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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남지 씀 Apr 20. 2024

떠나가는 봄을 바라보며

한때는 하루의 끝에 무언가 특별한 인연이나 기억이 남아야 행복한 날들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열렬한 사랑을 하고, 원하던 결과를 이뤄내고, 뿌듯함과 기쁨으로 가득한 하루를 보내야만 내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인생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애써 노력하고 이제는 눈앞에 선명해진 것만 같은 꿈들도 어느새 다시 멀어진다. 떠나가는 봄을 바라볼 때엔 마음이 아프고 쓸쓸해지기도 했고, 펑펑 울던 날들도 있었다.


지금의 나에게 있어 행복은 그저 오늘을 잘 살아냈다는 대견함이다. 하루도 버티지 못할 것 같은 힘듦과 슬픔을 견뎌내고 무뎌질 때까지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가고, 그러다가 다시 무너짐과 일어섬을 반복하면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그 사실이 나를 위로해 준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겨울과 봄이 나의 곁을 지나가게 될까. 그저 그 시간들을 보내는 나의 웃음과 목소리, 슬픔과 울음들을 묵묵히 지켜봐 주고 싶다. 누구보다 너를 응원한다고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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