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준비로 분주한 집사람이 여느 때처럼 오늘 날씨가 어떠냐고 물어봅니다. 통신사 AI 스피커가 설치되기 전까지는 제가 날씨를 검색해서 알려주었습니다. 비가 오는지, 추운지, 먼지가 많은지 등등..., 그런데, 얼마 전에 설치한 AI 스피커가 제가 해오던 날씨 검색 서비스를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집사람에게 AI에게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것이 아닌 물건에게 호칭을 하며 날씨를 물어본다는 게 여전히 어색한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걸어 봅니다. 친절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안내해 주는 날씨를 듣고 집을 나서는 집사람의 입에서 "고마워!~"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런..., 이건 뭐지?" "아니!, 왜 나한테는 한 번도 하지 않은 '고맙다'라는 말을 AI스피커에게 해주는 거야?", "그래서, 뭐?..., 내가 그랬나?"라며,유유히 집을 나서는 집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기며 가버립니다. AI스피커에게 밀린다는 이 거북한 기분은 뭐지!ㅋㅋ 어느 정도 답이 정직한 질문엔 즉시 반응을 해주는 신기한 물건입니다. 가끔은 식구들과 대화할 때 AI에 지정해 놓은 이름과 비슷한 단어가 나오면 자기를 호출한 것으로 잘못 알고는 질문을 기다리는 모습이 엉뚱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손으로 검색하지 않고 말로 지시하고 귀로 듣고..., 남편보다 빠르고 말도 잘 듣습니다.ㅠㅠ 청소기에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도 있다고 하니 반려 AI 로봇이 집에 같이 있는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바이러스에 의해 인간이 속수무책인 지금의 현실을 보면, 어느 영화 속 얘기와는 반대로 AI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 인간과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무거운 생각을 잠시 해보며 집을 나설 준비를 합니다. 한 달이 넘게 카페는 인터넷 검색하고 블로그에 글 올리는 공간으로 돼버렸습니다. 간헐적으로 찾아오시는 손님이 마치 깊은 산속 산장을 찾아 헤매다 들리는 등산객 것처럼 이 험지를 어렵사리 찾아오심에 감격스럽기까지 합니다. 오늘도 그렇게 찾아온듯한 손님 한 분이 주문과 동시에 바로 화장실로 향합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내린 후 잔에 담고 손님이 어느 자리에 앉을지 정하지 않고 화장실로 향했으니 잠시 기다려 봅니다. 화장실에서 나온 손님은 "저!..., 죄송한데 테이크아웃 잔에 담아 주시겠어요!", 잔을 옮기며 생각했습니다. 이 손님은 생리현상의 근심을 푸는 사용료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신 거였구나!...ㅎㅎ 카페가 무슨 용도이든 간에 찾아와주신 손님이 고맙기만 합니다. 근심도 해결하고 커피도 손에 한잔 넣고 가시는 손님의 얼굴이 편안해 보입니다. 타인의 선한(?) 행동을 보며 단돈 몇천 원에 서로의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가끔씩 눈인사도 없이 화장실만 사용하고 가시는 손님에 비하면 선하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ㅋㅋㅋ 화장실을 한번 사용했다고 돈을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한번 사용했다고 커피 한 잔을 사 가는 분도 있으니 같은 행동을 한 것에 다른 결과를 가지고 결코 선악으로 구분하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저 역시도 가끔씩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점 화장실을 은근슬쩍 이용했던 행동을 생각하면 이왕이면 좋은 쪽으로 행하는 것이 서로에게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운이 좋은 날입니다. 행복한 날이라고 해야할까!ㅎㅎ, 한참 후 들어온 남녀 한 쌍이 여자친구의 화장실 사용료로 아메리카노 한잔 값을 지불하고 갔습니다. 오늘은 카페가 유료 공중화장실 용도로 활용되는 날인가 봅니다. 점점 지쳐가는 무한 긍정의 힘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걱정도 되는 하루입니다.ㅠㅠ 하루빨리 모든것들이 본연의 용도를 찾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내일도 오늘처럼만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메리카노#긍정의힘#무한긍정#행복한하루#AI스피커#커피인뜨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