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둘, 그리고 셋> 제6화
그렇게 엄마는 돌아왔다.
우리와 다른 공간에서, 다르게 흘러갔을 그 시간들을 엄마는 어떻게 살았느냐고 윤희는 묻지 않았다.
왜 이제야 우리 앞에 섰냐고 따지지는 더더욱 못했다.
세상에는 일부러라도 모른 체하고 묻어두고 가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것쯤은 윤희도 잘 아는 나이였다.
그렇다고 엄마에게 묻고, 따지고 싶은 마음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온전히 이해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즈음 윤희는 꿈을 자주 꿨다. 커다란 배낭을 메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낯선 곳을 한없이 헤매는 꿈이었다. 깨고 나면 뒷 목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고는 하는 그런 꿈.
엄마는 윤희가 살고 있는 C 시로 와서 정착하고 싶어 했고, 결국 윤희네 가까운 곳에 집을 구했다.
자질구레한 살림을 사고, 생선과 정육이 함께 들어와 있는 슈퍼에서 장을 보고, 친절한 의사가 진료하는 내과 병원에 엄마 이름으로 접수를 하고, 집에서 두 블록 떨어진 사우나 가는 길을 알려주는 것은 모두 윤희가 해야 할 일이었다.
윤희는 또 바깥에서 엄마를 만나 밥을 먹었으며, 가끔 제철과일이며, 엄마가 좋아하는 족발을 포장해 들르기도 했다.
한창 손이 가는 나이인 지유를 키우는 워킹 맘인 윤희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자리에 자연스레 엄마가 스며들었다.
하교하는 아이를 마중해서 간식을 챙겨 먹인 후 학원에 보내 주었고, 문구점에 함께 가서 준비물을 샀으며, 아플 때면 병원에 데리고 갔다.
엄마는 때로 냉장고를 뒤져 재료를 찾아내 찌개나 국, 지유가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어 놓고 가고는 했다.
지유는 그런 할머니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