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관리와 체력 싸움
20대 초반 혼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정말 힘들었다.
처음엔 살아남기 위해 입 밖으로 영어를 꺼내야 해서 애먹었고, 중반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장학금을 유지하느라 정신없었고, 후반엔 불효자가 되지 않기 위해 졸업 논문을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짓이지만 덕분에 많이 성장했다.
10년 후 30대 초반이 되었다.
이번엔 혼자가 아닌 네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려한다. 역시나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남들보다 나은 조건이라 믿지만 준비해 놓은 것보다 앞으로 해야 될 숙제들이 산너머 산이다.
그리고 가족 이민은 우리 가족을 포함한 가족 전체의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하더라도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다. 다른 생각들을 취합해서 정리하고 다시 방향을 잡는 과정이.. 이게 정말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정신력 싸움인 것 같기도 하다. 누가 누가 더 오래 버티나. 누가 누가 더 멘탈을 부여잡나.
혼자서 한번 호되게 열심히 살아봤기에 앞으로 그 어떠한 일도 해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요즘 들어 부쩍 그 자신감이 두 동강 날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왔다가 갔다가 한다.
간신히 체력으로 잡고 있다(이래서 다들 체력을 먼저 길러놔야 된다고 하나보다).
다시 힘내보자
다시 웃어보자
웃어야 좋은 일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