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팩토리의 허상에서 깨어나라.
최근 제조업의 핫이슈는 스마트팩토리를 우리 공장에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생각하는 공장, 소통하는 공장을 만들어서 공장 내 불합리하고 비효율적 요소를 없애므로 이상적으로 운영되는 공장을 소위 스마트 팩토리라고 부르며, 이를 이해 각 종 첨단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막대한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장자동화와 스마트 팩토리의 차이를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적지 않다. 우선 이 개념부터 정리해 보도록 하자. 공장자동화는 수동으로 진행되었던 공정들에 대해 기계의 힘을 빌어서 운영되는 것이다. 이 과정은 기계들이 작동할 수 있는 논리적인 프로그래밍을 통해 결정되며, 모든 기계는 프로그래밍은 로직을 벗어나 작동할 수 없다. 따라서 모든 변동사항이나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개입을 통해 기계들은 동작하게 되고 이를 통해 공장이 운영된다. 바꾸어 말하자면 인간의 육체적 노동을 대신해 주지만 의사결정이나 판단이 필요한 부분까지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사람과 기계의 일방향적인 소통체계를 가지고 있는 구조로 이해하면 된다. 그렇다면 스마트 팩토리는 어떤가? 스마트 팩토리는 단순한 프로그래밍에 의해 동작되는 기계가 아닌 기계와 기계과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그동안 인간이 담당해 왔던 통제와 조정 및 관리의 기능을 스스로 운영하게끔 구조화된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 고장을 진단하고, 주문에 대한 오더를 의한 생산계획을 수립하며, 스스로 필요한 자재에 대한 조달 프로세스를 수립하는 등 그동안 관리자인 인간이 수행했던 역할을 기계가 수행할 수 있게 끔 즉 인간과 기계가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구조화되었으며, 이러한 시스템 하에서 공장 운영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들을 통해 학습된 인공지능에 의해 스스로 최적화 생산체계를 운영하는 공장을 스마트 팩토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제조업들이 앞 다투어 엄청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지맨스, 보쉬, GE 등은 스마트 팩토리를 실제로 구현하고 이를 타 기업에 적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부터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앞다투어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트렌드를 미루어 보았을 때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업의 미래이며 대세라고 할 수 있는데 필자는 뜬금없이 스마트 팩토리의 허상에서 깨어나라 라는 언급을 했을까?
누구나 알다시피 하나의 제품은 한 곳에서 만들어질 수 없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누군가 원자재를 공급해야 하고, 이를 가공하여 부자재 또는 부품을 생산해야 하며, 이러한 부품들이 모여서 완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그리고 만들어진 완제품은 물류와 유통과정을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영업을 통해 주문량 등을 기반으로 생산 수량이 결정됙고 이를 위한 조달 계획이 수립되어져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수행되는 구조를 공급망(Supply Chain)이라고 한다. 과거 소량의 자가생산방식의 경우에는 공급망이라는 관점은 지극히 미흡했으나, 산업혁명 시대를 거치면서 시장의 급격한 확대는 기업의 대량생산을 촉진하게 되었으며, 이는 공급망이라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게 만들었다. 2000년 대 이후의 시장의 경쟁은 기업대 기업의 경쟁이 아닌 공급망대 공급망의 경쟁구조가 된 상태이다. 결국 최적화된 공급망의 경쟁력이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다시 이야기를 스마트 팩토리로 돌아와서 생각해보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기술 투자가 병행되어야 하며, 여러 방면의 생산기술이 축적되어야 한다. 이러한 투자와 기술의 축적은 대기업이나 일부 중견기업에서는 가능하지만 대다수의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택토리는 현재로서는 공급망의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2차, 3차 그 이하의 공급망 내 밴더들은 기존의 운영체계에 의존한 생산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 하에서 과연 이상적으로 꿈꾸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가 기대하고 있는 만큼의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까? 스마트 팩토리가 운영되어면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함으로 인해 시장에 맞춤형 공급체계를 구현할 수 있으며, 설비운영, 재고와 물류 등의 최적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많은 관련 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공급망이란 생태계 속에서 전체 최적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단위 최적화만을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성과를 얻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스마트 팩토리 이전에 스마트 SCM의 구현이 병행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원하는 맞춤형 제품을 빠른 시간 내 제공하는 시장 즉, 고객의 욕구를 만들어 냈으며,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제조업은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과거에는 발 사이즈가 273mm의 치수를 지닌 사람은 270이나 275 사이즈에 맞추어 신발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으나 이제는 273 치수의 신발을 주문해서 제공받을 수 있는 시장이 열렸다는 것이다. 또한 내가 원하는 디자인과 색상, 그리고 소재 등을 선택하고 이를 주문하면 이에 맞추어 생산된 제품이 내 손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 맞춤형 제조업이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가장 큰 제조업 변화의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조업의 변화는 그동안 제조업을 지탱해 오고 있던 생산성에 기반한 생산운영체계의 틀을 완전히 바꾸어 버리는 현상을 불러일이 킬 것으로 예측된다. lot 또는 Batch형 생산방식은 일부 영역을 제외하고는 특히 b2c 영역에서는 더 이상 운영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공급망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어떤 대응 방향성을 가지고 대응을 해야 하는가? 가장 근본적으로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이다.
