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으로의 이직 – 세대별 기회와 위험

by 두드림

스타트업으로의 이직 – 세대별 기회와 위험


스타트업은 늘 불확실성과 가능성이 공존하는 무대다.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직책보다 문제 해결이 우선이고, 체계보다 속도가 먼저이며, 성과는 실험과 학습의 반복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그 선택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청년, 중장년, 은퇴자가 스타트업으로 이직한다는 것은 각각 어떤 기회를 제공하고, 어떤 위험을 감당해야 하는 걸까? 그리고 이 여정을 준비한다면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1. 청년에게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은


‘성장 가속기’이자 ‘불안정한 모험’이다.


많은 청년이 첫 직장이나 조기 이직에서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빠른 성장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는 몇 년간 동일한 업무를 맡는 경우가 많지만, 스타트업에서는 하루아침에도 역할이 바뀐다.

작은 조직에서 고객 인터뷰를 직접 하고, 데이터를 뽑아 분석하며, 동시에 마케팅 실행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흔하다. 이는 곧 짧은 시간에 커리어의 압축 성장을 경험하게 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스타트업에서는 자신이 한 제안이 곧바로 실행되고, 고객 반응으로 이어지는 “내 손으로 변화를 만들었다”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이런 경험은 훗날 이직이나 창업에서 강력한 “내러티브 자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반대급부는 크다. 불안정한 고용은 가장 큰 리스크다. 자금난이나 시장 실패로 몇 개월 만에 회사가 사라질 수 있다. 또한 뭐든 다 하는 환경에서 넓게 배우는 대신 전문성이 얕아지는 문제도 생긴다.

사례: 24세 B씨는 대기업 대신 스타트업을 택했다. 운영·분석·마케팅을 모두 경험하며 1년 만에 “프로덕트 매니저”로 성장할 기회를 얻었지만, 투자 유치가 무산되며 회사가 문을 닫았다. 다행히 그는 이때 쌓은 경험을 체계적으로 포트폴리오화해 다른 기업에 합류했지만, “스타트업에서의 성장은 화려하지만 동시에 잔인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준비 포인트: 청년이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때는 최소 6개월 생활비를 준비해 “불확실성의 쿠션”을 마련하고, 다양한 업무 경험 속에서 최소 하나는 깊은 전문성(데이터, 디자인, 마케팅 등)을 확실히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2. 중장년에게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은


‘두 번째 커리어 곡선’이자 ‘적응의 시험대’다.


중장년이 스타트업으로 향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기업에서의 성장 한계, 관료적인 문화에 대한 피로, 혹은 본격 창업 전의 리허설 등이다. 무엇보다 “내가 가진 경험을 작은 조직에서 곧바로 발휘할 수 있다”는 매력이 크다.

실제로 프로세스 설계, 인력 관리, 네트워크 확보는 스타트업이 가장 갈망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중장년은 빠르게 핵심 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COO·CMO·CFO와 같은 중간 경영진 자리로 직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 과정은 곧 새로운 커리어 곡선을 만들어 준다.

그러나 동시에 적응이 가장 큰 시험대다. 대기업에서 익숙했던 체계와 보고 체계는 스타트업에서는 오히려 속도를 늦추는 장벽이 된다. 젊은 팀원들은 “빠른 실행”을 원하는데, 중장년은 “체계와 안정”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아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사례: 42세 D씨는 대기업 마케팅 팀장을 그만두고 교육 스타트업의 CMO로 이직했다. 그는 초기에 문서화와 보고 체계를 강조하다 팀의 불만을 샀지만, 곧 전략과 장기 로드맵은 자신이 맡고, 작은 실험과 실행은 팀에 맡기는 방식으로 조율했다. 6개월 만에 팀의 성과는 개선됐고, 조직 내 신뢰도 회복됐다.

준비 포인트: 중장년이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때는 “내가 전략만 담당할지, 실행도 같이 할지”를 분명히 합의해야 한다. 또한 보상 구조에서 현금 비중을 얼마나 확보할지, 지분 인센티브는 어떤 조건일지 협상하는 것이 필수다.


3. 은퇴자에게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은


‘경험의 환원’이자 ‘체력의 도전’이다.


은퇴자는 스타트업에서 단순히 일자리를 찾는 것이 아니다. 평생의 경험을 젊은 세대와 나누며 삶의 의미를 확장하는 데 더 가깝다. 자문, 멘토, 사외이사, 혹은 일부 파트타임 역할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내 지식과 네트워크가 여전히 가치 있다”는 보람을 얻는다.

그러나 현실적 제약도 분명하다. 빠른 실행과 디지털 협업 툴에 익숙하지 않으면 스타트업의 속도에 적응하기 어렵다. 또한 창업팀은 종종 은퇴자에게 “손발로 뛰는 자문”을 기대하지만, 은퇴자는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상상하는 경우가 많아 역할 불일치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례: 62세 F씨는 자동차 부품업체 출신으로 로보틱스 스타트업의 어드바이저가 되었다. 3개월 만에 제조·품질 프로세스를 정리해 불량률을 40% 줄이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초기에는 협업 툴 사용에 서툴러 의사소통이 지연되었고, 결국 팀에서 디지털 온보딩 교육을 제공하며 해결할 수 있었다.

준비 포인트: 은퇴자가 스타트업으로 이직한다면 ‘시간 투입(월 몇 시간)’, ‘구체적인 산출물(예: 매뉴얼 작성, 네트워크 연결)’, ‘보상 구조(현금 + 옵션)’를 계약 단계에서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 세대별로 다른 무대, 그러나 공통된 과제는 ‘기대치 맞추기’

청년에게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은 빠른 학습과 성장을 가능케 하지만, 불안정과 전문성 부족의 위험이 있다.

중장년에게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은 경력의 새로운 곡선을 만들 기회지만, 적응과 보상 협상의 과제가 따른다.

은퇴자에게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은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고 삶의 의미를 확장하지만, 체력과 역할 괴리를 감수해야 한다.


세대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기대와 회사의 기대를 초기에 명확히 맞추는 것이다. 이 합의가 이루어질 때 스타트업은 인생의 두 번째, 세 번째 곡선을 선물하는 무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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