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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비용을 70% 싸게 했다

by 두집사라이프 Mar 10. 2025

자 우리는 이사 갈 집을 골랐다. 이제 이사를 해야 한다.

우리가 처음 생각한 금액보다 70%나 싸게 한 비법을 공유하겠다. 아주 팁이 난무하니 꼭 끝까지 보길 바란다.   


나는 지금까지 그냥 내차로 전부 옮겨도 될만한 짐을 가지고 살았다. 대학교 대학원시절에는 기숙사 생활을 했기에 학기마다 짐을 싸는 데는 이골이 났다.

옷, 간단한 식기, 생활용품 정도였기 때문에 택배로도 충분히 가능했다. 짐을 최대로 줄이는 방법에는 도가 텄다.

처음 사회인이 되었을 때도 크게 차이는 없었다. 풀옵션 자취방에 들어갔기에 식기가 조금 늘었을 뿐 짐은 똑같았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자취방의 평수가 넓어졌고 가구가 조금씩 생겼다. 책상, 책장, 접이식 의자 등 공간을 채울만한 가구를 들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타 지역으로 갈 수 있으니 운반이 가능한 것들도 샀다. 역시나 몇 년 뒤 타 지역으로 옮겼는데, 조립식 철제가구와 접이식 의자는 이사할 때 빛을 발했다.   

다른 자취방에서 퀸사이즈 침대를 샀고, 수납공간이 모자라 작은 서랍장을 샀다. 그렇게 나만의 공간이 넓어질수록 가구들은 늘어갔다.

플러스 그와 장거리커플이 되고 그의 짐이 내 집에 들어오면서 살림살이는 상상초월하게 늘어났다.



같이 살기로 이야기를 한 뒤로 그는 내 집에 짐을 전부 옮겨놓았다.

그리고 폭탄이 된 집에서 우리는 고민에 휩싸였다.

"어떻게 이사하지..." 정말 난감했다. 절대 자동차로는 옮길 수 없는 짐의 양었다.


결국 이사 종류가 뭐가 있는지 그제야 알아본 것이다. 이사 종류에는 포장이사, 반포장이사, 용달이사가 있다. 나도 이렇게 이사를 본격적으로 해보기 전까지 그 차이를 전혀 몰랐다.

포장이사는 포장업체에서 이사의 전반적인 것을 모두 해준다. 내가 살던 집의 물건을 전부 포장해서 운반해준다. 그리고 이사 갈 집에 내 물건들을 정리까지 해준다. 이때는 귀중품만 잘 챙겨서 가면 된다. 반포장이사는 큰 가구 가전들만 포장업체에서 포장해 준다. 나머지 자잘한 짐들은 개인이 박스 포장을 해야 한다. 의뢰인이 가구나 가전 배치를 업체에게 이야기하면 그 위치에 옮겨준다. 물론 짐정리는 개인이 알아서! 용달이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개인이 하면 된다. 용달 기사님이 같이 짐을 옮겨주시긴 하지만, 큰 가구 가전부터 자잘한 짐 모두 개인이 포장을 해야 한다.


난 그에게 포장이사를 하자고 권유했다. 큰 가구는 침대, 작은 서랍장, 컴퓨터 의자와 책상 등 꽤나 살림살이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나의 취미가 식물을 키우기인데, 이 녀석들이 2년 동안 무럭무럭 자라 20L의 이상 큰 화분으로 이사를 갔다. 식물 개수도 적은 것이 아니라 고민이 되었다. 애지중지 키웠는데 나눔을 하거나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식물들이 얼어 죽지 않으려면 자동차에 히터를 틀고 모시고 가야 했다. 즉, 자동차에는 짐을 넣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사 일정이 촉박하여 짐을 둘이서 싸기에는 시간이 어려울 것 같았다. 수많은 짐을 보니 그냥 보기만 해도 몸살이 올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는 반대 입장이었다. 역시... 실망을 저버리지 않는다. 용달이사를 원했다. 포장이사를 할 만큼의 살림규모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부 자잘한 짐이기 때문에 둘이서 짐을 싸면 금방 포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큰 가구도 몇 개 안 되니 용달기사님과 둘이 옮기면 충분하다고 했다. 결정적으로 가격도 반이상 저렴했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내가 키운 식물은 자동차로 옮기고 나머지는 용달에 충분히 실을 수 있다고 했다. 1톤이면 금방 한다고.


