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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완 Mar 30. 2019

초예측 / 세계석학에게 인류의 미래를 묻다.

하룻밤 사이 더 멀리 크게 미래를 보게 될 것이다. / 웅진 지식하우스

“초예측 / 세계 석학에게 인류의 미래를 듣다.”

하룻밤 사이 더 멀리 크게 미래를 보게 될 것이다. / 유발 하라리, 재레드 다이아몬드 외 /웅진 지식하우스


“사피엔스”,”호모 데우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 교수, “총, 균, 쇠”의 저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 등 세계적인 지성으로 평가받고 있는 석학들이 인류의 미래를 다각적인 관점에서 조명하고 이에 대한 견해를 일본의 저널리스트인 오노 가즈모토가 이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정리한 책이 바로 “초예측”이다.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상당 부분의 일본의 미래적 관점에서의 질문과 이에 대한 석학들의 답변으로 전개되고 있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인류에게 다가오게 될 미래의 모습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상당한 인사이트를 얻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현재 많은 분야에서 앞으로 인류가 맞이할 미래의 모습에 대해 다양한 예측을 하고 있다. 그런데 솔직하게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을 필자는 잘 모르겠다. 그저 이 사람, 저 사람이 한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가져다가 자기 나름대로 배열하는 것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차원에서 여러 석학들이 자신의 관점과 시각에서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는 신선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앞으로의 닥쳐올 우리의 미래에 대해 좀 더 폭넓은 시각을 조명하기 위해 일독을 권하는 책이다. 이 책에 포함된 모든 석학들의 이야기를 정리하기에는 내용이 방대해질 수 있으므로 금 번에는 유발 하라리 교수와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견해에 대한 부분만을 정리해서 공유하고자 한다. 세계적인 인류학자인 두 교수는 미래를 보는 관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인류의 미래를 무형적 관점 즉 지능적 관점에서 접근을 하고 있는 반면 재레드 교수는 유형적 관점 즉 물질적 관점에서 접근을 하고 있다. 이러한 두 석학의 관점의 차이를 염두에 두면서 그들의 생각과 접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류는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 – 유발 하라리

인간의 행복은 기대치에 달려있다. 기대가 충족되면 행복을 느끼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되면 불행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인간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함으로 인해 그 기대치는 지속적으로 높아짐으로 인해 행복을 추구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인간은 힘과 능력을 얻기 위한 뛰어난 소질을 가지고 있지만 이 힘과 능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모르고 살고 있다. 이것이 인류가 미래를 위기로 만들어가는 주된 원인이다. 향후 인류는 핵전쟁, 지구 온난화(기후변화), 그리고 과학기술에 의한 실존적인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인공지능은 기존의 사회질서와 경제구조를 완전히 파괴하고 사람들을 노동시장에서 퇴출시킴으로 대규모의 무용 계급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한 국가의 독자적인 노력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 반드시 여러 나라의 협력적인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현재 블랙 시트나 트럼프 대통령의 국수주의, 그리고 포퓰리즘의 부상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있어 역방향으로 가고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1,2차 산업혁명은 물질적 기반의 경제구조를 만들어 냈다고 하면 3차 산업혁명으로부터 시작된 지식 기반의 경제구조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확고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즉 물질 자산이 아닌 무형 자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물질 자산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전쟁이 벌어지게 되지만 무형 자산을 획득하기 위해서 물리적 전쟁은 의미가 없어진다. 아직도 전쟁이 만연한 지역의 특징은 물질 기반의 경제구조가 작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선진국 간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주된 이유이다. 핵전쟁은 선진국 간의 이해관계가 아닌 테러리즘에 의해 유도되는 이유로 인해 발생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인간은 인지적 능력과 육체적 능력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미 육체적 능력은 기계가 사람을 추월한 지 오래되었다. 현재의 시점은 사람의 인지적 능력과 기계의 인지적 능력이 서로 겨루고 있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학자들이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어도 3D, 4D 프린팅, AR, VR영역에서 많은 직업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일자리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50세의 트럭 운전사가 자율주행 트럭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되었을 때 3 DM4 D, AR, VR영역의 새로운 일자리로 재 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새로운 무용 계급이 새롭게 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최근 “기본소득”이란 개념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이다. 그러나 기본소득의 문제는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다. 기본 소득의 금액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삶의 기준과 목적 즉 기대치를 만족시켜주지 못한다면 그 갭은 어떻게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인가 등등 기본 소득 금액은 모든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새로운 제도가 될 수 있다. 또한 기본 소득을 제공해야 하는 대상을 정하는 것도 문제이다. 현재의 경제구조는 공급망에 의해 운영된다. 많은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은 선진국 기업의 공급망 운영에 의해 그 경제가 유지된다. 그렇다면 선진국은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본 소득을 지불해야 하는 책임을 가져야 하는가? 쉽게 답변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면서 우리에게 닥쳐올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가?

