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은 의미 없는 삶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것들이 보인다. 어떤 이가 툭 던진 말 한마디가 힘이 될 때가 있다. 언제였던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퇴근하기 10분 전에 회식이 결정된 적이 있었다. 그때의 나는 얼른 퇴근해서 쉬고 싶기도 했고, 힘든 일들이 조금은 겹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평소에는 그런 일로 나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데, 하루는 옆 자리 선배에게 "금요일인데 너무 하네요. 금요일은 칼퇴해야 하는데."라고 말을 했던 적이 있다. 그랬더니 그 선배는 "평소에도 눈치 보지 말고 퇴근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인생에서 나에게 중요한 사람들이 아니라며 그 말 한마디를 던지는데 뭔가 굉장한 힘이 되었다. 물론 그 이후로도 퇴근할 때마다 망설이고 눈치보기는 하지만, 적어도 그 선배에게는 "먼저 가보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죄책감 없이 퇴근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다른 건 순간들이다. 지루함이 계속되다가도 나도 모르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때가 있다. 가보지 않은 곳에 가보게 된다거나, 아니면 싫어하던 영화를 좋아하게 된다거나, 해보지 않았던 일을 처음 해보게 되는 날들이 있다. 그 순간은 나의 잔잔한 삶을 빛나게 만든다.
하루 종일 쉬면서 방에 있는 것보다 다른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는 게 좋은 걸 보면 아직까지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게 좋은 것 같다. 사람에 의해 그만큼 영향을 많이 받지만, 주변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나의 인생이 빛이 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얼른 나의 지루한 인생을 잊어버릴 만큼 행복한 순간들이 다시 찾아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