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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서 찾는 해법
최근 성수동은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상업·문화 공간 중 하나로 꼽힙니다. 대형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가 줄지어 들어서고,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오래 자리해온 동네 가게들이 임대료 인상과 개발 압박으로 하나둘 문을 닫는 현실이 있습니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단순한 임대료 상승 문제가 아닙니다. 기존 주민과 소상공인이 생활 터전을 잃고,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이 사라지는 과정이죠.
그렇다면 이런 변화를 막거나 최소화할 방법은 없을까요? 해외 사례와 연구에서 찾은 해법들을 소개합니다.
토지와 건물을 시장에 맡기지 않고, 지역 공동체가 소유하는 방식입니다.
푸에르토리코의 ‘Caño Martín Peña’ 지역은 주민들이 토지를 신탁으로 묶어 개발과 이주 압박을 동시에 막았습니다. 워싱턴 D.C.의 ‘Douglass Community Land Trust’ 역시 개발 이익을 지역 주민과 공유하며, 저렴한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토지 소유권을 지역이 쥐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가격 급등에도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거주·상업 환경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가 지역에 들어올 때, 주민과 맺는 법적 합의입니다.
새 건물이나 상업시설이 들어오면, 고용 기회 제공·지역 기반 업체 우선 계약·문화 공간 확보 등 주민 요구를 계약에 포함시키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개발의 혜택이 외부 자본이 아닌 지역 사회와 공유됩니다.
빈, 암스테르담 같은 유럽 도시들이 젠트리피케이션에 비교적 잘 대응하는 이유는 사회주택 비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공공 임대주택과 임대료 규제가 결합되면, 급격한 가격 상승에도 기존 주민이 떠나지 않고 생활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세입자 보호법 강화 역시 중요한 장치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상점과 작업실에도 영향을 줍니다. 임대료가 오르면, 오랜 세월 쌓아온 동네 가게들이 문을 닫게 되죠.
이를 막으려면 지역 소상공인 전용 임대구역을 설정하거나, 예술·문화 단체가 공간을 공동 소유·운영하도록 지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뉴욕 차이나타운의 ‘Chinatown Art Brigade’처럼 예술을 통해 지역 이야기를 전하고, 외부 개발에 대응하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개발 방향을 결정하는 테이블에 주민이 함께 앉아야 합니다.
참여 예산제(Participatory Budgeting), 주민 주도 지구계획(Zoning), 지역 자산 중심 개발(ABCD) 같은 방식은 공동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해줍니다.
결국 지역의 주인이 개발의 주체가 될 때, 젠트리피케이션은 최소화됩니다.
에어비앤비 등 단기 숙박 임대가 주택 공급을 줄이고, 거주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 세계 주요 도시는 이를 규제하거나 등록제를 도입해, 장기 거주 가능한 주택을 지키고 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단일 정책으로 막기 어렵습니다.
토지 구조 개혁, 공공 주택 확보, 세입자 보호, 소상공인 지원, 주민 권한 강화, 단기 임대 규제가 서로 맞물려야 합니다.
성수동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지역에서는 더더욱, 개발 속도와 지역 공동체의 균형을 맞추는 전략이 절실합니다.
도시의 활력과 정체성을 동시에 지키려면, 우리는 ‘누구를 위한 발전인가’라는 질문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