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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완 Aug 07. 2018

Insight14. 제조업의 미래를 설계하라.(2)

마이크로 팩토리의 시대가 온다. 

Insight 14. 제조업의 미래를 설계하라(2) 

마이크로 팩토리의 시대가 온다. 


제조업 변혁의 핵심은 3D 프린팅의 상용화가 될 것이다. 3D 프린팅은 이미 그 개념이 1970년대부터   언급되기 시작했으며, 십 수년 전부터는 이미 다방면에서 활용되어져 오고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핵심기술로서 타 기술에 비해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해 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는 3D 프린팅이야 말로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발전을 기반으로 제조업의 근간을 완전히 뒤흔드는 단지 기술적 혁명이 아닌 제조업 전반의 구조적 변혁을 가져오게 될 것이란 생각이다. 원자재를 생산하는 영역이 아닌 가공, 사출 등의 영역은 3D 프린팅 기술로 인해 그 근간이 송두리째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이미 이러한 전조현상은 여러 영역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필자는 여기서 적층가공의 원리가 무엇이니 하는 3D 프린팅의 기술을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3D 프린팅 기술이 제조업의 구조와 나아가 공급망의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와 이에 대한 기술적 변화를 넘어선 구조적 변화에 우리는 어떠한 시각과 관점을 가져야 할 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미 3D 프린팅 기술은 일반적인 제조업의 가공 영역을 넘어서 의료, 건설 등에서 상당히 진보된 활용영역을 보이고 있다. 3D 프린터를 통해 자동차가 만들어지고, 3D 프린팅으로 집을 짓고, 3D 프린팅을 통해 사람의 골격은 물론 장기까지 만들어내고 이를 상용화하고 있다는 기사는 이미 놀랄 만한 뉴스도 아니다.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 아닌 내가 직접 디자인한 옷이 3D 프린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며, 내가 디자인한 가구가 3D 프린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시대가 왔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바야흐로 진정한 소비자 맞춤형 제조의 시대가 왔다는 것이며, 두 번째로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는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소비자 맞춤 제조를 필자의 관점에서 구분한다면 소비자 맞춤 제조 1.0은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취합하고 이를 분석하여 일정 수준의 소비자 요구 수준을 맞춘 규격품을 생산하는 단계이다.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기업이 생산한 제품 중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가장 근접한 제품을 선택한다는 의미로 소비자 맞춤형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소비자 맞춤 제조 2.0은 제품 별로 옵션항목을 놓고 일부 영역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옵션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에 근접해 가는 방식으로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옵션을 생각하면 될 듯하다. 소비자 맞춤 제조 3.0은 소비자가 원하는 옵션대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4차 산업혁명의 스마트 팩토리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 맞춤 제조 3.0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아직도 기술적이나 앞서도 언급한 공급망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해결해야 문제점에 대한 적지 않은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데 필자는 소비자 맞춤 제조 4.0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 맞춤 제조 3.0도 이제 초기 단계인데 4.0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어불성설 한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3D 프린팅 기술 때문이다. 소비자 맞춤 제조 4.0은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어 직접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사용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3.0의 시대의 제조의 주체는 기업이라면, 4.0 시대의 주체는 바로 소비자 자신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은 제조업의 구조적 변화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모든 제조산업군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산업군은 의류 영역, 제과, 제빵 영역, 가구 영역, 식기 등의 일상생활용품 영역은 3D 프린팅에 의한 개인 생산체계가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향후 소비자 맞춤 제조 3.0과 4.0은 공존할 것이며, 산업영역에 따라 구조의 양분화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은 농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3.0과 4.0은 어떠한 형태로 공존이 가능할 것인가? 필자가 생각하는 구조는 마이크로 팩토리의 등장이다. 마이크로 팩토리는 공장이 일정 규모의 시설과 인력이 투입되어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도심이나 주택단지 한복판에 일정 평수의 장소에 3D 프린터를 설치하여 고객으로부터 전달받은 주문 사항을 프로그래밍하여 이를 3D 프린터로 출력하여 고객에게 납품하는 형태의 팩토리를 의미한다. 현재는 3D 프린터의 가격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저렴해 지기는 하였으나 특정 사양 이상의 출력물을 출력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고사양의 3D프린터기를 설치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의 제품을 출력해 주는 사업자가 나타날 것이다. 이미 이러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들도 있다. 앞서도 언급한 의류, 제과/제빵, 가구, 식기와 같은 그릇 종류 등과 같은 영역은 이제 원하는 디자인을 직접 디자인하여 가까운 지역에 있는 마이크로 팩토리에서 이를 생산하여 구매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지역 별 3D 프린팅 기반 하의 마이크로 팩토리가 현실화되기까지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 이유는 다른 영역의 3D 프린팅의 상용화는 소재와 속도라는 두 가지 이슈가 있다. 3D 프린터로 출력된 제품의 사용처가 어디인가 하는 부분은 소재의 문제와 직결된다. 3D 프린팅 기술이 이미 상당 부분 오래전에 기술적 개발되어져 왔으나, 상용화되지 못한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출력물의 소재 때문이었다고 한다. 또한 3D 프린팅의 출력 속도 또한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었다. 초기에는 30cm 남짓한 단순한 소형 조형물을 출력하는데 24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현재는 소재나 출력 속도의 문제도 상당 부분 상용화에 근접할 정도로 개선이 되었다고 하며, 2020년까지는 소재와 출력 속도 또한 3D 프린팅 기술이 상용화되는데 크게 문제가 없을 단계까지 올 것이라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마이크로 팩토리에서 다루는 영역은 소재와 속도가 그다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언제든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소비자들의 인식이 현재의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것을 갖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들이 소유욕으로 현실화될 때 마이크로 팩토리는 새로운 제조업의 축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향 후 마이크로 팩토리는 향후 A/S 자재, 유지/보수용 자재 시장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언급되는 마이크로 팩토리는 A/S Shop 또는 현장의 Maintenance Shop 내에 운영되는 것을 의미한다. A/S 자재와 유지/보수용 자재는 필요한 시점에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 적시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적시 성만을 감안하여 무턱대고 재고를 보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적정한 재고 운영 또한 적시성 못지않은 매우 중요한 관리 요소이다. 3D 프린팅 기술은 이러한 A/S와 유지보수 자재의 운영에 있어서 높은 효용성을 나타낼 수 있다. 이미 모 자동차 기업에서는 A/S센터에서 3D 프린팅으로 출력이 가능한 부품 리스트를 선정하고 해당 부품은 필요할 경우 바로 출력해서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3D 프린팅을 통해 출력이 가능한 부품의 비율을 10%라고 한다면 재고비용, 보관 및 관리비용 및 고객 대응력 등 여러 측면의 유효성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공장 내 시설과 설비의 유지/보수 영역에서 더 큰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공장이 시설과 설비의 생명은 가동률이다. 시설이나 설비가 멈춘다는 것은 실제로 그 시간만큼의 매출이 감소하는 것과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시설과 설비의 유지보수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빠른 시간 내 조치가 진행되어 정상적인 가동이 이루어져야 하고 나아가서는 철저한 사전 정비를 통해 돌발적인 이상이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정비 부품의 적시성과 안전재고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 또한 A/S부품과 마찬가지로 사용되는 부품의 중요도, 수급에 따른 리드타임 등을 감안할 때 3D 프린터 출력이 가능한 부품들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어 필요한 부품을 즉시 생산과 공급이 가능하도록 운영체계를 갖춘다면 적시성과 재고의 적정성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일부 공장에서는 3D 프린팅을 통해 일부 소모성 부품을 자체 생산하여 실제로 적용을 하고 있으며, 국내 발전사에서도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부품의 내구성 등을 감안할 때 이를 상용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상기에 언급한 영역 이외에도 3D 프린팅 기술은 제조업 전반에 특히 가공산업에 있어서 상당한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3D 프린팅 기술은 공정의 단순화를 가져올 것이며, 사출 공정이나 프레스 공정의 등의 장치산업에 있어서도 상당 부분의 대체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와 연계될 수 있다. 3D 프린팅 기술은 상당 부분의 외주부품 공급 체계를 내재화시키는 현상으로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3D 프린터는 낮은 투자비와 타 설비 대비 낮은 유지보수 비용, 제품도면을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 정도만 확보된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부품의 내재화가 가능할 것이며, 설계변경 등의 상황 하에도 큰 장애요인 없이 최소한의 시간으로 대응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장점들이 결국 사출 및 프레스 또는 가공 영역의 일정 부분을 모기업이 내재화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제조업의 공급망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는 불가피하게 될 전망이다. 물론 앞서도 계속 언급한 몇 가지 장애요인들이 있다. 이러한 장애요인들은 2020년을 전후로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며, 2020년을 기점으로 3D 프린팅은 제조업 전반에 있어 구조적인 변화를 본격적으로 일으키게 될 것이다.  

