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완 Mar 10. 2019

디지털 대전환의 조건

격차를 넘어 초격차를 만드는 디지털 대전환의 조건 / 청림출판

“격차를 넘어 초격차를 만드는 디지털 대전환의 조건”

 / 위르겐 메페르트, 아난드 스와미나탄 / 청림출판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라이제이션, 디지털 혁신 등 디지털이 경영의 한축으로 자리매김해야 함을 의미하는 용어들이다. 그런데 실제로 기업에서 디지털화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듯하다. 디지털이란 부분을 단지 하나의 기술로서 받아들이면서 이를 통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에 한정하고 있는 것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금번에 소개하는 “디지털 대전환의 조건”은 맥킨지에서 상당 시간 내부적으로 연구한 내용과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리한 디지털 혁신,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내용이다. 그동안 관련한 여러 책을 읽었지만 가장 공감이 되고 실질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라고 판단된다. 우리는 디지털이란 영역을 우리가 통제하고 활용하는 도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수용이 되지 못하다면 오히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디지털에 대한 무조건적인 의존성으로 인해 인간 스스로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존재가 되어 버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디지털 대전환은 우리에게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며, 어떻게 디지털을 수용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줄 것이다.


“디지털 전환” 이란?

디지털화는 기존의 비즈니스에 디지털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화는 완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즉 기업의 구조, 업무 프로세스는 물론 기업에 종사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변화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즉 디지털화는 새로운 개념과 기술의 조합을 통해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하는 창조적 파괴라는 것이다. 자신의 기업, 자신이 속해져 있는 영역은 디지털화의 영향이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영자가 있다면 이는 스스로를 파괴하는 일이다. 디지털화의 필요성은 이해한다고 하지만 현재의 안정적인 사업의 수익구조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 이를 지연시키는 것은 자살행위와 마찬가지이다. 디지털화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영역은 없다. 단지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며, 그 시간의 차이도 상당한 속도로 단축될 것이다.


디지털화의 영향”

“디지털화”에 의해 제공되는 서비스는 고객들의 행동과 기대치를 급격하게 높아지게 만들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는 더 이상 대응이 불가능하게 만든다. 결국 기업은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기업의 운영체계를 재편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화에 의해 경험이 축적되어가고 있는 고객들의 행동은 크게 두 가지의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원하는 것을 요구한다. 이는 스마트 폰의 보급됨으로 인해 촉발된 변화이다. 두 번째는 시각적 미디어를 원한다. 현재의 소비자들은 읽는 것을 싫어한다. 간략하고 명쾌하게 메시지가 전달되는 시각적 소통방식을 선호한다. 특히 스마트 폰의 대중화에 따라 제공되는 시각적 미디어는 스마트 폰에 최적화하여 제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향후 시장의 주된 고객층이 될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약 77%가 하루 세 시간 이상을 온라인 세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고객들은 디지털을 통해 제공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나은 경험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기업이 그것을 제공할 것인가… 이것은 단위 제품이나 서비스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차원의 문제이고 결국 앞으로의 경쟁은 비즈니스 모델 차원의 경쟁이 될 것이다.

디지털화와 비즈니스”

디지털화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고객에 맞춘다는 것이다. 즉 고객에게 어떠한 경험을 제공해 줄 것인가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목하고 있는 것이 산업 간의 경계를 어떻게 파괴시킬 것인가에 많은 고민을 두고 있다. 혁신은 산업 간의 경계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폰은 핸드폰과 컴퓨터의 경계를 무너뜨림으로 탄생했다. 피트니스 밴드는 건강관리 앱과 결합하여 전문성이 가장 높다고 하는 의료서비스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했다. 과거 산업 간의 경계가 명확했을 때는 우리의 경쟁자가 누구이고 어떠한 부분으로 경쟁을 할 것인지가 예측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기업이 우리의 시장을 파괴하고 있으며, 새로운 콘셉트의 상품과 서비스로 기존 시장의 틀을 완전히 파괴시켜 버리고 있다. 과거에는 산업 간 경계를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디지털은 이러한 불가능을 가능케 만들었다. 최근 성공사례를 써내려 가고 있는 상당 수의 기업들은 이러한 산업 간의 경계를 파괴시킨 기업들이다.

