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소에 있어도 모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종종 내가 해야 할 일, 집중해야 할 생각 때문에 다른 사람과 나의 감정을 무시해버릴 때가 있다.
상대방이 좋지 않은 상황에 처했음에도 그를 무시하고, 상대방이 나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 때도 잔잔한 일상이 깨지질 않길 바라면서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 참으로 이기적이기도 하고, 방어적인 기제이다.
"무슨 일 있어?"라고 물어보는 것이 필요한 순간에도 나는 그 상황을 외면하고 나의 상황에 집중한다. 내일 다가오는 중요한 순간, 혹은 과제에 집중하기 위해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은 잠시 묻어둔다.
내가 느끼는 나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참 많이 보는 사람이다. 좋게 말하면 다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때 그 이유가 무엇일지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감정을 잘 파악한다. 공감 능력이 좋다. 그럼에도 나는 내 일에만 집중한다. 골치 아픈 일에 신경 쓰기 싫어서 다른 사람의 상황에 관심을 두지 않으려고 애써 노력한다.
내가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비쳐서 "사회성이 부족한 것 같아."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일까? 나에게 다가온 하나의 말이 나의 머릿속을 맴돌면서 내가 그런 사람일 수밖에 없다고 정의 내려버린다. 이런 감정이 들 때면 자꾸 '낙인 이론'이 생각난다. 다른 사람이 나를 그렇게 정의 내렸기 때문에 나는 그런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론이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음에도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바쁜 일상이 있을 때나 나에게 집중하고 싶을 때는 다른 사람의 상황을 무시한다. 누군가가 밖을 나가든, 안으로 들어오든, 어떤 표정을 짓든 그 이유가 궁금하면서도 물어보지 않는다. 이런 나의 모습은 참 한 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있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감정과 고민들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차라리 혼자이고 싶은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