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II)

by 지우




저녁엔 새도 돌아갈 데가 있다는 것을 몰랐으면

내 갈 곳을 찾지 않을 뻔했습니다


마른 가지 눈송이 품어

빛나는 꽃 피워내고


느린 걸음은

세상 보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헤어짐이 슬픈 것은

알지 못함이 두렵기 때문이며


마주하기 힘든 상처마저

말없이 품고 가야 할 친구라는 것을


날갯짓을 멈추고 바람을 타는 갈매기의

눈빛에서 배웁니다


무겁고 짙은 구름 뒤에

태양은 빛나고


강물은 흐르면서 반짝이지만

어제와는 다름을


여윈 갈대는

저 깊은 곳에서 새 숨을 쉬기 시작했음을 압니다


오늘

묵은 나무 이파리가 가지 끝에 흔들린다 한들

미련만은 아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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