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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소방관 Feb 06. 2024

엄마는 쉬고, 남매끼리 책육아

책육아 시작 D + 14

아가들과 모든 일정을 마치고 저녁 7시에 귀가했다. 씻기고 나니 7시 30분. 남은 30분 동안 책 읽어줘야 하는데 오늘따라 너무너무 책이 손에 안 잡힌다. 귀찮다.. 피곤하다.. 집은 난장판이다.. 청소 및 정리가 먼저다. 그래서 나는 집 정리를 시작했고 정신없이 왔다 갔다 했다. 그러다가 문뜩 아가들이 조용한 걸 느꼈다. 대부분 아가들이 조용하다는 것은 불길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증조다. 하지만 웬걸? 거실 바닥에서 첫째가 둘째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이렇게나 사이좋은 남매였다니. (이럴 때만) 둘 낳기를 잘했다.


첫째는 계속 책장을 넘기며 책을 읽어주고 둘째는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며 잠깐씩 오빠 앞에 앉아 이야기를 들었다. 또 잠깐 다른 일을 하고 와보니 이번엔 둘이 안고 있었고 첫째가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둘째의 깍쟁이 같은 성격 때문에 일편단심 오빠는 매번 상처를 받는다. 그럼에도 결국 의지할 사람은 서로 뿐인가 보다. 부디 엄마 없이도 알찬 독서시간을 가졌길 바란다.


밤잠 재우고 나와 거실을 보니 Wow. 독서와 놀이를 함께 한 흔적으로 보인다. 뿌듯하다. 앉아서 다소곳이 책만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저 책과 함께 어우러져 흥미 있는 삶을 살길 바란다. 이것이 내가 책육아를 하는 이유다. 그런 의미로 내일을 위한 북모닝 세팅에 특별한 책 한 권을 같이 두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들이 모여있는 사진첩 같은 책. 글밥은 없지만 엄마 아빠의 머릿속에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해서 아가들과 같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기대되는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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