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

by 이남지 씀

소중한 기억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그 순간들이 지금 내 곁에 없다는 게 참 슬퍼온다. 참 많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지만 다른 인연들과의 시간을 기대하는 것을 보면 바보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지금의 시간도 나중에 돌아보면 추억만 가득한 시간들일 텐데. 나는 왜 현재를 살아가면서 매일을 힘들어하고만 있을까.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는 내가 행복할 수 없고, 성장할 수 없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많았다. 어쩔 때는 나의 이런 감정들을 멀리 피하고 싶어서 외면하는 날들도 있었다. 지금의 나는 괜찮은 상태라며 나 자신을 속였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들 때면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저 나는 쉬고 있는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시간들을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예전의 나는 나의 하루가 빛나고 있다고,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확신이 잘 들지 않는다. 멀리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만 맴돌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자꾸만 우울해지곤 한다. 우울한 상태가 계속되자 글을 적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다. 내가 나의 하루를 만들어가고 싶다.


최근의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평가가 좋지 않을 때 그 평가가 현재의 나의 전부라고 생각하곤 했다. 다른 사람에 의해 정의된 나의 모습이 진짜의 나의 모습인 양 느끼고 있던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보고 판단할 때 그 사람과 있었던 사건이나 행동, 단편적인 기억들만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상대방이 나를 “A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라고 말을 하면서 그게 소문이 되더라도 그것은 나의 진짜 모습이 아니다. 좋은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것이 다를 때 그건 그 사람을 탓할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나의 시간들을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기분을 제멋대로 정해지게 두지 말자. 나의 삶을 똑바로 직면하는 게 아니라 방관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일은 이제 멈춰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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