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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뉴월 Dec 05. 2023

친구관계

몇 안되는 친구관계 이대로 괜찮은 걸까?

친구란 무엇일까? 내 주변에 몇 명의 친구가 있어야 하는 걸까? 나는 이 두 질문을 어렸을 때부터 줄곧 나에게 해왔다. 아직도 정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나라는 사람에게는 많은 친구는 해롭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마음을 주기 시작하면 그 정도를 모르고 상대에게 모든 걸 주는 편이다. 이러다 보니 친구 관계를 형성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고, 그 관계가 종료되었을 때의 여파는 대단히 크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친구에게 기대하는 정도가 나와 같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을 많은 관계 실패 속에서 깨달았다. 생각만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을 실제로 겪으며 깨닫다 보니 내 주변에 남은 친구들은 몇 명 없다.


주변에 흔히 "인싸"라고 불리는 친구들은 정말 많은 인간관계를 잘 관리하고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산다. 그들에게 친구란 내가 정의하는 친구와는 다른 종류일 것이다. 여러 SNS의 생태계는 더 많이 연결된 관계를 독려한다. 나만 이 복잡한 연결망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 같은 생각에,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보고 친구라는 정의를 다시 정의해 보려 했던 때가 있었다. 새로운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내 몸은 지치고 마음은 더 공허해졌다. 


결국, 나란 사람은 나와 마음이 잘 통하고, 내 말의 해석의 여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 요즘 떠오르는 답도 없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떠들다가 오면 마음이 따뜻하게 뚱뚱해져서 오는 사람이다. 이제서야 순순히 이런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다양한 친구들 모임을 가지며 행복한 얼굴을 한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아, 나 너무 이 세상 혼자 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쇼펜하우어가 그러지 않았는가 고독, 외로움은 우리 삶의 디폴트 값이라고 그걸 즐기며 살아가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세상은 더 많이 연결된 사회를 향해 달려가지만, 나는 고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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