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둘, 그리고 셋> 제3화
윤희는 엄마 전화로 K 씨에게 문자를 보냈다.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오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통고였다.
한참 후에야 죄송하다, 형편이 여의치 않아서 그렇다, 자신도 받을 돈이 있는데 그것만 받으면 즉시 갚아드리겠다는 번지르르한 대답만이 돌아왔다.
윤희는 동생이 법무사인 지인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지인이 알려준 번호로 연락해서 법무사와 상담을 하고,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엄마를 모시고 사무실로 가겠다고 했다.
법무사의 질문에 엄마는 막힘 없이 답변했다. 엄마의 답변을 다 들은 법무사는 은행 송금기록이 있으니 증거는 충분하다고 했다. 법무사는 고발에 필요한 양식을 윤희에게 대신 작성하게 했으며, 마지막에 엄마한테 사인을 하시라고 했다. 다 잘 해결될 터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는 위안의 말도 잊지 않았다.
윤희는 엄마를 법무사 사무실에 두고 혼자 경찰서로 가서 서류를 접수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윤희는 엄마와 함께 단골 식당에 들렀고, 둘은 아무 말없이 추어탕을 먹었다.
엄마는 자기 것 챙기는 데는 철저한 사람이었다. 무슨 일이든 누구와 사전에 상의를 하는 일은 좀처럼 드물었으며, 책임도 알아서 져야 한다고 믿는 스타일이었다.
엄마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 엄마가 사기를 당했다. 이제 엄마 방식이 더 이상 엄마의 삶을 지지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경찰서에 서류를 접수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 엄마가 전화 메시지를 윤희에게 보여주었다.
그것은 K 씨에게서 온 것이었는데, 빌린 돈을 모두 갚겠다는 내용이었다. 그것도 두 달 안에.
고발서류가 접수되었으니 경찰로서는 어떻게든 처리를 해야 했을 것이다. K 씨에게 연락한 담당 경찰이 돈을 갚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매우 명료하게 설명해 주었을 것이고.
그다음 주에 엄마 통장으로 삼백만 원이 입금되었고, 이후 두 번에 나눠 나머지 돈도 모두 들어왔다.
"이렇게 빨리 돌려줄 수 있었으면서. 엄마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으면..."
엄마 돈이 다 돌아오고 나서도 윤희는 분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더 이상 험한 꼴 보지 않고 돈을 모두 회수한 엄마는 안도했고, 홀가분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