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힘이 되는 것들

by 이남지 씀

하루에 끝에 떠올려본다. 애타게 찾아본다. 정말 나에게 힘이 되는 것들은 무엇일까. 한참을 생각해도 단숨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 삶이 마치 다른 이의 삶인 것처럼 나의 기분을 헤아리지 않았다. 힘들어도 그냥 힘든가 보다 하고 또 잠에 들곤 했다. 그렇게 또 같은 하루들이 반복되었다.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나를 더 외롭게 할 때쯤 나에게 힘이 되는 것들을 떠올려본다.


오늘 하루를 버티게 했던 것은 손글씨 폰트였다. 출근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휴게실에서 잠을 청했고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소리에 깨었다. 오후에도 반쯤 잠긴 눈으로 논문을 읽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휴게실로 갔다. 30분 정도 낮잠을 자고 잠결에 알림을 받았다. 손글씨 폰트 제작이 완료되었다는 알림이었다. 벌써 나의 5번째 폰트이다. 남들은 관심을 갖지도 않는 것에 나는 보람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폰트를 사용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홍보 게시글을 올렸다.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이 어쩌면 애정결핍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불특정 다수가 나를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어떤 이유에서 비롯된 것일까. 예전에는 인정 욕구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외로움에서 온 것 같다.


이유가 어떻든 그 잠깐의 뿌듯함은 나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되었다. 그런데 유효기간은 생각보다 짧다. 또 내일이 되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하루에 실망하고, 좌절하게 될 것이다. 그럴수록 애를 써서 나에게 힘이 되는 것들을 떠올린다. 퇴근 후에 보는 드라마, 잠시 마음을 놓고 하는 게임들. 그것들로 나의 마음의 빈 곳을 채워 넣으려 애를 쓰지만 완전하게 채워지지 않는다. 얼른 잠에 들어야 하는데 나의 하루의 끝을 위로로 가득 채우고 싶어 다음 회차 드라마를 켠다. 그렇게 또 잠에 늦게 들고,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워진다.


이 무한한 굴레에서 벗어나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또 찾아본다. 나에게 힘이 되는 것들은 무엇일까. 지금 내가 나의 하루에서 놓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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