결국 그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그리하여 이삿짐을 싸는데... 놀라운 점은 그가 정말 빠른 속도로 짐을 싼다는 것이다. 나는 박스 하나를 쌀 때 살림살이가 섞이지 않게 나눠서 넣었다. 필요 없는 것은 분리수거까지 하면서 짐을 쌌다. 그렇다 보니 한 섹션을 포장할 때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러나 그는 한 번에 때려 넣는 타입이었다. 정말 후루루룩 싸버렸다. 이렇게 힘들고 예민한 시기에는 나와 다르다고 화내지 말고 눈감아야 한다. 정리는 이사 가서 생각하자.


거의 이틀 만에 짐을 싸고 그는 숨고에서 용달기사님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아참 숨고는 숨은 고수라는 어플인데 정말 다양한 전문가들이 있으니 한번 들어가 보길 추천한다. 순식간에 5군데에서 연락이 왔고 전부 전화를 해보았다. 큰 짐이 무엇인지, 작은 짐들은 몇 개인지, 사진도 찍어서 보냈다. 그리고 이사 갈 지역까지 이야기하면 견적을 내서 알려주신다. 그는 통화를 해보고 가장 친절하고 가격선도 적당한 분으로 선택했다.


용달이사 팁 대방출하겠다.

첫 번째 팁 큰 짐과 작은 짐들의 개수를 정확하게 이야기드려야 견적도 정확히 나온다.

만약 다 포장하지 못했다면 사진이라도 찍어서 보내드리면 된다. 꼭 한 군데 말고 여러 군데를 전화해서 비교해 보고 정해라. 정말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두 번째 팁은 다이소에 가서 비닐봉지 큰 것을 사라. 70L, 짜리 비닐봉지가 있다.  

다이소 파란색 플라스틱 이사박스는 많이 넣을 수 있으나 운반할 때 너무 힘들다. 이는 용달기사님도 비닐봉지가 훨씬 좋다며 이야기하셨다.

나도 파란색 박스는 들 수 없으나 검정봉투는 양손에 쥐고 옮길 수 있었다.


세 번째 팁 이삿날에 이삿짐 운반 알바를 구해라.

이럴 때 당근을 사용하면 특히 좋다. 한 시간만 큰 짐을 함께 날라줄 알바를 구하면 일이 수월하다.

이삿짐 운반 알바는 시간당 12~13천 원에 올리는데, 빨리 알바를 구하고 싶다면 15천 원으로 올려보아라. 바로 연락이 온다.  


우리는 정말 다행히 용달 기사님이 매우 베테랑이셨고, 추가 요금도 요구하지 않으셨다. 일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 주셨다. 또한 당근에서 구한 아르바이트생분도 너무나 일을 열심히 해주셨다.

정말 감사한 날이었다. 그들에게 김밥과 음료를 드리며 일당을 송금해 드렸다. 짐을 싣고 살던 집을 청소하는 데까지 대략 50분 안팎이 걸렸다.


그렇다. 우리는 포장이사의 1/3 가격 밖에 안 되는 용달이사를 선택했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몸이 개고생 하면 된다.

처음으로 본격적인 용달이사를 해본 그는 다음 이사 갈 집은 무조건 포장이사를 하자고 했다.

참고로 나는 이사 와서 2주를 몸살로 고생했고 정리하는데 2주가 걸렸다.


하하하 다들 이렇게 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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