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둘, 그리고 셋> 제7화
막내 영훈은 C 시에서 차로 한 시간 반 가량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대학 다닐 때 영훈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연애 대장이었다.
훤한 인물도 인물이지만, 시원스러운 성격에 친화력도 좋았다.
그래서인지 영훈은 늘 누군가와 연애 중이었다. 대학 신입생 때 만난 지금의 올케와는 뜨겁게 사랑하다 헤어지고, 다시 또 만나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는 요란한 연애를 했다. 인연인 사람들은 어떻게 해도 이어지는 것인지 결국 둘은 결혼을 하고, 남매를 낳고 잘 살고 있다.
영훈은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을 했었다.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우리나라 유수의 대기업이었지만 무슨 생각에서인지 사십 대 초반에 퇴직을 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주변의 우려도 있었지만 운이 좋았던지 아니면 사업 아이템이 좋았던지 아무튼 무슨 특수와 맞물려 매출이 늘었고,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다. 지금 영훈은 그 회사 사장님이다.
며칠 전 윤희는 영훈에게 전화를 했다.
"응, 누나!"
"잘 지내지? 저기... 곧 엄마 생신이잖니, 그래서 이번 일요일에 집에서 밥 먹으려고 하는데. 너도 애들 데리고 왔으면 좋겠다, 올케도 같이."
영훈은 그날 일이 있을지도 몰라서 지금은 확답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커피를 한 잔 더 내려 마셔야지 하고 기계에 캡슐을 넣고 뚜껑을 닫다가 윤희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엄마 일로 영훈이하고 얘기할 때마다 내가 왜 이렇게 조심스러워야만 하는 거지?‘
윤희는 왜 그런지 너무 잘 알 것 같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모르겠기도 했다.
그리고는 영훈의 메마르고 사무적인 말투가 따가운 옷을 입었을 때처럼 껄끄럽고 불편한 적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