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아니라 변신이다.
변화(變化)와 변신(變身)은 다르다. 변화를 느끼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변신은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변화는 다소 점진적인 의미가 담겨있는 반면에 변신은 급진적이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업은 변화의 관점보다는 변신의 관점에서 기업의 미래를 내다보아야 한다.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은 아이폰과 연동하는 “오토레이스”란 게임에 기반한 장난감을 출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최근 스포츠업계에서 위상을 넓혀가고 있는 언더아머의 경우 이동이나 운동 현황을 자동으로 측정하여 이를 데이터화 하여 필요정보를 제공하는 운동화를 출시하였으며, 잘 알다시피 구글은 안경에 여러 인터넷 및 디지털 기능을 추가한 구글 글라스를 출시하였고, 2020년까지 구글 글라스와 같이 인터넷과 디지털 기능이 결합된 안경이 전체 안경의 10%를 점유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상기의 몇 가지 예시의 공통점은 바로 아날로그에 디지털 기능이 첨가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하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란 용어가 많이 언급되고 있다. 용어 그대로 해석하자면 “디지털로 변신하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변신한다는 것인가? 기업을 운영함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한다면 고객, 제품(서비스), 프로세스(시스템) 및 인적자원의 4가지를 언급할 수 있다. 물론 재무, 회계 영역이 기업경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부분은 일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점에서는 제외하도록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상기에 언급한 4가지에 대해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룰을 정립하고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지 현재의 아날로그 관점의 시업 인프라를 디지털화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창조하고 이에 대한 게임의 법칙을 주도함으로 비즈니스 리더십을 확보해 나간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면 고객, 제품(서비스), 프로세스 그리고 인적자원에 대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생각해 보기로 한다.
첫 번째로 고객관리 관점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고객관리의 핵심은 “고객에게 어떠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느냐”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고객에 대한 새로운 가치는 고객에게 어떠한 새로운 경험을 부여할 것인가로 재정의 할 수 있다.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참여하고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체계는 공간과 시간 등의 제약이 최소화되어야 하며, 모든 소통과 참여는 데이터화가 되어 기업은 이를 활용하여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내야 한다. 발전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은 앞서 언급한 모든 것을 어렵지 않게 구현할 수 있도록 이미 실용화되어 있다. 고객관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고객의 참여와 고객과의 소통에 대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플랫폼을 확보/운영하며, 모든 참여와 소통은 데이터화 되고 이를 활용하여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선순환 체계를 확보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관련된 예를 들어보도록 하자. 최근 많은 커피숍은 음료를 구매할 때마다 스탬프 카드에 스탬프를 찍어주고 일정 수량 이상의 스탬프가 찍히면 여러 유형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스탬프 시스템은 단지 고객들을 확보하고 이탈을 최소화하는 용도 이외에는 다른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해 줄 수 없다. 최근에는 스탬프를 핸드폰에 찍어주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스탬프 앱을 통해 스탬프를 핸드폰에 찍어주게 되면 해당 고객의 정보와 고객의 방문일자 및 시간, 고객이 주문한 음료의 종류 등이 데이터화 되고 이를 통해 고객에 대한 선제적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체계가 확보된다. 어떠한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독자들도 충분히 짐작이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고객의 정보는 향 후 해당 커피숍의 운영방식과 새로운 서비스 및 제품의 개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제품과 서비스 관점이다. 제품과 서비스의 디지털화는 앞서 언급한 내용과도 상당 부분 일맥상통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날로그 시대의 제품과 서비스의 특징인 제한적인 기능과 단방향이란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기능의 융복합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 폰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이 만들고 고객은 구매하는 단방향의 흐름이 아니라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공급자와 수요자가 소통하는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언더아머의 운동화는 구매자의 운동량을 측정하고 이에 대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고 저장/분석하고 이를 다시 구매자에게 피드백을 제공함으로 본인의 운동량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 즉 공급자와 수요자가 제품을 매개로 하여 디지털 기술을 통한 지속적인 소통으로 수요자에게는 새로운 서비스의 가치가 제공되는 동시에 공급자의 관점에서는 수요자들의 다양한 정보의 확보를 통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함과 동시에 수요자 개인의 다양 한운 데이터가 공급자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어 관련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이상 구매자는 이후에도 해당 공급자의 관련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충성 고객군을 확보하게 된다. 제품과 서비스의 디지털화란 제품과 서비스의 기능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다각화됨으로 수요자의 요구를 만족시켜 줌과 동시에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공급자와 수요자 간에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고객들은 제품의 구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경험을 제공받고, 공급자는 수요자들의 경험을 확보함으로 더 나은 시장 대응력을 확보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로 프로세스 관점이다. 디지털 시대에 있어서 기업의 경쟁력은 기업활동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생성시키고 그러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여 의사결정에 반영시키는지가 가장 큰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업 운영에 대한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는 매우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있어 가장 기반이 된다.