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면 나를 응원해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숨기고, 항상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만 보이도록 애썼다.
무서웠다. 내가 그 일들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 그것을 가로막을까 봐 무서웠다. 그렇게 나는 남들이 나에게 바라는 모습으로 살아가기 바빴다.
혼란이 올 때도 많았다.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일들이 다른 사람에게 "내가 이런 사람이야."라고 보여주기 위한 일인지, 아니면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인지에 대해서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감정에 집중하면서 나의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사실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을 때 허락을 해주지 않을까 봐 거짓말을 하고, 이야기를 하지 않고 몰래 일을 저지르거나 혹은 겁이 나서 그 일을 포기해버린다. 그래서 항상 마음이 무겁다.
이런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하면 누군가는 "죄지은 것처럼 기죽지 마."라고 말하곤 했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느라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놓칠 때면 누군가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기에 마음이 편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 자신이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하루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선택에 따라서 앞으로의 길이 달라지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찾아올 수많은 선택들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겁을 먹느라 도전해보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나는 아마도 조금 슬플 것 같다. 그 누구도 나를 가로막지 않았음에도 마음속으로 상대방의 생각을 지레짐작하고 내가 나를 가로막고 있다. 이 굴레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벗어나는 방법을 잘 모른다. 벗어나려고 수도 없이 노력했고 용기를 내기도 했지만, 또 어느 순간이 다가오면 겁이 나는 것이 반복된다. 아마도 내면의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응원을 받고 싶은 욕심 때문일까. 얼른 내가 만든 나의 철장 안에서 벗어나고 싶다.
일단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봐야겠다.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나 걱정은 그 일이 벌어진 후에 하고 미리 겁먹고 두려워하지 말자. 오늘 이렇게 다짐을 해도 크게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내가 지금의 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성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래도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고 나 자신을 위로해본다. 언젠간 내가 철장 밖으로 나가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