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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완 Nov 20. 2018

Insight 17. 우뇌의 시대가 온다

기계주도의 세상에서 인간의 존재가치를 어떻게 기계와 차별화할 것인가?

Insight 17. 우뇌의 시대가 온다

기계주도의 세상에서 인간의 존재가치를 어떻게 기계와 차별화할 것인가?


인간의 뇌는 좌뇌와 우뇌로 구분되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 중 좌뇌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우뇌의 경우는 논리성보다는 감성적이며, 감정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많은 학자들은 인류의 경제적 번영과 문명의 발전은 인간이 좌뇌의 활용성을 확대함으로써 가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1차 산업혁명 이후 과학과 기술의 발전의 속도가 급속도로 높아져 가는 세상 속에서는 논리성과 합리적 사고를 중시하였으며, 모든 교육과정 또한 이러한 좌뇌의 활용도를 높여가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운영되어 왔다. 이러한 좌뇌형 사고를 중시하게 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은 학습을 통해 축적된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엘리트 형 인재를 추구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경향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엘리트형 인재들을 통해 인류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도모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좌뇌의 속성이 감성적이고 감정적 속성을 지닌 우뇌의 속성에 비해 우월하다는 인식을 보편화시켰다. 그러나 2010년 이후부터 우뇌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점진적으로 높아지기 시작했다. 다니엘 핑크는 그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앞으로의 세상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 트렌드와 기회를 인지하고 스토리를 만들어 내며, 아이디어를 선별하고 결합하는 능력이 세상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하며, “하이콘셉트 & 하이터치”이론을 주장하였다. 하이콘셉트(High Concept)는 예술적이고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으로 정의하며, 주로 세상의 트렌드를 감지하고 아이디어를 선별하고 재배치 함과 동시에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능력으로 그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하이터치(High Touch)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으로 유머 능력과 사람들 관계를 조율하며, 일상에서 의미를 만들어 내어 목표를 달성해 가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하이콘셉트 & 하이 터지는 그 정의되어 있는 내용을 보더라도 좌뇌적 속성보다는 우뇌적 속성에 기반한 내용들로 정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머지않아 디지털 플랫폼 위에 일과 삶의 터전이 새롭게 자리 잡게 될 현실 속에서 과연 인간은 어떠한 속성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 어떠한 정체성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많은 전문가와 학자들은 기계로 인하여 인간이 일자리를 잃게 되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없어진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과거의 산업혁명 시대의 전례를 제시하고 있지만 현재의 변화와 과거의 변화와는 그 성격과 차원이 다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는 그의 저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인간의 모든 직업 중 이성적인 사고와 논리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직업은 대부분 기계로 충분히 대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논리를 생각한다면 앞으로 인간이 선택할 방안은 두 가지이다. 인간들이 적극적인 방어적 활동을 취함으로 인간의 일자리 영역에 기계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방안이며 다른 한 가지는 기계들에 의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 대해 신속히 대책을 수립하는 방안이다. 앞으로서의 모든 영역에서 기계와 공존하고 기계를 하나의 동료로 인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앞 장에서 한 적이 있으나 이 부분은 운 좋게 기계에 대해 일자리를 보존하게 된 남아있는 자들의 이야기 일 뿐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UCLA의 예술대학원(MFA , Masters in Fine Arts)의 합격율이 하버드 MBA의 합격율보다 훨씬 낮다고 한다. 그리고 MFA출신들이 경영 또는 경제영역에 진출하는 비중이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반면 MBA 출신의 취업률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맥킨지의 경우 MBA 출신 비중은 1993년 61%에서 현재 43%로 낮아졌으며, 그 비율은 점진적으로 감소해 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새로운 미래가 온다.  다니엘 핑크) 또한 최근 각광받은 영역은 디자인 경영 분야이다. 디자인이란 효용성과 심미성이 결합된 것을 의미한다. 효용성은 죄 뇌적 속성이라고 한다면 심미성은 우뇌적 속성이다. 따라서 좌뇌와 우뇌의 균형성에 기반한 관점을 경영에 활용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 경영이란 의미이다 최근에서는 효용성 측면보다는 심미적 측면에 대한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제품에는 기대 성능이라는 것이 있다. 기대 성능이란 내가 원하는 성능을 의미한다. 그 성능을 만족하면 성능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진다. 그러나 심미적 특성에는 한계가 없다. 그 이유는 내 속의 감수성이 감성적 속성은 스스로도 그 기대치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의 디자인 경영은 이러한 꼭 심미적 특성이 아니더라도 우뇌적 관점에 대한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특성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변혁의 시대에 과연 우뇌적 속성은 어떻게 좌뇌적 소성을 추월하는 중요성을 갖게 될 것인가에 대해 몇 가지 생각해 보기로 한다. 그리고 여기서 전제할 것은 앞으로의 시대가 좌뇌적 속성을 우뇌적 속성이 대체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적으로 좌뇌적 속성에 비해 우뇌적 속성의 중요성이 사회적 관점에서 저평가되어 있는 부분을 바로 잡아보자는 의미이며, 궁극적으로 좌뇌적 속성 기반 위에 우뇌적 속성의 활용적 범위와 중요성이 이전 대비 중요해질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현재의 시대, 그리고 다가올 앞으로의 시대는 궁극적으로 과잉의 시대이다. 