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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g Jul 25. 2023

비자 발급이 안된다구요?

워홀의 시작, 공항부터 심상치 않다

 밴쿠버 공항을 도착하니 밴쿠버 공항의 상징 두 개의 토템이 나를 반겨주었다. 하지만 이민국 시스템이 다운되어 비자를 못 받았고, 설상가상 밴쿠버 공항에 여권과 돈이 든 가방을 놔두고 다운타운까지 와버렸다. 아... 나 어떡하지?






비자 발급이 안된다구요?


 장장 10시간의 비행 후,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심사를 하러 가는 중에는 밴쿠버 공항을 상징하는 토템 두 개가 나를 맞이하고 있었고 밴쿠버에 왔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전자식 입국심사를 통해 빠른 입국심사를 마치고 이미그레이션 센터로 향했다. (짐은 이미그레이션 센터 옆에 세워두는 장소가 있는데, 거기 놔둬도 아무도 안 가져간다.) 센터에서 한 10분 기다렸나? 내 차례가 되어서 비자 발급받으러 갔다. 워홀카페를 보니 무슨 3시간 걸렸다는 사람도 있던데, 역시 운이 좋다며 신나게 비자 발급하러 왔다고 당당하게 얘기했다.


 내가 당당하게 얘기한 것만큼 이미그레이션 센터 직원도 당당하게 현재 비자 발급을 못 한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일이람? 몇 시간 전부터 이민국 시스템이 다운되어서 시스템이 다시 활성화되면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기다린다고 했는데, 역시 여긴 한국이 아니었다. 언제 활성화될지도 모르고 기다려도 상관은 없는데, 의미 없을 거라고 했다. 비자는 메일로 줄 테니 주소를 적으라 했고, 아니면 3~4일 뒤 공항에 다시 받으러 오라고 했다. 공항에 다시 오기 귀찮을 것 같아, 주소를 적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밴쿠버 오자마자 여권을 잃어버리다


 한국에서 밴쿠버로 오면서 방 계약을 하고 왔고 계약한 방의 룸메가 일 마친 후 차로 데리러 오기로 했었다. 비자발급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 줄 몰라서 3시간 남짓한 시간이 붕 떠버렸다. 시간이 많이 남아 공항 구경을 했는데, 10분 만에 끝나버렸다. 한국에서 밴쿠버 공항이 엄청 작다고 듣긴 했지만, 이 정도 일 줄이야. 그렇게 10분 만에 공항투어는 막을 내리고 간단한 요기와 함께 룸메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인고의 시간 끝에 룸메가 도착했고, 카톡으로 몇 번 이야기했다 보니 어색하진 않았다. 차로 짐을 옮기는 중 뒤에서 들리는 경적소리에 빠르게 차를 타고 공항을 나섰다. 룸메와 이야기를 이어나가다 보니 40분쯤 지났고, 집에 거의 도착직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뭐가 허전했다. 뭔가 이상하다 직감을 느낀 순간, 깨닫게 되었다. 공항에서 차에 캐리어를 넣으며 공항에 가방을 놔두고 온 것이다! 그때 가방 안에 1500달러, 에어팟, 여권 등이  있었고 오자마자 대사관을 가서 다시 여권발급받는 모습이 머릿속을 강타했다.


 처음 본 룸메에게 가방 공항에 놔두고 온 거 같다고 말했고, 룸메가 친절하고 미안하게도 공항으로 차를 돌려주었다. 그러며 공항 근처에서 막 일을 끝낸 다른 룸메에게 전화하며 혹시 공항 가서 가방 찾아줄 수 있냐고 말했다. (계약한 집에는 4명이 함께 산다.) 그러며 어디 놔뒀는지를 계속 생각했고, 생각해 보니 캐리어를 차에 싣고 뒤에서 경적소리를 내는 바람에 공항 캐리어 카트를 제자리에 갖다 놓지 않고 왔던 것이 생각났다. 거기에 놔둔 것이라 확신했고, 제발 그 카트가 제자리에 남아있었으면 했다.


 공항 근처에서 일을 끝낸 또 다른 룸메가 먼저 공항에 도착했고, 문제의 카트를 찾았다. 1시간이나 지났는데, 다행히 그 자리에 카트가 움직이지도 않은 채 딱 있었고 가방 안의 모든 물건은 그대로였다. 진짜 룸메들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 그렇게 밴쿠버 온 첫날부터 강렬한 에피소드를 만들었고, 이젠 또 어떤 에피소드가 펼쳐질지 궁금하다. 이젠 좋은 일만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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