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그 단어 만으로도 설렘이 가득한 것 같다. 그때의 나는 막 대학교에 입학해서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대체에너지를 연구해서 환경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희망에 찬 다짐을 가지고, 나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갔다는 사실에 두근거렸다.
부담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기 때문에 마음에도 여유가 가득했던 것 같다. 새내기여서 누릴 수 있는 행복감도 있었다. 텔레토비 동산이라고 불리던 우리 학교 캠퍼스에서 동아리 홍보를 할 때 새내기라고 하면 적극적으로 체험을 해볼 수 있었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은 풍물 동아리에서 동기와 함께 한복을 입었던 것과 기타 동아리방에 가서 직접 기타를 연주해봤던 것이었다.
공부 말고도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환경들에 신이 났던 나는 노는 것에도 매우 열심히였다.
물론 그렇다고 공부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시내로 놀러 가기도 하고 기숙사에서 야식을 즐기기도 하면서 수다를 떨었다. 사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는 참 좋은 시절이었다.
지금의 스물다섯인 내가 스무 살을 추억하기엔 지나온 기간이 너무 짧은 것 같긴 하지만,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내가 느끼기에 참 까마득한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꿈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걱정이 앞서게 되고, 주변의 친구들을 챙기기에 내 마음의 여유가 부족해서 점점 이기적인 나로 변해가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조금 더 일상을 즐기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것 같은데, 작년에 대학원에 입학하고 나서는 그마저도 많이 사라졌다. 최근에 중간고사를 앞두고 온 신경이 예민해져서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챙기지 못했다. 가족들이나 친구에게 안부를 묻는 일조차 부담이 되는 요즘을 생각했을 때 사실 조금 슬퍼지곤 한다.
내가 바랬던 나의 미래가 이런 모습이었을까. 예전에는 분명 사람을 대하는 일에도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잘 맞는 사람을 찾는 게 참 어렵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자퇴와 휴학을 생각하면서 막다른 길에 내몰릴 때도 많다.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달려가고 싶다. 내 앞에 주어진 일들이 너무 많아서 쉽게 결정하지 못하겠다.
아무래도 조금은 쉬었다가 다시 앞으로 걸어 나가야겠다. 분명 지금의 스물다섯도 나중에 다시 되돌아봤을 때는 눈부신 청춘일 테니.
오늘 하루에 주어진 작은 기쁨들을 마음에 잘 담아두고 행복해야겠다. 앞으로의 나아갈 길이 멀더라도, 그 소중한 기억들이 나에게 힘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p.s. 스물다섯의 남지가 스무 살 남지에게.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