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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소방관 Nov 27. 2023

이상하다 이상해

슬픈 꿈을 꾸는 이유

요즘 들어 자꾸 이상한 꿈을 꾼다

슬픈 꿈이기도 하다..


한 번은, 우리 네 가족이 다 같이 차를 타고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쓰나미처럼 큰 파도가 밀려와 우리 차를 덮쳤고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남편한테 열려있던 창문 좀 닫으라고 소리쳤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차는 빠르게 가라앉았다. 나는 순간 ‘물이 얼마큼 차면 차 문이 열린다’는 생각을 했고 숨이 턱 막혀 힘들 때쯤 문을 열고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하지만 내 주변을 보니 나 혼자였다. 남편과 두 사랑하는 아가들은 안중에도 없이 혼자 탈출한 것이다. 얼마나 괴로웠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엄마가 미웠을까..

이런 슬픈 생각을 하며 새벽 3시에 잠이 깼고 다행히 아가들은 옆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나는 다시 잠에 들지 못했다.


이 후유증(?)으로 몇 주 동안 ‘위험한 상황에서 내가 아가들을 구하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여전히 남아있다. 이상하다...


그러다가 어제 또 슬픈 꿈을 꾸었다.

남편과 내가 전쟁통에 도망치는 비행기를 탔다. 나랑 남편은 한 줄 떨어져서 앉게 되었다. 이륙했다. 무탈히 이동하나 싶었는데 갑자기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비행기 한쪽에 큰 구멍이 났다. 그때 남편이 앉아있던 좌석은 떨어졌다. 소용돌이 같은 바람에 치이며 무서워하는 뒷모습을 그저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내 쪽으로 왔을 때 어떻게든 잡고 싶어 손을 뻗었지만 야속한 바람은 도와주지 않았다. 남편은 아래로 사라졌다.

나는 용케도 살아있었고 지상에서 증기기관차를 탔다. 출발하고 얼마 안돼서 남편을 찾았다. 저 멀리 열차역 끝쪽 지붕 아래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그...

그의 새파란 뒷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눈물로 그와 이별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꿈에서 깨니 내 눈가에도 눈물이 촉촉하다. 그리고 또 새벽 3시였다. 다시 잠에 들지 못했고 너무나도 슬픈 아침을 맞이했다.


왜 자꾸 이런 이상한 꿈을 꿀까...

이상하다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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