과거 급변하는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은 확정일 체제라는 방식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공급망의 플래닝은 공급망 운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S&OP(Sales & Operation Plans)를 통해 주문과 생산계획 운영의 균형을 맞추는 일원화된 계획을 수립해 왔고 이 계획에 의해 모든 공급망 내 기업들은 개별적인 계획 수립을 통해 생산활동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S&OP는 예측과 계획일 뿐 실제적으로 다양한 변수와 상황의 변화로 인해 계획에 대한 변경은 발생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계획의 변경은 공급망 내 많은 기업들에게 있어서 매우 큰 어려움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앞 단의 사소한 변화가 후 단에서는 매우 대미지로 나타난다는 Bull-Effect 이론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계획 변경이 대미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된 방법이 바로 확정일 체제이다. 아무리 계획이 변경된다고 하더라도 확정일로 설정된 일자는 변경 없이 당초 계획대로 생산을 진행한다는 방법이다. 확정일 체계의 초기 도입 시에는 7일 확정 체계를 목표로 대다수의 기업들이 추진을 해 왔으며, 확정일 체계의 운영능력이 고도화되면서 확정일이 단기간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삼성전자는 2010년 대 초반부터 3일 확정 체계를 정착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상당 수의 영역에 1일 확정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가장 큰 경쟁력이 SCM이라고 하는데 확정 체계 운영이 매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확정일 체계가 중요한 것인 무엇 때문인가? 확정일 체계는 해당 기업의 시장 변화에 대한 공급망 차원의 대응 수준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의 다양한 요구 즉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기본역량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기 확정일 체계의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단납기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주문에 대하여 최대한 빠른 납기 대응력을 갖추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제조업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역량이라는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기능들 중의 하나가 다품종 소량생산 기능이라고 언급한 것도 결국은 단납기가 가능한 시스템이라는 의미이다. 결국 스마트 SCM은 어떠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가? 바로 단납기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단납기 체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을 갖추어야 할 것인가? 이러한 부분을 이야기 하지면 끝도 없다. 공급망 내 모든 공장을 모두 스마트 팩토리화 한다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부분에 있어 두 가지의 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하나는 언부재 관점에서의 모듈화와 반제품 화이고 또 하나는 반제품과 모듈화 부품에 대한 모기업의 통합 물류창고의 운영이다.
