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감정

by 이남지 씀

감정은 너무나 시도 때도 없이 바뀐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나의 감정은 막막함이었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들이 혼재되어 있었다.


첫 번째로, 내일까지 대학원 면접 희망 전공 과목을 선택해야해서 재료 공학과 결정학을 마음속으로 정했다. 그중에서 결정학을 공부하기 위해 책을 펼쳤는데 너무 어렵다는 생각만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다음 주에 예정되어 있는 다른 대학원 면접이 면접이 영어라서 대본을 짜고는 있는데 '내가 이걸 다 외울 수 있을까.'하는 생각과 '발음은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으로 하루 종일 내내 고민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연구 분야를 정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지원하려고 하는 학교의 교수님 전공 분야와 비슷한 쪽을 ppt에 담아야 할 것 같아서 마찰전기 에너지 하베스팅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데 어려운 식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감정들이 들었을 때 나는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핸드폰에서 브런치 어플을 켰다. 구독 중인 작가님 중 한 분의 글을 확인하고는 클릭했다. 제목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마음의 독립을 먼저 해야겠다.' 그 브런치의 글을 들어간 나는 너무나도 놀랐다.


그 글의 대표 사진은 내 에세이인 「오늘 하루의 위로」 사진이었고, 내용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계신 것만 같은 글이었기 때문이다. 리뷰를 적어주신 분은 만난 적도 없고, 브런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내 글에 처음으로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었다. 며칠 전에 나의 책을 구매해 주신 분이 한 명 늘어서 '어떻게 알고 구매하셨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리뷰를 써주신 분이셨던 것이었다.


리뷰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어제 들었던 감정이 떠올랐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마땅해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 사람은 나에게 "그건 쓸데없이 뭐 하려 하냐."라는 의미가 담긴 질문을 계속해서 던졌다. 그 질문을 들은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이 시간 낭비인 것처럼 느껴졌다. 참으로 웃긴 일이다. 그 일을 하는 시간은 나의 하루 중의 시간이고, 그 사람에게는 피해를 준게 없음에도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시간 낭비로 전락했다. 나는 그때 굉장한 우울감이 들었다.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봐서 합격을 했지만 축하받지 못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무너지는 내가 너무 싫었다. 그때 나에게 "충분히 멋진 사람이야. 기죽지 마."라고 말해준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나는 또 그 말 한마디로 다시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인정해 주었다.


나는 평소에도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검열을 자주 하는 편이다. 다른 사람과 내가 다른 것 같을 때, 모든 게 내 잘못인 것 같을 때 그 문제를 나에게서 찾고 자책하는 것이 거의 일상이다. 그런데 오늘 그 리뷰 글을 읽고 나서 처음으로 나 자신이 대견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기분 좋은 칭찬이 담겨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길을 되새겨주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담긴 의미를 깨닫게 해 준 글이었다. 아마도 나는 평생 그 글을 잊지 못할 것만 같다.


나의 감정은 시도 때도 없이 요동쳐왔다. 오늘도 역시 나에 대한 글로 인해 기분이 하늘로 올라갔다가 또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 때는 다시 기분이 땅으로 꺼지곤 했다. 이제는 땅으로 꺼질 때마다 다른 사람의 위로 때문이 아닌 나 자신의 힘으로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처음 출판한 「오늘 하루의 위로」의 제목에 담긴 의미는 사실상 나에게 하는 위로였다. 하루가 끝나는 시점에서 마음이 복잡할 때 글을 적으면서 나 자신을 위로하곤 했던 그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제는 그 글들이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고 행복하다.


나는 앞으로도 나를 믿고 앞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다. 요동치는 감정이 파도가 되어 나에게 밀려와도 그 파도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앞으로 조금씩 나아갈 것이다.



☞ 글 속에 나온 「오늘 하루의 위로」리뷰 보러가기

https://brunch.co.kr/@kimgwanghyeo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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