최근에는 4D 프린팅 기술이 언급되고 있다. 2D 프린터가 평면, 3D 프린터가 공간의 개념을 창출했다고 하면 4D 프린팅 기술은 3D 프린팅 기능에 자가조립 기능(Self-Assembly)이 결합된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자가조립 기능이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지는 환경에 의해 스스로 변화하는 기능으로 4D 프린팅 기술이란 환경에 따라 스스로 변화하는 물체를 출력하는 기술을 의미하는 것으로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4D 프린팅 기술은 소재기술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예를 들자면 의류를 생산할 때 온도에 따라 옷의 기능이 변화하는 것. 추운 날씨에서는 보온의 기능이, 더운 날씨에서는 쿨링의 기능이 하나의 소재에서 변화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산업군에서도 유사한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나 건축/토목 분야에서는 그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며, 자동차, 항공 영역도 4D 프린팅 기술은 향후 핵심기술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3D 프린팅 기술도 아직 상용화가 되지 못한 상태에서 4D 프린팅 기술을 논하는 것은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최근 기술발전의 속도와 이에 대한 인간들의 적응속도를 감안할 때 아주 먼 이야기로 치부할 것은 아니다. 더욱이 IoT 기술의 발전과 인공지능이 범용화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3D 프린팅 기술, 넘어서 4D 프린팅 기술이 이와 접목이 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제조업의 구조적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모든 산업의 근간은 제조업이다. 한동안 서비스 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인해 제조업이 위축되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 제조업의 발전 없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많은 국가들이 깨닫고 제조업 부흥을 외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의 출발점도 바로 여기서부터 이다. 그러나 1,2,3차 산업혁명을 통해 제공된 기술들은 기존 제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관점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함께 제조업에 적용되고 있는 여러 기술들 그 가운데 일부 기술은 제조업의 근간을 흔들어 버릴 수 있는 새로운 구조와 형태의 제조산업을 이끌어 오고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며, 정부에서도 이러한 제조업의 구조적 변화에 적합한 정책과 제도에 대해 지금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때가 도래한 후 고민이 시작된다면 제조업 전반에 대한 엄청난 혼란과 함께 단지 산업적 이슈가 아닌 정치, 경제적인 이슈가 될 수 있는 높은 잠재성을 가지고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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