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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woluck Sep 25. 2020

북유럽이 부러워지게 만드는 책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 (이재열 저, 21세기북스)



북유럽 사람들 -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 의 삶을 써낸 책들이 많다. "복지의 천국"에서 살아가는 그들을 우리는 늘 부러워했고 부러워한다.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천성을 지닌 사람들이길래 무지막지한 세금을 부담하는데 대해서 전혀 반감이 없고, 국회의원을 비롯한 고위급들은 전혀 권위의식은 없으며, 정부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갖고 있으며, 노후에 대한 걱정없이 서로를 신용하면서 살아간다는 그들에 대한 부러움. 우리랑은 정반대의 현상을 보여주는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여러가지 사회학적 데이터들을 보면, 늘 북유럽 나라들은 좋은 지표에 있어서는 늘 1,2순위를 다투고 있었다. 우리는 이도저도 아닌 과도기 상태임에는 분명했다. 각종 지표에서 하위권이거나 자칫 삐끗하면 당장에라도 품격없는 나라로 전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좀 배가 아팠던 것은 북유럽 국가들은 그처럼 특기할만한 그들만의 "사회적 갈등"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사실이었다. 계층간, 구성원간 갈등의 없다시피하고, 갈등이 있다 하더라도 그걸 능히 풀어갈만한 역량을 충분히 보유한 그나라들은 과연 어떤 능력들이 있었고 어떤 노력들이 있었길래 그렇게 된 것인지 부러웠다.
(한 영국작가가 북유럽 사람들에 대한 약간의 비판을 실은 책이 있었는데, 그들에게서 요새들어 두드러지는 사회적 문제라는게 "이민자에 대한 갈등"이라고 했다. 그들 정치권도 나름 보수화되면서 이민자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반면에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도 인구가 줄고 있어서 앞으로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는데, 이민자들과의 갈등이 앞으로 또 사회문제거리로 늘어날 거라고 쉽게 예상이 가능했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품격없는 상태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이 정치인들을 비롯한 지도층의 역량 부족과 먼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을 만들고 집행할 용기도, 역량도, 비전도 없다는 데서 원인을 찾고 있었다. 타의로 일본에서 독립하게된 이후 현재까지 여러가지 사회적인 갈등을 겪으면서 오로지 결과만을 가지고 빨리빨리 성과만 우선하는 풍토가 되었다.


그러나 도덕적인 문제도 접근해야 할 거 같다. 유럽의 근대화 과정을 보면,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시기에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상공업에 종사하는 계층의 부와 권력이 증가했고 그로 인해 교황권에 반발하는 세속주의가 일어나면서 온 계층을 아울러 개인주의가 발전하게 되었다. 게다가 혁명으로 인해 귀족과 평민의 지위가 뒤집어지기도 하면서 사회통합의 중요성이 유럽인들의 마음속에 더 자리잡게 되었다. 그리고 영국으로부터 산업혁명이 일어나 노동자들의 지위가 대두되면서 노동자계층이 중요한 지위의 계층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이렇다할 자발적인 사회발전 과정을 겪지 못했다. 사농공상에 고정된 경직된 사회구조하에서 상공업은 천시받았고 중국에 대한 조공무역이 나라 전체의 부를 좌지우지 했다. 상공업 종사자들이 천민에 준하여 천시받음에 따라 상공업은 발전하기도 어려웠고 종사자들이 부를 축적하기도 어려웠으며 축적할 힘이 없으니 양반들의 권력을 뒤집을 힘을 축적할 여력도 없었다. 근대화는 이루지도 못한 상태에서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해버렸고 민족 스스로 발전할 역량을 갖추지도 못한 상태에서 외세에 의한 독립을 맞았다. 친일파를 단죄하지도 못하고 그들이 기득권화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던 탓에 정의에 대한 개념도 흐려지게 되었다. 도덕적으로 올곧은 가치를 수립하지 못한 것이다. 제대로 된 사회개혁이 없었으니 아직도 사농공상의 망령은 남아 전국민이 대학 학위 소지자가 되어 버릴 지경이 되어버렸다. 타인을 배려하는 도덕관과 방법을 배울 시간이 없었고 그럴 의지를 교육시키지도 못한 것이다.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우리나라의 문제점. 누군가가 도덕적인 관점에서의 우리나라의 문제점도 심도있게 다뤄주기를 바라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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