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방

by 이남지 씀

나의 여행 가방은 늘 설렘이 가득하기보다 필요한 것들을 우겨담는 경우가 많았다. 길어도 2박 3일 여행이었기에 날짜 수에 맞춰 옷을 챙기고, 간편한 세안 도구, 충전기, 지갑 등 생필품을 담는 것이 끝이었다.


나에게 여행은 정말 떠나고 싶어서 가기보다는 출장, 학회 같은 일정으로 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어쩌다가 가족이나 연인과 여행을 갈 때에도 여행 가방을 쌀 때 그렇게 큰 설렘은 없던 것 같다.


언젠가 나는 해외에 캐리어를 들고 혼자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나는 초등학교 때의 기억이 별로 없는데 하나 기억나는 게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해서 조사하는 시간이었다. 그때 나는 프랑스와 관련된 조사를 하였고, 막연하게 ‘나중에 꼭 프랑스에 가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 새로이 가고 싶어진 나라는 네덜란드이다. 가고 싶어진 이유도 사실 크지 않다. 우리 연구실에 새로운 박사 후 연구원 분이 들어오셨는데, 졸업하고 쉬는 동안 네덜란드에 여행을 다녀오셨다고 했다. 그 안의 사람들은 모두 편안해 보였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도 언젠가 꼭 그곳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가 여행을 갔을 때 기대한 것보다 실망하거나 그 사람이 느낀 감정과 다른 것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분명 여행 가방을 쌀 때만큼은 설렘이 가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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