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패러다임의 변화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면 경제구조가 바뀐다.

by 김태완

경제구조에 대한 패러다임이 큰 두 개의 변화에 의해 바뀌고 있다. 하나는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팬데믹으로 인해 시장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이다. 전자와 후자는 이전의 자유시장경제구조와 주주가치 중심의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변화의 구체적인 모습들에 대한 실체가 현재의 경제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경제영역뿐 아니라 사회, 정치영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경제에 대한 뉴노멀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기술이 인류에게 미친 가장 큰 영향력 중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연결의 용이성이다.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연결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변화를 가져왔다. 첫 번째는 연결을 통한 결합으로 새로운 세력의 탄생이고 두 번째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대한 불균형의 해소이다. 이 두 가지는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를 팔고 사는 전통적인 시장 중심 하는 경제구조에 대한 큰 변화를 가져왔다. 디지털 시대의 연결은 물리적, 시간적 한계성을 극복시켰다. 특정한 영역에 대한 관심은 사람들을 연결시켰고 이 연결은 하나의 거대한 세력으로 다양한 영역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또한 과거에 소비자들이 거대 기업에 대해 일방적으로 끌려갈 수 없었던 가장 큰 원인은 정보의 비대칭성이었다. 그러나 작은 정보를 가진 사람들이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정보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정보의 비대칭성이 해소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두 가지의 변화는 단지 거대 기업에 대한 대항의 차원을 넘어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SSE경제의 대두이다. 여기서 SSE란 Sharing(공유) 경제, Subscription(구독) 경제, Experience(경험) 경제를 의미한다. 이러한 경제 패러다임의 핵심은 정보의 연결과 공유, 즉 플랫폼 경제의 구조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제 구조는 기존의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공유경제는 이미 우버와 에어비앤비 그리고 공유 오피스 등을 통해 충분히 소개가 되었으며, 다양한 사업 형태로 일상 경제 속으로 연착륙이 되었다. 여러 경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전체 전체 경제규모의 20% 전후까지 공유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기존의 제조업, 건설업, 숙박업 등 주요 산업영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독 경제는 시장의 다양성과 고객 니즈의 다양성의 결합을 통해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유경제와 구독 경제의 차이점이라면 공유경제는 소유자와 사용자 간의 거래라면 구독 경제는 공급자와 사용자 간의 거래라고 볼 수 있다. 공급자는 기업도 될 수 있고, 개인도 될 수 있다. 개인이 공급자가 되는 대표적인 것이 유튜브 콘텐츠의 구독이다. 그러나 구독 경제는 향후 기업의 비즈니스 전환의 선두주자가 될 확률이 높다. 그 이유는 상품과 서비스의 라이프 사이클의 단축과 이와 더불어 소비자의 기호가 다변화되는 환경하에 소유에 기반한 판매중심의 비즈니스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판매라는 수단을 서비스라는 수단으로의 변경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과 다양한 가치를 제공해주는 것이구독 경제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구독 서비스를 비롯해서 와인 구독, 고급 승용차 구독 등 다양한 형태의 구독 서비스를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활용하고 있으며, 그 영역의 확대는 오래지 않아 우리 일상생활은 물론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크게 확대될 것이다. 경험 경제는 공유경제와 구독 경제와 같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경제 측면과 오프라인 즉, 유통, 리테일 측면의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의 소비는 크게 두 가지의 형태로 구분될 것이다. 한 가지는 삶에 필수적인 재화에 대한 소비와 삶을 윤택하게 해 줄 수 있는 경험을 얻고자 하는 소비이다. 상당 수의 경제학자들은 경험의 소비시장의 규모가 점진적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양함을 추구하고 이를 공유를 추구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경험 경제는 급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시장의 부상으로 인해 위축되고 있는 유통, 리테일 등 오프라인 매장은 체험형 매장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 될 것이다. 사람들이 오감을 디지털 기술이 100% 만족시켜줄 수 없다. 실제로 만져보고 확인하고 소통하는 경험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원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 형태의 매장이 아닌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됨으로 인해 다양한 체험과 더불어 편의성이 접목된 매장이 있다면 기꺼이 매장을 방문할 것이다. (전통을 추구하는 매장은 다른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 아마존이 맨해튼에 오프라인 서점을 오픈하고 아마존 고를 통해 온라인 쇼핑의 고객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SSE경제는 기존의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고 있다. 특히 팬데믹은 이러한 SSE경제가 시장에 정착될 수 있는 기간을 상당 부분 앞당겨놓았다. 특히 경제를 주도하는 장년층 이상의 소비자들에 대한 SSE경제의 접근성의 확대는 향후 SSE경제의 발전에 대한 속도감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특히 환경에 대한 높은 관심과 우려에 기반한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ESG(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가 매우 주목을 받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란 기존의 주주의 가치에만 초점이 맞추어진 자본주의가 아니라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 즉, 고객, 직원, 공급업자 등의 가치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의미로서의 자본주의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차원의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평가하고자 하는 내용이 바로 ESG이다. ESG는 기업의 무형자산의 관점에서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재무적 위험 요소라고도 할 수 있다. 세계 최대 투자회사인 블랙록은 투자 시 ESG에 대한 부분을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놓겠다고 발표했으며, 세계의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S&P, 피츠는 기업의 신용평가 시 ESG항목을 20%~22%까지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각 국의 정부에서도 ESG에 대한 정보공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거나 이미 마련하여 시행 중이다. ESG는 기업에서 하면 좋고, 하지 않으면 좋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ESG는 이제 기업이 시장경제, 특히 투자시장에 입장하기 위한 하나의 ‘드레스 코드’이다. 갖추어 입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환경문제가 대두되는 기업, 노동자과 공급업자들에게 부당한 행위를 가하는 기업,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기업,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 정경유착을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기업 등은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기업은 인류가 살아가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긍정적 인식보다 훨씬 높다. 그것은 기업이 주주중심의 단기적 이익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야 하며,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이 모두가 함께 그리고 미래 후손들이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경제 패러다임이다.

비즈니스 인프라가 바뀜에 따라 소비자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비즈니스에 대한 관점이 바뀌고 있다. 이전의 비즈니스 전략은 효용성을 잃게 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될 뿐 더 저 정치적 관점에서도 옹호를 받기 어려워졌다. 경제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와 그를 통한 구조적 변화에 대한 직시가 필요하다. 경제에 대한 뉴노멀은 시작이 아니라 이미 상당히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그 영향을 이미 받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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