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가 된 아들의 고민상담

by 옛골소년

아들은 24시간의 틀을 자기의 시간으로 맞춰살고 있는 일시적 시간 파괴자입니다. 오후 12시에 아점을 먹고 새벽 2시 넘어까지 활동을 합니다. 학교에 다닐 땐 작곡에 할애하는 시간이 적다고 불평을 늘어놓으며 차라리 학교를 그만두고 음악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가슴 철렁한 얘기를 자주 하곤 했습니다.

한창 공부를 할 나이에 작곡에 몰입하는 것에 반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사춘기를 음악으로 이겨내려는 수단쯤으로 생각했고 음악으로 자기의 꿈을 펼치고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습니다.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무언가에 미치는 것이 있는 게 오히려 신기했고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길어진 방학으로 작곡을 하는데 학업이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아들의 생각이 오판인지 아닌지 스스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들의 주장대로라면 학교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는 지금이 음악에 심취해서 결과물을 자판기처럼 쏟아 내야 할 텐데 오히려 생산성이 더 떨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들에게 질문을 합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작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이 행복하니?", 아들의 머리가 조금은 복잡해 보입니다. 방해하고 있는 것을 제거하면 다른 것에 더욱 집중해서 양질의 창작물이 손에 들어올 것으로 생각했던 기대는 방안에 갇힌 몸처럼 음악의 리듬도 뭔가에 갇혀버린 듯 둔해 보였습니다.

아들과의 대화는 꼬리물기로 이어집니다. 학교(공부)라는 것에 완전히 벗어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방해가 될 것처럼 얘기합니다. "아들아!, 이 세상에서 방해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는 데..., 하나 해결하면 다른게 또 튀어나오고... 어떡하면 좋니?", "뭐가 그리 급할까!, 정해 놓은 단계(규칙)가 있는데...,

가끔씩 아들에게 전해 듣는 교실 분위기를 생각하면..., 뭐라 할 말이 없어질 때가 있습니다. 영혼 없이 적혀지는 칠판의 글씨들, 학원에 가기 위해 학교를 들리러 온 것처럼 보인다는 친구들, 서로에게 별로 관심 없는 학교생활, 그래서 음악이라도 신나는 것을 만든다는 아들!..., 그래!, 좋아!, 억눌림을 빠른 템포로 표현하는 것!..., 랩도 그렇게 탄생한 것이라며 힘을 주어 얘기합니다. 그래서 아들의 음악은 랩처럼 강렬하고 반복적인 리듬이 많은 가 봅니다.ㅎㅎ

"학교생활에서 음악에 영향을 주는 좋은 경험을 하고 있네!..., 우리 아들이 천재성을 보여 단계를 뛰어넘지 않는 이상 단계를 지나치며 생략하고 갈 수는 없는데..., 아빠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되니?"..., 아빠의 부족한 경험치로 머리가 굵어진 반항끼를 제어하며 감정의 흐트러짐 없이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땐 그냥 한숨이...,

가끔씩 불쑥 튀어나오는 말이고, 대화를 끝낼 수 있는 말이지만 입에서 그냥 맴도는 말이 있습니다. "야!, 그러니까!..., 그냥 공무원 시험공부나 해!...ㅋㅋㅋ", 아이들이나 부모들이나 물질적인 풍요와 기회의 빈곤이 상존하는 참으로 이상한 시대에 갇혀 사는 것 같습니다 !.ㅠㅠ

어찌 됐던 아들에게 다시 얘기를 해줍니다. 음악에 집중하지 못하게 훼방을 놓은 것들이 너의 표현에 방해가 되었던 것이 아니라 실던 좋든 간에 경험이 되었으니 음악으로 표현된 것이 아닐까!..., 좋은 경험에서 흥겨운 음악이 나오고 싫은 경험에서 슬픈 음악이 나오는 것처럼!..., 이것도 틀에 정해진건 아니지?ㅎㅎ

힘드니까 마무리하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그런데, 그럴 수가 있나?)..., 누구에게 인정받기 위해 음악이라는 창작물을 생산하는 게 아니라 너의 고등학생 일기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솔직한 일기를 써 내려가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가 너의 일기를 들어보고 조금씩 공감해 주지 않겠니!..., 극히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라면 고정된 틀을 무시하고 자기 것에 맞춰 사는 파괴자도 한번 되어봐!, 근데 말이야!..., 공부는 정말 포기한거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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