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에 비친 달

by 이남지 씀

창문을 바라보았다. 밝게 빛나는 달이 보였다. 달이 가장 밝게 빛날 때를 기다리면서 카메라를 켜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이 달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되었다. 달은 같은 위치에서 빛나고 있지만,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 주에는 학회를 다녀왔다. 대학원에 입학한 후로 가는 두 번째 학회였지만, 발표는 처음이었다. 다 비어있던 포스터 판넬들이 발표 시간이 다가오자 빼곡하게 채워졌고, 사람들은 북적였다. 그 후로 딱 2시간이 지난 후 발표 시간이 끝나자 사람들은 자기가 붙였던 포스터를 뗐고, 사람들이 북적였던 자리는 어느새 다시 휑한 공간이 되었다.


적당한 긴장감과 여유로움,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바쁜 시간이 찾아왔던 학회였다. 학교에서 잠시 떠나 있는 동안 마음을 편히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바빴고, 생각보다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그 시간이 나름대로 즐거웠던 것 같다.


예전에 처음 학회를 갔을 때는 어떤 주제의 발표를 들어야 하는지도 잘 몰랐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게 아까워서 바쁘게 이곳저곳에 돌아다니며 발표를 들었다. 그러다 보니 나 혼자 돌아다니는 시간이 많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한 선배에게 그렇게 하는 게 좋은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정확한 말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학회는 혼자 단독으로 움직이는 자리가 아니라 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였던 것 같다. 학회 역시 단체생활이라며, 꼭 듣고 싶은 게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서 같이 들으러 가라고 말씀하셨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의아했다. 내가 낸 돈은 아니지만 학회를 등록하는 비용도 몇 십만 원씩 하고, 다양한 연구 주제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라니. 그래도 이번 학회에서는 그 조언을 받아들여서 계획을 세우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나를 두기로 했다. 물론 몇 가지 듣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는 책자에 표시를 해두었다. 그렇게 마음을 내려놓고 흐르는 대로 나를 두었다. 빠르게 혼자 단독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배울 수 있는 것들은 많았다. 비슷한 연구 주제를 가지고 있는 포스터 발표자분께 다가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새로운 분석 방법을 알게 되기도 했다. 질문드린 부분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는 듯 답변을 해주셔서 그 모습이 멋져 보였다. 나의 첫 포스터 발표 때는 질문을 받으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교수님과 소통하는 시간도 좋았다.


교수님께서는 학회의 시간이 리프레시라고 하셨는데,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해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고, 의욕도 다시 차올랐다. 사실 아직은 몸이 많이 피곤하고 쉬고 싶지만, 푹 쉬고 돌아가면 다시 힘내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학회를 2박 3일 동안 다녀오면서 하나 더 느낀 점은, 사람들을 대하거나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내가 참 어색하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나는 가끔 나의 모습을 바라볼 때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나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너무 과하게 의식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나는 배워야 하는 부분도 고쳐야 하는 부분도 많은 것 같다. 예전에는 어떠한 지적이나 조언을 받았을 때 예전에는 나를 혼낸다고만 생각했고, 그에 의해 우울한 감정을 많이 느꼈었다. 최근에는 그러한 지적들이 오히려 나를 성장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조금 더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내가 바뀌어가길 바란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에 의해 휩쓸리지 않고 나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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