골고루 받을 수 있는 살만한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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