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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소방관 Dec 31. 2023

미성숙한 어른, 엄마

자식 덕분에 찐 어른이 되어 간다

밤 8시, 아들을 재우려고 같이 누웠다.

항상 그렇듯

아들은 엄마의 손을 잡더니 깍짓손을 해주었다.


따듯한 손길이 느껴지면서

몇 분 전 아들에게 내뱉었던 못난 말이 떠올랐다.

“이제부터 엄마 아들 하지 마”


아들이 무언가를 대단히 잘 못 한 것도 아니고 그저 씻기 싫다고 찡찡거리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미 난 여러 가지로 짜증이 많이 쌓여있던 찰나였어서 별거 아니었음에도 아들에게 상처 주는 말을 했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상처가 될걸 알면서 내뱉었다.


아직 4살인 아가에겐 엄마가 세상의 전부일 텐데.. 엄마라는 어른이 본인 기분 좀 나쁘다고 쪼잔하게 아기에게 화풀이라니..!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내 손을 잡고 있던 아들에게 용기를 내어 말했다.

"엄마가 아까 우리 OO이 씻겨줄 때 [이제부터 엄마 아들 하지 마]라고 해서 정말 미안해.. 슬픈 말해서 미안해.. 앞으로는 그런 말 안 할게 “


가만히 듣고 있던 아들이 밝은 목소리로 “it's okay"라고 대답해 줬다. 그러곤 바로 잠이 들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아들의 쿨한 반응 덕분에 걱정이 한시름 놓였다. 그리고 아들이 엄마보다 더 어른스러워 보였다.


미성숙한 엄마는

자식 덕분에

그렇게

조금씩

진짜 어른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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