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는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업무수행과정의 투명성 및 원활한 소통체계의 확보이다. 이 부분은 예전부터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 개선활동에 있어서 늘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하는 이슈로 언급되어 왔다. 그러나 예전에는 이러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적용되는 디지털 기술에는 다소 한계가 있어 왔으나 최근의 디지털 기술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시켜주고 있다. 특히 loT기술의 발전은 프로세스 운영의 투명성에 있어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었으며, 모바일 기술의 발달은 소통 측면에서의 한계성을 극복하는 데 큰 전환을 이루게 만들었다. 또한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은 신뢰기반의 프로세스 구축과 운영이 가능하게 해 준다. 단 투명성과 소통을 위한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에 대한 충분한 인식에 대한 공감대가 변화관리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두 번째는 데이터의 생성과 보관, 분석, 활용과 관련된 프로세스의 디지털화이다. 모든 기업활동의 프로세스는 데이터가 생성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관련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고객과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정보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얻어지는 정보 그리고 업무 프로세스 진행 가운데서 생성되는 정보 등 과거에는 정형화되지 못함으로 인해 활용이 어려웠던 정보들과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확보에 한계가 있었던 제약사항들이 빅데이터 기술, 클라우드 기술 등의 발전으로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환경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기술의 적용을 통해 발생되는 모든 데이터와 정보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세스 체계를 구현하는 것이 프로세스의 디지털화의 두 번째 방향이다. 결론적으로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는 운영 프로세스 투명성과 조직 내 원활하 소통을 추구해야 하며, 발생되는 모든 데이터와 정보의 생성, 보관, 분석 및 활용을 통해 의사결정의 핵심 근거로 활용될 수 있는 체계를 확보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적자원의 디지털화 란 앞서 언급한 고객관리,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운영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주도할 수 있는 인력의 육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인적자원의 디지털화를 AI나 다른 디지털 기술로 대체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이것은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관점이라고 할 수 있지 인적자원의 디지털화와는 다른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인적자원의 디지털화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경영층의 디지털 리더십이고 두 번째는 디지털 마스터리의 확보이다. 경영층의 디지털 리더십은 경영층이 최근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동향과 실효성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도입과 적용을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태도를 의미한다.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다는 것은 기업의 경영에 있어서 매우 실무적인 영역이다. 또한 디지털화가 진행된 영역이 실무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강력한 추진의지가 기반되어야 한다.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의 경우 모든 회의 운영에 있어서 사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활용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시스템 상에서 처리되고 있는 데이터와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진행한다고 한다. 따라서 아마존에서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은 대부분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처리되어야 하며, 모든 업무가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구성원 전체가 인식하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최고 경영자가 디지털화된 업무 프로세스와 그로부터 생성되는 데이터와 정보를 신뢰한다는 믿음을 구성원 모두가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인적자원의 디지털화의 두 번째는 디지털 마스터리의 육성이다. 디지털 마스터리란 업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인력들을 의미한다. 디지털 마스터리는 일반적으로 조직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한두 명의 개인이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업의 내, 외부 프로세스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최신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확보된 인력을 중심으로 디지털 마스터리 조직을 구성해야 하며, 디지털 마스터리는 경영층과 실무진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의 디지털화의 영역과 테마를 결정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충분한 검증을 통해 실무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독립적인 활동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고객, 제품과 서비스, 프로세스 및 인적자원의 4가지 관점에서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기업이 추진하는 궁극적인 목적인 시장 내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정의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주도적으로 설정함으로 새로운 산업환경 속에서 경쟁우위를 점하는 데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테슬라이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라는 산업에서 새로운 생태계와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설정함으로 전기 자동차 산업의 절대적 강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테슬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그 기반이 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목적과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 경영전략의 한 축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깊은 관심과 추진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