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학기 전공 시험을 망치고 너무나 많이 자책했다. 공부를 안 한 것도 아니고, 새벽 3시까지 하다가 잠에 들었는데 점수는 처참했다. 100점 만점에 31점.
항상 나는 좋은 점수를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해서였는지, 아니면 시험이 끝난 직후에 다시 적어봤을 때는 기억이 나서였는지 시험을 보고 난 후에 가장 머리에 맴돌았다.
원래 시험이 끝나고 나면 '어차피 끝난 걸 뭘 어떡해.'하고 다음 시험을 생각하는 데 어제는 그게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았다.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내용이 어려웠을 뿐인데 내가 너무 바보 같다고 계속해서 생각했다.
나중에 하고 싶은 분야와 관련된 과목이어서였을까? 아니면 지도교수님의 과목이라서 그랬을까? 너무 잘하고 싶었던 과목인지라 나에 대한 실망이 더 컸던 것 같다.
요즘은 계속해서 중요한 순간들이 다가온다. 시험, 취업, 대학원 입시. 모든 난관들이 내가 하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부담감은 커져만 간다.
"이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이야."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자꾸 다잡아도 집중은 잘 되지 않고 딴짓만 한다.
나에 대한 확신도 없어져서 '내가 목표로 하던 것들이 내가 정말 이룰 수 있는 것들일까?', '너무 나에 대한 기대를 높게 설정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수만 가지 생각들로 집중해야 할 곳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걱정만 늘어간다.
작은 일에도 크게 반응하고 감정은 요동치는 지금 이 순간이, 바쁜 일상은 뒤로하고 잠시 마음의 여유를 느껴야 할 순간이 아닐까? 걱정이 많이 들고 막막해도 아주 잠깐만이라도 나의 기분이 어떤지 생각하고, 억지로라도 웃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