물질적인 부분이나 서비스적인 부분 모든 것이 이미 수요를 초과한 상태이다. 물론 아직 어려운 여건으로 인한 이러한 풍족한 문명의 혜택을 받고 있지 못한 지역이나 국가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현시대는 풍족을 넘어선 과잉의 시대이다. 그중에서 과잉으로 인해 앞으로 큰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영역이 바로 정보의 과잉이다. 정보는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정보는 디지털 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의 과잉은 정보의 생산주체의 무분별 성에서 비롯된다. 너무나 많은 정보 생산주체는 데이터와 정보를 쏟아내지만 이 정보는 제대로 검증이 이루어지질 않는다. 그리고 모든 정보 플랫폼에 담기게 된다. 그리고 정상적인 정보와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정보와 데이터 이면의 의미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이러한 관점을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 위츠는 그의 저서에서 “모두 거짓말을 한다.”에서 사람들의 솔직한 생각을 정보와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 데이터를 취합하기 위한 활동과 데이터와 정보를 취합하고 이를 분석하는 활동은 좌뇌적 속성이 강하다. 이전까지는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활동이 데이터 핸들링의 주된 활동이었다. 그러나 정보, 데이터의 과잉 시대로 접어들고 앞선 신뢰성과 정보와 데이터 이면의 의미들이 모호해지면서 이들 정보를 선별하고 선택하는 활동이 중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선별되고 선택된 정보를 재배치를 통해 구조화하면서 그 의미를 정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활동으로 각광받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활동을 큐레이션 활동이라고 한다. 마이클 바스카는 그의 저서 “큐레이션”에서 과잉 시대에서는 그 필요성을 정의하고 그 정의된 필요성에 대해 선별하고 선택하여 재배치하는 활동이 조직이나 개인에게 있어 핵심역량이 될 것이며, 이러한 활동이 궁극적으로 창조적 재생산으로 연결될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필자도 이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리고 큐레이션의 중심은 우뇌적 속성이 뒷받침이 되어야 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선별과 선택, 재배치도 인공지능에 의해 진행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운영체계는 과거의 통계적 수치에 의한 정보를 참고적으로 알려주는 것이지 이를 큐레이션으로 보기에는 아직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미래학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인간의 정체성의 상실 문제이다. 인간은 그동안 죄 뇌적 속성에 근거해서 수세기 동안 교육되고 육성되어 왔다. 그래서 사회, 문화, 경제, 정치 등 모든 영역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각 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고 이를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인정받는 동시에 성취감을 통해 자아실현에 다가가는 삶을 선호하고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데 디지털 시대의 도래는 이러한 인간의 삶 자체에 커다란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인간들이 기계에 의해 그 중심에서 점점 퇴출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십 수년, 아니 수십 년 동안 학업과 노력을 통해 얻어온 지식과 경험은 한순간에 그 의미를 잃게 되었으며, 성취감이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희열을 이제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 되고 말았다. 좌뇌적 속성에 익숙해진 인간들은 더 이상 인간으로서 정체성을 찾기에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필자는 이러한 앞으로 닥쳐오게 될 현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뇌적 중심의 교육과 함께 우뇌적 속성을 향상할 수 있는 일련의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한 이유는 인간의 정체성 상실은 삶의 목적의식의 결여로 이어지며 이러한 상황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됨으로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앞 장에서도 언급한 거버넌스의 문제와 연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우뇌적 속성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어 문화적, 예술적 소양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주위 사람들과 정서적인 소통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 동시에 공동의 관심사를 통해 새로운 도전 의식을 통한 새로운 존재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앞 장에서 정부에서는 사회적 기업의 확대를 거버넌스 차원에서 주장한 바 있다. 사회적 기업은 좌뇌적 속성에 기인한 기업활동이 아닌 우뇌적 속성에 기인한 기업활동으로 여러 측면에서 매우 유용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함과 동시에 인간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 내릴 수 있는 매우 가치 있는 정책이 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모든 것이 바뀌는 시대이다. 그리고 인간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위상이 바뀌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이전 시대의 인간의 정체성과 위상을 재정의해야 할 것이다. 합리적이고 계산적이며, 논리성에 기반한 인간의 사고는 더 이상 기계, 인공지능과 견주어 우월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 되려면 기계, 인공지능이 갖추기에 어려운 영역(언젠가는 이 부분도 인간만의 영역이라고 할 수 없게 될지 모르지만)을 중심으로 인간의 정체성과 위상을 재정의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우뇌적 속성에 기반한 사고를 중심으로 인간의 정체성과 위상을 정의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은 앞서도 강조한 바와 같이 뇌적 속성을 접고 우뇌적 속성으로 모든 것이 넘어간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그동안 발전시켜온 좌뇌적 속성 또한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되, 그동안 등한 시 되었던 우뇌적 속성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좀 더 삶의 중심으로 이끌어 내자는 의미이다. 궁극적으로 좌뇌에서 우뇌의 시대로의 전환이 아닌 이제 양뇌의 시대가 도래해야 함을 주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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