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엔 새도 돌아갈 데가 있다는 것을 몰랐으면
내 갈 곳을 찾지 않을 뻔했습니다
마른 가지 눈송이 품어
빛나는 꽃 피워내고
느린 걸음은
세상 보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헤어짐이 슬픈 것은
알지 못함이 두렵기 때문이며
마주하기 힘든 상처마저
말없이 품고 가야 할 친구라는 것을
날갯짓을 멈추고 바람을 타는 갈매기의
눈빛에서 배웁니다
무겁고 짙은 구름 뒤에
태양은 빛나고
강물은 흐르면서 반짝이지만
어제와는 다름을
여윈 갈대는
저 깊은 곳에서 새 숨을 쉬기 시작했음을 압니다
오늘
묵은 나무 이파리가 가지 끝에 흔들린다 한들
미련만은 아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