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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완 Dec 06. 2017

Insight 9. 고객에게 무엇을
팔 것인가?

Capavice 개념을 주목하라. 

Insight 9. 고객에게 무엇을 팔 것인가?

Capavice개념을 주목하라


최근 산업계의 주요한 트렌드 중의 하나가 “제조와 서비스의 융합”이다. 이러한 개념은 “서비타이제이션(Servitization)”이란 개념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2000년 중, 후반에 들어오면서 제조업의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 강조되어 왔다. 2000년 대 중, 후반부터 시장에서 이러한 관점의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하나, 둘 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코웨이((구) 웅진 코웨이)라고 할 수 있다. 코웨이는 자사에서 생산하는 정수기를 비롯한 비데, 공기청정기 등의 제품에 대해 기능을 판매하고 이에 대한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고 이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공장에서 자사의 브랜드로 생산을 하지만 자사의 브랜드로 생산된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요구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하나의 도구로써 자사의 제품을 정의하고 고객이 해당 기능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이에 대한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실제로 수익이 발생되는 부분은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 수익이 아니라 고객이 요구하는 기능을 지속적으로 보장해 주기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이다. 

코웨이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제 산업 내에서는 보편화된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다. 여기서 필자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고객의 욕구의 변화이다. 과거의 소비는 과시욕에 기반한 소유 중심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해당 제품이 꼭 필요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단지 제품을 보유하는 그 자체에 자신의 가치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해당 제품을 자신의 소유 관점에서의 소비가 이루어졌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소비패턴은 정보화 사회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서서히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정보화는 그동안 단절된 소비자들의 네트워크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상호 간의 정보교류 등을 통해 소비자 개개인의 욕구는 한, 두 가지에 대한 집착적인 소유보다는 좀 더 많은 것을 다양하게 경험해보고자 하는 것으로 변화해 갔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가 지향하는 가치의 기준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웨이는 이러한 소비자의 경향을 면밀하게 파악하여 이에 대한 대응논리 차원에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시장에 적용하여 성공을 거둔 것이다.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품질과 원가이다. 그중에서 품질은 기업의 존망을 결정짓는 제품의 절대적인 가치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업은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1970년대부터 제조의 현장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많은 혁신활동들 중에서 아직까지 기업에서 그 중요성에서 최우선 순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QM (Quality Management)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재 시장 상황을 가만히 바라보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동종의 제품의 품질이 과연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품질의 차이가 아닌 자사의 브랜드가 어느 기능에 더욱 집중을 하는가에 따라 차별적 포인트는 있을지언정 고객들이 느끼는 일반적인 품질 수준이 얼마나 고객에게 어필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미 고객이 느낄 수 있는 정도의 품질문제를 안고 있는 제품이라고 한다면 이는 이미 시장에서 고객의 외면을 받아 자연스럽게 퇴출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위해 경쟁을 하고 있는 제품에 있어서 품질은 상향 평준화되어 있으며, 이 부분은 더 이상 경쟁적 요소라고 하기에는 시대적인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운운하고 있는 이때 소비자들이 제품의 선택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많은 학계와 산업계의 전문가들이 많은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를 요약하면 소비자가 생각하는 “가치(Value)”이다. 소비자들은 소유보다는 내가 생각하고 원하는 가치를 나에게 제공해 줄 수 있다면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의 패턴은 최근 소비 패턴의 주류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가 결합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가성비에서는 언급하고 있는 성능(Capability)은 해당 제품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능을 의미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없이 제공하는가?”로 정의할 수 있다. 가심비에서 언급하고 있는 심리적 만족감이란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한 가지는 제품이 제공하는 기능에 대한 만족감과 다른 한 가지는 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차적인 만족감으로 생각할 수 있다. 후자가 바로 제품과 결합되어 있는 서비스(Service)라고 필자는 정의한다. 따라서 현시대의 소비자는 가성비와 가심비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가치에 대해 기꺼이 비용 을지 불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 즉 고객이 생각하고 있는 가치는 제품의 성능과 제품과 연결된 서비스가 결합된 욕구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것을 필자는 캐파비스(Capavice)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캐파비스는제품의 성능을 뜻하는 Capability와 제품에 연결된 서비스의 영문인 Service를 결합한 용어이다.  캐파비스는 제조와 서비스의 결합을 의미하는 용어로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하여 요구하고 있는 가치를 일컫는 용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캐파비스의 관점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예를 들어서 디지털 체중계를 생각해 보자. 과거에는 체중계의 사용목적은 그저 몸무게를 측정하는 것이 그 가치였다. 그런데 최근 사용하고 있는 체중계의 사용목적은 몸무게 측정이 아니라 건강관리다. 따라서 체중계는 체중계와 관련 있는 기능들 즉, 체지방 등을 함께 측정할 수 있는 기능들이 포함되고 일정기간 동안 측정한 체중의 변동추이 등 다양한 분석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이 바로 체중계의 기능 즉, Capability이다. 이 체중계는 체중계를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의 다양한 정보를 축적하고 측정된 체중 값이나 체지방 값을 제조사 나제 조사가 제휴를 맺은 보건. 의료기관에게 전송하고 해당 기관은 전송받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맞춤형 건강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그리고 디지털 체중계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정기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늘 최신 성능이 탑재되어 있는 디지털 체중계를 사용한다는 만족감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이것이 바로 제품에 연계된 Service이다. 디지털 체중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성능에 대한 만족감과 디지털 체중계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 이 두 가지가 결합된 캐파비스의 정도가 결국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이러한 캐파비스는 기존 소비자를 지속적으로 충성 고객군으로 유지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령 현재 사용 중인 디지털 체중계를 통해 나의 건강정보는 이미 제조사의 데이터베이스에 잘 보관되어있으며, 데이터가 계속 축적될수록 더욱 나은 맞춤 건강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큰 문제가 있거나 사유가 없는 한 디지털 체중계를 다른 회사 제품으로 교체하는 일은 흔하지 않을 것이다. 즉, 캐파비스 수준은 소비자,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핵심적 요소라는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캐파비스는 제품을 판매하는 개념이 아닌 기능과 서비스 즉,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GE나 캐터필러와 같은 회사는 터빈 또는 건설기계 등을 판매가 아니라 기능을 임차해 주고 이 기능을 고객이 만족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물건을 만들어서 팔고 이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 내는 시대는 이제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고 그들이 원하는 욕구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소유를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중시하고 있고, 지속적인 관심과 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원하고 있다. 제품을 팔고 바이 바이 하는 그러한 기업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는 세상이다. 제품은 소비자와 기업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의 역할이고 더 이상 그 자체가 가치가 되지 못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의 개념인 캐파비스(Capavice)를기업과 제품 관점에서 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좀 더 고객에 다가설 수 있는 시장 전략을 수립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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