디지털화는 B2B, B2C의 개념도 무너뜨리고 있다. 디지털화는 B2B2C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B2B2C란 디지털 기술을 통해 B2B 기업이 직접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는 모델이다. 예를 들어 A라는 회사는 피트니스 밴드를 제조하는 회사이다. B라는 회사는 직원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피트니스 밴드를 구매하여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여기까지는 B2B의 모델이다. 그런데 B회사는 직원에게 제공한 피트니스 밴드의 정보의 취합과 분석 그리고 직원 개개인에게 대한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A회사에게 의뢰했다. 이것은 A회사의 최종 고객은 B회사의 개개인 직원이란 의미이다. 이것이 B2B2C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사업모델이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디지털화는 가격정책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가지고 오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가격은 거의 고정적인 성격이었다. 그러나 아마존, 오버스톡 같은 온라인 유통기업은 상품에 대해 초단위로 가격 조정이 가능한 “동적 가격정책”을 활용하고 있다. 지속적인 온라인 채널을 통해 경쟁사의 가격과 판매량 등을 분석하고 최적 가격산정 알고리즘을 통해 일정 시간 단위로 가격을 변동시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동적 가격정책은 시장은 실시간으로 유연하게 움직이는 유기체적인 성격으로 변화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화를 위한 조건”

첫 번째, 새로운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전략적 사고를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영자가 자문해야 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쟁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내재화하고 우리를 공격하는가? 우리는 디지털화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잡아야 할 기회와 새로운 가치를 개발하고 있는가? 우리의 새로운 수입원이 전통적인 산업의 경계에서 발생되고 있는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찾아야 한다.

두 번째, 사업구조를 변화시킬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고객 경험, 상품/서비스 혁신 그리고 부가가치 이 세 가지에 대해서 디지털화를 통해 어떻게 변화를 시킬 것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과 신속한 실행이 필요하다.

세 번째, 기술적이고 조직적인 기반을 확고히 해야 한다. 이는 디지털화가 단지 일부 조직과 기술적 투자로 진행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문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신속하고 체계적인 디지털화를 위한 현실적 문제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기업들은 투 스피드 IT체계를 구축하여 운영한다. 이는 IT 영역을 두 개의 그룹으로 구분하여 운영하는데 전통적인 IT그룹은 기존 업무의 안정성과 중요한 데이터의 완전성을 보장하는 일에 주력하며, 새로운 IT그룹은 디지털 혁신에 따른 수많은 실험과 학습 그리고 필요한 수정이나 보완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스타트업 형태로 운영되는 조직구조를 의미한다. 이는 스타벅스나 미국의 보험사인 올스테이트 그룹 등과 같이 성공적인 디지털화를 수행한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운영체계이다.


디지털화를 통해서”

디지털화를 위해 중요한 기업역량은 실험과 학습이다. 이는 디지털 기반 시장에서는 완벽함보다는 속도에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완성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제품을 만들어서 출시한다. 즉 100%의 기능이 확보된 제품 출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향후 업그레이드가 될 사항들을 감안한 제품을 개발하여 출시하고 단계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제품을 완성형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는 동일한 제품을 대상으로 기능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제품의 수명주기 동안 지속적인 수익성을 만들어가는 비즈니스 모델인 것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테슬라의 전기자동차이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출시할 때 기능의 70~80%만이 구현되도록 제품을 출시하고 단계 별로 기능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해서 제품을 출시한다. 그리고 다운로드 시 3000달러에서 6000달러의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완성 제품의 로드맵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한다. 제품의 출시도 기능 로드맵의 하나의 단계일 뿐이다.

디지털화는 시제품을 통해 진행해야 할 실험을 첨단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가상의 제품을 통해 현실과 동일한 조건 하에서 실험을 진행하게 한다. 이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시켜주는 기회를 제공한다.

디지털화의 가장 중요한 핵심중의 하나는 채널이다. 특히 고객과의 채널에 있어서 디지털화는 경쟁 기업 간의 격차를 만들어내는 가장 큰 요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구매 경로를 이해하고 각 구매 경로 별로 고객의 결정 과정을 이해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들의 구매 경로 단계별로 이동할 때 원활하게 오고 가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채널에 대해서 고객이 어느 채널을 이용하든 동일한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채널은 운영되어야 한다.


디지털화는 혁명적인 차원의 혁신이 아니다. 점진적인 발전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철저하게 고객지향적 사고에 기반이 되어야 한다. 즉, 고객의 요구와 경험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제공해야 할 고객 경험이 정형화가 되면 이를 위한 영역 별로 단계적인 디지털 전환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빅뱅 방식의 동시다발적인 디지털 전환은 혼란과 부적응 그리고 이를 통한 많은 시행착오를 일으키게 됨으로 엄청난 자원의 소모만 야기시킬 뿐이다. 디지털화에 대한 명확한 이해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과 목표의 올바른 설정이 디지털화에 대한 바른 대응력을 갖추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세계에서 디지털카메라를 가장 먼저 개발했지만 기존의 주력사업인 필름사업의 수익성에 안주하였고 오히려 디지털카메라가 필름사업을 잠식할 것으로 판단, 이를 무시한 코닥은 오래지 않아 모든 영화를 뒤로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노키아도 같은 길을 걸었다. 디지털화는 지금의 일등을 사라지게 할 수도 있고, 이름도 없던 기업을 굴지의 기업으로 등장시킬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디지털화를 외면하는 기업은 결코 앞으로의 시장에서 존재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21세기 비즈니스의 불변의 진리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큐레이션(Curatio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