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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남지 씀 Feb 24. 2024

더는 애쓰고 싶지 않은 마음 | 인썸



이별을 겪은 후 찾아온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고독함과 슬픔 뿐 아니라 기대감과 설렘까지도 모두 포괄하는 문장들은 사랑과 이별에 한정된 것이 아닌 우리의 인생과 관련되어 있다고 느꼈다.


만남보다 헤어짐이 더 길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감정을 주고 받는 시간은 금새 사라져버리는 찰나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늘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과 함께여서 좋았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쉽게 잊어버리지 못한다. 그 기억이 사라지는 것을 붙잡고 싶어 애를 쓰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상처가 아닌 추억으로 남게 되진 않을까하는 기대감일지도 모른다.


사랑으로 아파했으면서도 새로운 설렘을 찾고 싶어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참 신기하다. 또 다른 사람과 감정을 나누고 싶어하고, 그 관계에서 의미를 느끼기를 바란다. 나 역시도 그랬고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럴 것이다. 그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치이기에 애쓰지않고 그저 흘러가는대로 상황을 지켜보면, 또 다른 행복이 당신을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저 그 행복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 된다.


기대감이라는 거. 설렘이라는 거. 너무 오 랜 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라, 고민 없이 나를 던져 보기로 했다. 혹여 상처가 남을지는 몰라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멀리서부터 행복이라는 감정 특유의 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다.


늘 명확한 이유로 슬프다가도, 어느 날에 는 그 이유마저 생각나지 않게 슬프다. 소중한 이 유였으나, 더는 보여지는 것에 이유를 두지 않기로 했다. 괜찮은 척 산다. 타지 않고 검게 변해만 가는 허공에 마음을 잠시 매단다. 다가오는 밤이 아무렇 지 않은 척 다가선다. 내일 아침이 곧 오겠지 하며 산다. 지난밤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산다.


어느 시절의 감정들은 눈앞에서 땅에 처박힌 황홀한 석양처럼 한참을 아름다웠다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찾을 것인가, 잃을 것인가. 잊을 것인가, 잊히기를 기다릴 것인가. 생각이 새벽에까지 뻗친다. 있지도 않은 것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잠시 눈을 감았다 뜬다. 아름다운 것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나는 너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그러나 그게 너를 슬프게 할지도 모른다. 무엇으로도 상쇄 할 수 없는 기억을 갖고 산다는 것은 어느 감정으 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연유로 우리는 서로의 기억이 서로에게 참을 수 없는 상처였을 것이다.


슬픔의 빈도와 삶의 무게를 비례로 두는 것은 옳지 않다. 무게를 만드는 것은 그 감정의 깊이이며, 깊은 감정에 빠진 사람의 삶이 색채를 잃는 것은 그 때문이다. 슬픔 또한 하나의 감정일 뿐이며, 감정을 잘 느낀다는 것은 때로는 고된 일이나, 마음이 건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윽 출판사에서 <더는 애쓰고 싶지 않은 마음>책을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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