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상황이 주어질 때마다 힘든 마음이 반복될 때면, 내가 고쳐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늘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내가 노력하고 애써야 하고,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네가 변하는 게 맞다고 꼭 나에게 각인을 시키는 것만 같다. 사실 그런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그래도 나는 나를 잃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서 내 식대로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 먼저 나의 고민을 털어놓거나, 도움을 청하는 게 어려웠던 나는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리고 결과도 나름대로 남들과 비슷한 정도로 해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등학교 때 소논문 발표 대회가 열렸던 때가 있었다. 그때 대회 공고가 뜨자마자 반 친구들은 하나둘씩 팀을 꾸리기 시작했는데, 나는 온전히 나 혼자 그 대회에 임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그 대회에서 유일하게 개인 참가자였다. 평소에 관심이 있던 '해양 플라스틱'을 주제로 자료를 준비하고 발표를 하였고, 결과는 1등(금상)을 받았다. 별 것 아닌 기억일 수 있어도 그때의 나는 내가 아주 자랑스러웠다.
그렇게 난 늘 내가 가진 힘을 믿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속도는 느리더라도 뭔가를 이루어낼 수 있을 거라고, 꿈꿔왔던 일들이 그저 꿈으로 멈춰있지 않게 노력하고, 그 꿈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거라고. 언제나 나는 나 자신을 믿고 응원해 주었다. 아마도 나는 나의 삶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그 믿음에 의심이 든다. 점점 날이 갈수록 혼자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들고, 자신감도 떨어진다. 서로 힘을 합쳐 빠르게 앞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나 혼자 멈춰있는 것 같아 마음이 먹먹해질 때가 있다. 정말로 이제는 내가 바뀌어야 하는 때일까.
난 항상 혼자 지내는 것이 익숙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진 않았다. 아마도 그 이유는 사람을 싫어하는 마음보다 좋아하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친구를 엄청나게 미워하다가도 또 그 친구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먼저 다가가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진심을 가지고 다가가도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되고, 점점 사람들에 실망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내가 먼저 다른 사람을 피하게 되고, 자꾸 혼자가 되는 것을 택하게 된다.
그래도 괜찮다고, 내가 선택한 일이니 괜찮다고 생각하다가도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 그저 부러워진다. 내가 무섭다는 이유로 나의 성장을 막아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말로 힘든 상황이 반복된다면 나에게 그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들로 마음이 혼란스럽다. 오늘 당장 그 답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고민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