특히 공부를 많이 하고 현재 전문직으로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는 상당 부분의 사람들은 향후 20~30년 내로 직업을 잃게 될 것임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배우는 시기와 배운 것을 활용하는 시기의 구분을 두어서는 안 된다. 늘 배울 수 있는 준비와 함께 환경에 민감해지고 이에 적응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그래서 현대의 인간의 과거의 수렵 채집인이 자연환경에 적응해 가기 위한 태도를 배울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많은 결정은 단순한 정치적, 경제적인 결정이 아닌 생명의 미래를 좌우하는 결정이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인류의 미래는 유기 생명체가 아닌 무기 생명체에 의해 이끌려 가게 될 수도 있으며, 이는 인류의 미래가 장밋빛이 아닌 어둡고 암울한 미래가 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인류가 맞이하게 될 미래에 대하여 많은 우려의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인류는 이를 기반으로 최악의 상황을 염두 해 두어야 한다. 아직도 과거 1,2,3차 산업혁명이 인류에 미친 영향을 바라보며 동일한 공식으로 인류는 다시금 닥쳐올 문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답을 찾아갈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닥쳐올 미래는 지금껏 경험해 온 것과는 다르다. 그리고 닥쳐올 위험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고 원하지 않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정 가능성에 위험을 느낀다면 당장 행동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예측은 무가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류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리고 그 몫은 바로 각자의 것이다.


현대 문명은 지속할 수 있는가” – 재레드 다이아몬드

현재 선진국들이 가고 있는 길은 지속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그 이유는 자원고갈이다. 최근 데이터가 자원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사람의 기본적인 의, 식, 주를 해결하기 위한 것은 지구가 제공하고 있는 자원이다. 이 자원이 고갈되어가고 있다. 인간들이 사용하는 양만큼 지구는 자원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결국 자원 확보를 위한 전쟁은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갈 수 있다.

인구감소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지만 인구 감소는 자원 소비를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오히려 환영할 수 있는 현상이다. 인구가 많은 것이 국가의 강점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창조성과 생산성 그리고 기술이다. 인구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국가의 특징은 정년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이다. 대표적인 국가가 일본과 한국이다. 왜냐하면 일본과 한국은 고령자를 노동인력으로 활용하지 않고 복지 등 국가의 부담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를 우려하는 궁극적인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시점에서는 고령자들을 주요한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이를 경제적 자원에서 퇴출하고 돌봐야 할 대상으로 분류하는 것은 국가적인 큰 낭비이고 손실이다. 미국도 1986년에 상한 연령 폐지제가 이미 도입되었다.

현재 많은 국가들이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민 제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미국이 지금과 같은 초강대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원인은 이민자들의 도전과 노력과 다양성의 확보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인 중 과반이 넘는 수가 이민자들이며, 미국의 글로벌 기업, 실리콘 밸리 등의 핵심 인력들 중에 이민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하다. 과연 이들이 토종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서민계층의 일자리에 있어 이민자들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크지만 미국이 현재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과거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한 이민정책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단일성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세계는 단일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성이 중요하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과 함께 포용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앞으로 국가 간의 격차를 일으킬 세 가지 위협이 있다. 첫 번째는 신종 감염병의 확산 문제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현재의 격차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격이 벌어져 있다. 따라서 위생과 보건에 취약한 후진국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감염병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게 될 것이며, 글로벌화는 이러한 감염병의 확산을 빠르게 일으킬 수 있는 여지를 내포하고 있다. 두 번째는 테러리즘이다. 가난한 사람은 부유한 사람에 대해 본능적인 분노를 유발하는 경우들이 많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가 벌어질수록 테러범들은 가난한 나라의 지지를 얻어 부유한 선진국을 공격하게 될 것이다. 이는 과거 정치적 차원의 테러가 아닌 격차에 대한 본능적 분노에 기인한 테러로 현재보다 더욱 심각한 국제문제화가 될 것이며, 특정 국가가 아닌 불특정 다수의 국가에 대한 묻지 마 식의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세 번째로는 타국으로의 이주 속도가 빠르게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합법적이 아닌 불법적인 형태로 이루어짐으로 인해 문제가 될 것이다. 자국 이익 최우선주의는 이민제도를 제한하고 있으나 생활에 어려움을 느낀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은 선진국으로 탈출을 시도할 것이고 모든 선진국은 이를 막지는 못할 것이다. 이러한 불법 이민의 증가는 새로운 사회, 정치, 경제적 문제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즉 잘 사는 나라들의 원조와 지원이 현재보다 좀 더 적극적이고 대량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오늘날의 경제는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한 국가의 붕괴는  과거에는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었지만 현재는 한 국가의 붕괴는 그 한나라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경제에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호 간의 연결성에 대한 명확한 이해관계를 정의하고 이에 대한 상호보완적 노력의 연결고리를 제대로 이어 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생활의 평등을 보장할 수 있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그리고 나라 간의 소비 격차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이 아닌 모든 국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은 30년 내에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50년 이후의 미래는 살아갈 이유가 없는 곳으로 변모할 것이다.  


이 책에는 상기의 두 교수 이외 인공지능 학자인 닉 보스트롬, 인재론/조직론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란다 그 랜튼, 경제학자 이자 사상가인 다니엘 코엔, 세계적인 여성 사상가인 조앤 윌리엄스, 역사가인 넬 페인 티, 그리고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 등이 각 자의 영역에서 의미 있는 주제를 가지고 향후 미래사회에 대한 예측을 제시했다. 특히 린다 그랜튼의 “100세 시대는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는 인간 삶의 사이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제시로 매우 흥미가 있었으며, 넬 페인터의 “혐오와 갈등은 사회를 어떻게 분열시키는가”는 앞으로 당면할 사회적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거리를 제시한다. 본 서에서 제시된 내용을 너무 깊이 들어가서 읽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의 영역에 대한 심도 있는 관점에서 제시한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접하는 것은 향후 미래를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좀 더 넓은 관점을 제시해 주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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