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기술이다. 블록체인을 주목하라.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데이터가 자원인 시대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의 시대가 천연자원이 바탕이 되어 인류가 번영한 시기라고 한다면 21세기는 데이터라는 자원을 통해 인류가 비약적으로 도약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천연자원은 한정되어있다. 그것은 천연자원은 시간이 지나면 고갈되어 더 이상 우리에게 혜택을 주지 않을 것이란 의미이다. 물론 최근 재생에너지(태양, 지열, 풍력, 조력 등)를 통해 이에 대한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땅 속 깊은 곳에 매장되어있는 천연자원은 머지않아 그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면 데이터라는 자원은 다르다. 데이터라는 자원은 무한대로 공급될 것이며, 데이터를 생산하고 이를 실용화하는 국가는 현재의 산유국과 같은 막대한 부를 축적할 것이며, 산유국과는 달리 세계의 경제, 정치, 문화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관련해서는 앞서 데이터 자본주의라는 관점에서 언급한 바가 있다.
석유를 채굴하여 실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원유 상태에서 일련의 과정을 통해 휘발유, 경유, 등유, 중유와 같이 성분과 목적에 따라 제조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정제라고 한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쏟아지고 있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쏟아지는 모든 데이터를 과연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인가?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데이터의 유형과 관련된 문제이고, 또 하나는 데이터의 신뢰에 대한 문제이다. 데이터 유형이라는 부분은 생산된 데이터가 사용할 수 있는 형태화 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빅데이터를 통해 해결해 가고 있다. 데이터 신뢰는 쏟아지는 데이터를 과연 믿고 사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번 인사이트는 이러한 신뢰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기로 한다.
믹서기가 한대 있다. 믹서기의 궁극적인 기능은 과일이나 채소를 분쇄하고 갈아서 주스나 즙을 만드는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여러 가지 부가적인 기능이 믹서기에 추가되지만 본연의 기능은 주스나 즙을 만드는 것이다. 딸기 주스를 만들기 위해 딸기 열개를 밭에서 따왔다고 하자. 그런데 딸기 열개 중 9개는 싱싱하게 잘 익은 딸기인 반면 한 개는 크기도 보잘것이 없고 삼분의 일 가량이 썩어있다고 가정을 해보자. 이 열개의 딸기를 믹서기에 넣고 딸기 주스를 만들었을 때 열개의 딸기 상태를 알지 못한 사람이라면 딸기 주스를 마셨을 것이고, 만약 딸기의 상태를 알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대부분 딸기주스를 마시지 않았을 것이다. 이 딸기 주스를 마신 후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고 가정을 하면, 아마도 주스를 마신 당사자는 본인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이상이 왔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상황을 파악을 해 보겠지만 작은 딸기 한 개로 인해 문제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상기의 내용은 필자가 데이터의 신뢰성을 강조할 때 가장 많이 언급하는 "믹서기 이론"이다. 여기서 딸기는 데이터를 의미한다. 믹서기는 데이터를 융합하여 정보를 만들어 내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일반적으로 단일 데이터가 의미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유관 데이터들이 모여서 특정한 법칙에 의한 믹싱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만들어 내고 우리는 이를 활용하게 된다. 그러나 데이터들 간의 믹싱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데이터가 함께 믹싱이 될 경우 그 정보를 우리는 활용할 수 있을까? 이렇게 제공된 정보를 알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활용하고 이를 통해 의사결정이 진행되었을 경우 여러 부문에서 많은 문제점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와 물량으로 쏟아져 나오는 이러한 데이터들을 하나하나 신뢰성을 검증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데이터의 생산단계에서 데이터의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시대는 모든 것이 데이터와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다양한 정보에 의해 모든 거래와 의사결정이 진행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이미 그러한 사회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와 정보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고서는 오히려 이전보다 극심한 혼란과 불신의 사회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최근 블록체인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컴퓨터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정보혁명은 PC의 등장으로 데이터와 정보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가 1980년 대부터 1990년 대에 이르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생산되는 정보의 양은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의 PC에서 데이터를 생산하고 필요할 경우 디스크라는 저장매체를 통해 물리적인 형태로 주고받는 정보의 전달체계가 이루어졌다. 이 시기를 보통 정보혁명 1.0 시대라고 한다. 2000년 대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인터넷이 상용화되면서 개인의 PC들이 연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시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사회와 산업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오고 시작했으며, 데이터와 정보들이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를 정보혁명 2.0 시대라고 한다. 여러 유형으로 생산된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제한적으로 활용되던 데이터의 분석이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으로 본격화되면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다양한 분야의 인사이트가 확대되어가기 시작했으며, IT의 시대에서 DT의 시대로 본격적으로 넘어가기 시작한다. 그것이 바로 현재이며, 현재를 정보혁명 3.0 시대라고 명명하고 있다. 그런데 정보혁명 3.0의 시대에 있어서 한 가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바로 데이터의 신뢰성의 문제이다. 천문학적인 데이터의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 데이터는 일반적이고 소소한 내용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개인의 중요한 금융정보, 건강정보 나아가서는 기업과 국가의 중요한 정보가 데이터에 담겨 있다. 