공급망 내에서 그동안 많은 개선이 이루어져 왔으며, 가장 큰 성과를 내어 온 분야가 바로 물류영역이다. 물류영역의 개선은 주로 재고 영역과 리드타임 단축 영역에 집중되어 왔으며, 이는 제조업의 원가절감에 큰 축으로 경영개선에 적지 않은 기여를 담당해 왔다. 그렇다면 스마트 SCM차원에서의 물류영역은 어떤 방향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는가?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4차 산업혁명의 소비자의 구매 요구의 다양성을 얼마나 부합시키는 것인가로 그 본질이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구매 요구의 다양성은 결국 고객 개개인의 맞춤형 요구에 대한 대응을 근간으로 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하난 주목해야 할 것은 고객들의 인내심은 과거보다 짧아졌다는 것이다. 이제는 고객들은 내가 원하는 제품을 누가 먼저 제공해 줄 수 있느냐가 제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최근에는 맞춤형 의류를 치수를 제공하고 원하는 디자인 정보를 입력하면 48시간 이내 배송해주는 맞춤형 의류 제조사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고객은 원하는 사양뿐 아니라 원하는 시간까지 그 요구는 기업이 대응하기 쉽지 않게 진일보하고 있는데 과연 이를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것인가? 필자의 그간 제조업의 컨설팅 경험을 기반으로 했을 때 가장 중요한 형태는 부자재의 모듈화와 반제품 화가 필요하며, 이를 모기업에서 공급망 내 통합 물류창고 형태로 운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고객의 요구가 들어왔을 때 최소한의 공정으로 완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체계를 확보하자는 것이며, 모기업의 통합 물류 창고에서 이를 관리함으로 인해 고객에 대한 리드타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물류시스템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반제품화의 사례는 현재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의류 사인 베네통이다. 베네통은 기존의 제조 시퀀스를 변경하여 염색 부분을 후공정으로 높아 고객들의 주문에 따라 염색공정을 실시하고 제품을 납품하는 방식을 활용하므로 특정 색상이 품절되는 현상을 방지하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시점에 공급할 수 있었다. 도요타는 대표적인 모듈형 자동차 생산방식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자동차 옵션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함과 동시에 AS측면에서도 신속성을 확보함으로 2000년 대 후반 주춤했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금 도요타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도요타의 자동차 부품 모듈화는 향후 고객 개개인이 원하는 자동차 옵션을 기반으로 하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자동차를 고객에게 인도하기 위한 연구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반제품과 모듈화 방식을 통해 고객에게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를 신속하게 공급받고 고객에게 인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재고 영역은 기업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이다. 재고란 결국 현금의 흐름을 저해하는 부분이므로 가장 큰 필요악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기업의 숙원과제로 대응하고 있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반제품과 모듈화 된 부품을 모기업 내 통합 물류창고에서 관리한다는 것은 매우 고려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보면 기업의 재고에 대한 부분은 원부자재 영역이 아닌 원제품의 영역에서 그 문제가 심각하다. 소품종 대량생산의 가장 폐해가 바로 완제품의 재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품종 소량의 경우 특히 고객의 맞춤형 제품일 경우 완제품 재고에 대한 부담은 거의 없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모든 산업군이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앞으로 고객 맞춤형 시장의 시대에서는 완제품에 대한 재고는 거의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누가 먼저 고객의 요구사항을 좀 더 수렴하고 원하는 시점에 제품을 공급해 줄 것이냐가 시장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완제품에 대한 재고부담을 더는 대신에 단납기를 확보할 수 있는 물류운영체계의 확보에 대해서는 기업들은 기꺼이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단납기를 위한 재고 운영은 필요악이 아니다. 필수적 요소이다. 추가적으로 단납기 대응을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3D 프린팅의 활용을 기반으로 하는 마이크로 팩토리 시스템의 운영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생각해 보기로 한다.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할 때 많은 관련 전문가들은 스마트 팩토리의 수많은 센서들을 통해 정보들이 취합되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게 되면 추후 인공지능에 의해 운영되는 최적화된 공장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공급망 관점으로 본다면 전체 최적화가 아닌 부분 최적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공급망 경쟁력 측면으로는 큰 강점이 될 수 없다. 앞으로는 SCM관점의 데이터 플랫폼이 구축되어야 한다. 공급망의 핵심 포인트 별로 데이터가 플랫폼 상으로 취합되고 공급망 차원의 빅데이터 분석이 될 때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에 기반하여 학습된 인공지능을 통해 최적화된 공급망 플랜과 운영이 진행될 때 공급망의 최적화는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공급망에 대한 데이터 플랫폼은 바로 진행되어져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공급망 내 운영되고 흐르는 정보의 표준화와 함께 공급망 운영을 위한 필요 정보에 대한 정의가 내려져야 하며, 이 부분들이 공급망 전체에 공유되어야 한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시대 제조업이 추구하고 설계해야 할 가장 큰 과제이며, 숙제이다.
스마트 팩토리, 매우 중요하고 반드시 추진해야 할 영역임에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들을 위해 우리가 선결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스마트 팩토리만 구축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고 제조업의 유토피아가 구축되는지… 보다 객관적인 검토와 관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