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by 지우


꽃길만 걸을 줄 알았죠

금가락지 낀 손

여왕님 부럽지 않았어요

좋아서 웃음만 났더랬죠


나누면 가볍다고 누가 그랬나요

당신 짐 나의 짐

우리의 짐은

늘어만 가더이다


미소 한 번에

찝찔한 눈물도 한 방울

그래요 나는 당신이 아니고

당신 또한 내가 아니니까요


제 자식 키워봐야지만

어른이 된다더니

세상에 이보다 더 매운 일 있을까요

어느새 머리 위엔 소복이 눈 내리고요


꼭 외식하세요

소고기 드세요

전화기 너머

잔소리 같은 당부


오늘 포크와 나이프 양손에 쥐고

천천히 썰고 있는 건

고기가 아닙니다

둘이 같이한 추억입니다

여기까지 데려온 세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