그래서 최근 정보보안이 이슈가 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해킹 등을 통한 정보의 유출, 정보의 위, 변조 등을 통한 사고 발생 등은 이제 매체 등을 통해 심심치 않게 접하는 소식이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초연결의 시대이며, 그 연결은 바로 데이터, 정보에 의해 연결된다. 데이터나 정보의 신뢰가 무너지게 된다면 사회,경제를 비롯한 정치영역까지 존속과 유지는 커다란 위협에 접하게 될 것임을 앞서도 언급하였다. 블록체인을 가트너가 선정한 미래를 바꿀 10대 기술로 선정되었고 국내에서도 주목해야 할 주요 IT기술로 블록체인을 언급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데이터와 정보의 신뢰성, 그리고 나아가 거래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 가장 근접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대부분 비트코인과 연관시켜 생각하고 있는데, 이것이 블록체인을 어렵다고 느끼게 만드는 가장 주된 원인이다. 블록체인은 신뢰할 수 있는 관계와 거래의 기술이다. 비트코인은 하나의 화폐로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실체가 없고 인터넷 상에서 존재하는 하나의 파일이라고 볼 수 있다. 아날로그 세상에서도 화폐의 위변조가 일어나 듯이 인터넷 상에서 화폐에 대한 위, 변조 역시 발생할 수 있으며, 오히려 더 큰 거래상의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따라서 비트코인과 같은 전자화된 암호화폐의 안전하고 신뢰 있는 유통을 위해 접목된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인 것이다. 특정 목적의 거래에 있어서 거래한 참여한 모든 참여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나의 거래 플랫폼에 적용하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구구절절 논하는 것은 이 글의 목적성과 다소 거리가 있다고 생각되므로 블록체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만 하기로 한다. 대부분의 거래는 거래 중개인을 통해 진행된다. 왜냐하면 거래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거래이다. 금융거래는 은행을 포함한 공인된 금융기관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주택, 토지를 포함 자산에 대한 거래도 중개인이나 또는 공인된 기관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음원 등의 콘텐츠 또한 음원회사 등의 중개인을 통해 모든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모든 거래에 대한 내용이나 정보가 해당 중개기관 또는 중개인을 통해 저장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만에 하나라도 이 중개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DB상에 문제가 발생되면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 여지가 늘 존재하고 있게 마련이다. 블록체인의 거래원칙은 P2P(Peer To Peer) 방식이다. 거래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하는 방식이다. 개인과 개인, 개인과 기관 또는 기관과 기관 등 거래당사자 직접 거래를 진행하는 방식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 중의 하나이다. 앞서 기존의 거래정보는 대부분 중개기관이 일괄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블록체인이 기반이 된 거래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거래 정보는 거래 당사자가 각자 보유한다. 즉 거래기록(원장)을 거래 당사자가 똑같은 내용으로 각각 보관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 거래정보는 블록으로 저장되어 해당 거래 플랫폼 상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됨으로 거래 정보에 대한 분산 저장이 완성된다. 이 부분이 블록체인의 가장 핵심 기술 중의 하나인 분산 원장 기술이다. 그리고 생성된 거래정보들의 집합체인 블록이 정상적으로 생성된 것인지, 그렇지 않은 지에 대해서는 해당 거래 플랫폼 상의 이해관계자들이 이를 승인할지를 합의하여 과반수 이상이 블록을 승인하게 되면 해당 블록인 정식 블록으로 체인상에 결합을 하게 되는 데 이에 적용되는 기술을 합의의 기술이라고 한다. 블록체인에 대해 기술적으로 많은 이론이나 원리 등이 있지만 이를 모두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다. 따라서 블록체인의 기술은 P2P 기술, 분산 원장 기술 그리고 합의의 기술 등의 세 가지 기술의 결합이라고 이해하면 블록체인을 이해하는 데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앞선 세 가지 기술을 접목하여 거래가 이루어지면 크게 기존 거래방식에 비해 크게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 번째는 블록체인의 기본은 P2P 방식이다. 즉 중개자의 필요성이 없어진다는 의미이다. 이를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현상이라고 한다. 탈중앙화의 구조는 거래의 영역뿐 아니라 사회, 경제, 정치 전반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 올 수 있는 엄청난 파급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모든 거래정보가 분산되어 저장됨으로 인해 정보의 위, 변조에 대한 위험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으로 운영되는 거래의 거래 당사자들이 100명이라고 한다면 정보를 위, 변조하기 위해서는 100명의 모든 정보를 위, 변조를 해야 하며, 한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조차도 블록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하나의 블록 내 정보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앞, 뒤 블록의 연계정보 또한 위, 변조를 진행해야 하므로 사실상 블록체인 상의 정보의 위, 변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탈중앙화 방식의 거래구조와 위, 변조의 위험성이 "0"라는 특성은 기존 거래방식이 가지고 있는 거래비용의 증가와 정보보안 상의 문제점들을 거의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블록체인이 기존 거래 방식에 비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현재 3단계로 구분하여 언급하고 있다. 블록체인 1.0은 비트코인 등 전자 암호화 화폐의 거래를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데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있다. 블록체인 2.0의 핵심은 스마트 컨트랙트의 등장이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 플랫폼 상에서 발생되는 거래에 스마트 컨트랙트를 적용시키면 특정 거래조건이 만족된다면 자연스럽게 계약서에 명시된 거래내용이 자동적으로 실행되도록 만든 기술이다. 이러한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은 블록체인을 단순한 전자화폐의 거래범위를 뛰어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 3.0은 전 산업 및 사회, 정치 전반에 블록체인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블록체인 3.0의 시대와 맞물려 신뢰기반의 산업, 사회 및 정치환경을 만들게 될 것이다.
"신뢰의 시대가 온다"의 두 번째 글에서는 블록체인을 통해 도래되는 신뢰의 시대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