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하고 싶으면서도 위로받고 싶다

by 이남지 씀

'행동과 말에 옳고 그름이 있을까?'


나는 내가 어떠한 행동을 했을 때 그 행동이 잘못한 것이라고 자책하거나 다른 사람이 나를 바보 같다고 생각할까 봐 두려워지는 순간이 많다.


주변 사람이 힘들어하는데 제대로 위로를 해주지 못했을 때 나는 '내가 왜 그랬을까.'하고 생각한다.

시험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정작 시험에선 제대로 답을 적지 못했을 때 나는 '교수님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실까?'라고 생각한다.

인쇄를 하러 인쇄소에 갔는데 USB에 파일을 담아오지 않아서 "이따가 다시 와도 될까요?"라고 말하는 나를 보면서 '직원이 나를 얼마나 바보 같다고 생각할까?' 하며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


위로를 하고 싶은 순간에도 나 자신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큰 부담감을 갖고 있을 때 나는 그 사람에 의해 내가 방해받는 게 싫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게 된다. 그 상황에서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그 사람 때문에 하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다. 그래도 꾹꾹 감정을 눌러 담고 말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내가 노력해서 내뱉은 말은 그저 다른 사람에게는 짜증이 담긴 말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하루를 보냈으며 하나의 일에도 다른 감정을 느낀다. 좋은 의도에서 한 말도 상대방에겐 기분 나쁜 말로 다가갈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필요한 순간임에도 그 순간을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혹은 내가 위로받고 싶은 순간임에도 상대방이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도 있다.


'나는 오늘 하루 참 힘들었는데, 왜 다른 사람은 나를 배려해주지 않을까?'


하루를 힘들게 했던 것은 그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의 감정은 그 사람에게 실린다. 아직 내가 많이 어려서 그런 걸까. 조금 더 마음의 감정들이 동요하지 않고, 나의 상황과 상관없이 다른 사람을 온전히 위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위로하고 싶으면서도 위로받고 싶다.


오늘 하루에도 수십 번 나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고, 내가 나쁜 사람이라고 자책했다. 이쯤 되면 좋은 말, 좋은 행동이라는 정의는 왜 있는 것인지 원망스럽다. 말과 행동의 옳고 그름이 정해져 있다면 나는 오늘 얼마나 잘못을 많이 한 걸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 미안해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이유가 자신이 먼저 상처 받았기 때문이라면 내뱉은 말에 대해 너무 자신을 자책하지 않고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그렇고 나의 주변 사람들도 다들 아프지 않은 하루의 끝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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