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TUNE 선정
올해 Fortune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인물’ 순위는 기술·자본·공급망을 쥔 리더들이 어떻게 권력을 재편하는지 단번에 보여준다. 1위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칩 하나가 연구, 클라우드, 모바일 서비스의 속도를 좌우하는 시대에 “연산력의 밸브”를 쥔 기업의 수장이 정상에 선 건 어쩌면 당연하다. 그 뒤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BYD의 왕촨푸가 톱5를 이뤘다. Fortune은 이 순위를 ‘매출’이 아니라 실제 영향력—자원 통제력, 산업 파괴력, 정책·생태계에 미치는 파장—으로 평가했다고 밝힌다.
연산력의 권력화
AI 붐의 실질적 병목은 데이터센터용 GPU와 이를 둘러싼 소프트웨어 스택이다. 엔비디아(1위)와 AMD(14위), 그리고 이들과 긴밀히 얽힌 클라우드 플랫폼(2위 마이크로소프트, 13위 아마존, 6위 구글)이 모두 상위권에 포진한 배경이다. AI 윈터·서머의 논쟁과 무관하게, 모델 학습·추론을 위한 인프라를 누가 얼마나 빨리, 싸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가 기업 권력의 핵심 벡터가 됐다
전기차·배터리의 지정학
왕촨푸가 이끄는 BYD(5위)와 메리 바라가 이끄는 GM(10위), 레이쥔의 샤오미(16위)는 전기차를 ‘하드웨어+소프트웨어+생태계’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차량이 곧 ‘달리는 컴퓨터’가 되면서, 칩과 클라우드 세력이 자동차 권력 구조와 수직결합되는 추세다.
금융의 보이지 않는 손
제이미 다이먼(JPMorgan, 9위), 아나 파트리시아 보틴(산탄데르, 20위), 제인 프레이저(씨티, 12위) 같은 금융 수장들은 금리·규제·자본시장 흐름을 매개로 기술과 실물산업의 확장을 뒷받침한다. AI·전기차의 설비투자, 데이터센터 부동산, 공급망 재편의 자금조달을 생각하면 왜 금융 리더들이 여전히 ‘권력의 변속기’인지 이해된다.
젠슨 황 (NVIDIA) — AI 인프라의 병목을 푸는 칩 공급자. 생태계 전체의 가격·속도·성공 확률을 좌지우지한다.
사티아 나델라 (Microsoft) — GPT·코파일럿을 운영체제급으로 흡수, 클라우드와 생산성 스택의 결합을 극대화.
마크 저커버그 (Meta) — 소셜 그래프에 멀티모달 AI를 결합, 추천·광고·에이전트를 재정의.
일론 머스크 (SpaceX / Tesla / X) — 우주·EV·AI를 관통하며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제조 스케일을 통합하는 드문 플레이어.
왕촨푸 (BYD) — 배터리 수직계열화로 단가와 스피드를 장악, EV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
순다르 피차이 (Alphabet / Google) — 검색·유튜브·안드로이드·클라우드를 얹은 ‘플랫폼 다각화’의 표본.
런정페이 (Huawei) — 통신·디바이스의 장기 R&D로 제약 속 성장 경로를 개척.
샘 알트먼 (OpenAI) — 모델에서 에이전트로 넘어가는 전환기의 ‘사용경험 표준’을 선도.
제이미 다이먼 (JPMorgan Chase) — 글로벌 유동성의 방향타. 핀테크·AI 도입에서도 공격적.
메리 바라 (General Motors) — 레거시 제조의 AI·소프트웨어 전환을 상징. 공급망 재설계와 수익성 방정식에 천착.
줄리 스위트 (Accenture) — 거대 조직의 디지털 전환을 실제 프로젝트로 연결하는 실행 파워.
제인 프레이저 (Citigroup) — 글로벌 리스트럭처링과 리스크 관리로 씨티의 체질개선을 추진.
앤디 재시 (Amazon) — AWS의 AI 스택과 엔터프라이즈 워크로드를 결속시키는 데 승부.
리사 수 (AMD) — 데이터센터·PC·콘솔을 아우르는 고성능 컴퓨팅의 ‘대안 축’.
팀 쿡 (Apple) — 하드웨어-서비스 결합의 교과서. 개인정보·칩 내재화로 차별화 유지.
레이쥔 (Xiaomi) — 스마트폰·IoT·전기차를 하나의 OS와 커뮤니티로 묶는 실험.
피터 틸 (PayPal 공동창업자 / 투자자) — 데이터·안보·핀테크 영역의 ‘사상과 자본’을 연결하는 투자자.
제프 베이조스 (Amazon 창업자 / Blue Origin) — 전자상거래·클라우드 개척자에서 우주·장기 프로젝트로 영향력 확장.
더그 맥밀런 (Walmart) — 세계 최대 유통의 디지털 전환을 ‘현장 오퍼레이션’으로 구현.
아나 파트리시아 보틴 (Santander Group) — 남미·유럽을 잇는 자본의 허브를 이끄는 리더.
여성 리더의 약진: 100명 중 19명이 여성으로 집계됐다. 금융·컨설팅·반도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지역 분포의 이동: 미국 중심이지만, 아시아 비중이 빠르게 커졌다(미국 62, 아시아 17, 유럽 13, 중동 1). 공급망과 내수 규모, 정부의 산업정책이 결합한 결과다.
전년 대비 변화: 2024년 첫 발간 당시 1위는 일론 머스크였고 여성은 18명, 지역 분포는 미국 70·아시아 15·유럽 14·중동 1이었다. 1년 만에 칩·AI 중심으로 무게가 더 옮겨 간 셈이다.
투자·사업개발: ‘칩–클라우드–응용’의 삼각축 어디에 서느냐가 향후 2~3년 밸류에이션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인재 전략: AI 역량을 ‘툴 사용’에 그치지 말고, 데이터·모델·인프라 파이프라인을 잇는 전사 역량으로 설계해야 한다.
정책·규제 대응: 데이터센터 전력, 반도체 공급망, 보안·개인정보 이슈가 모두 산업 전략이자 사업 리스크다.
올해 순위는 “누가 가장 큰 회사를 운영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미래의 스위치를 쥐고 있느냐”에 대한 답이다. 연산력과 배터리, 그리고 이를 ‘서비스’로 바꾸는 플랫폼이 그 스위치다. 다음 리스트에서 순위가 바뀔 수는 있지만, 권력의 축이 이 세 영역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