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투스타우 Feb 02. 2024

발칙하게 오픈되는 모든 치부

티빙 드라마 <LTNS> 리뷰

언젠가는 이런 드라마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OTT의 등장으로 표현의 한계가 없어져 버린 드라마 신에서 그래도 한 편 정도는 <LTNS> 같은 발칙한 드라마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니 사실 생각보다 좀 늦게 나온듯한 기분도 드는데, 늦게 나온 만큼 그 발칙함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여기에 <LTNS>는 단순히 자극적인 섹스 코미디를 뛰어넘어, 사회의 그 모든 치부들을 드러내고 긁어내는 대담함마저 보여준다.




발칙하게 오픈되는 모든 치부!!

<LTNS>는 떨어진 집값과 대출금에 허덕이는, 무엇보다 섹스리스에 빠진 평범한 부부가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을 협박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불륜 커플 협박단'이라는 설정도 신선하지만, 이러한 이야기 속에서 이 작품은 비밀리에 암묵 되었던 사회의 그 모든 치부들을 발칙하게 드러내고 긁어낸다. 남녀 생활의 그 모든 비밀들과 속마음을 속시원히 까발리고, 궁금했던 그 모든 치부들을 과감히 오픈시켜 버린다. 브랜드를 다루는 노골적인 대사들은 공감과 뒤통수를 치고, 불륜과 섹스라는 비밀스러운 모습을 탐구하고 도촬 모습에서는 묘한 쾌감마저 느껴진다. 

섹스리스에 빠진 평범한 부부가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을 협박하는 과정을 그린 <LTNS>.
무엇보다 이 작품은 비밀리에 암묵 되었던 사회의 그 모든 치부들을 발칙하게 드러내고 긁어낸다.


자극적인 섹스 코미디를 뛰어넘어!!

무엇보다 이 작품은 단순히 수위가 높은 저급한 섹스 코미디가 아닌 위트 있고 도발적인 대사들로 현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들춰내고 비판한다. 마치 대한민국의 폐부를 찌르는듯한 통렬한 메시지들은 결국 이 시대 청춘의 아픔들을 하나둘씩 드러내는 매개체가 된다. 직설적인 대사와 파격적인 행동들이 그저 무분별한 자극이 아닌 청춘의 이면 한 부분을 드러내면서, 젊은 세대들을 위로하고 기성세대들을 설득하는 장치로 활용되는 것이다. 

는 단순히 수위가 높은 저급한 섹스 코미디가 아닌~
위트 있고 도발적인 대사들로 현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들춰내고 비판한다.




두 감독의 누가 더 잘하나!!

연출과 각본을 공동으로 맡은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과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은 본인들의 재능을 이 작품에 온전히 쏟아붓는다. 다양성에서 남다름을 보여줬던 두 감독은 독특한 감성과 위트 넘치는 대사들로 저급하게 보일 수도 있는 19금 드라마를 메시지 가득한 블랙 코미디 드라마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한다.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캐스팅과 그들의 연기 결을 고스란히 살려내는 연출, 넘치지 않으면서도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 장면들은 끊임없는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불륜 커플로 여러 형태의 사랑을 그려내고, 어금니로 남녀평등까지 구현해 내는 장면들에서 두 감독의 재치와 기백마저 느껴지게 한다. 특히 불륜에 대한 두 가지 잣대, 육체적 쾌락과 정신적 교감에 대한 질문을 그린 결말의 하이라이트는 놀라운 연출에 연기까지 맞물려서 드라마 역사상 둘도 없는 경이로운 순간을 만들어 낸다.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과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이 선사하는 독특한 감성과 위트 넘치는 대사들!!!
불륜 커플로 여러 형태의 사랑을 그려내고,
어금니로 남녀평등까지 구현해 내는 장면들에서 두 감독의 재치와 기백마저 느껴지게 한다.
특히 결말의 하이라이트는 놀라운 연출에 연기까지 맞물려서 드라마 역사상 둘도 없는 경이로운 순간을 만들어 낸다.


모든 것을 내던지는 연기

모든 치부를 건드린 이 작품의 연출과 극본처럼 출연한 배우들도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연기를 선보인다. 그게 독특한 캐릭터성에서 나오는 파격적인 연기가 아니라 일상의 보편적인 연기에서 그려내는 진정성 있는 모습이라는 것에서 더 놀라울 따름이다. 어리숙하고 약하지만 그 안에 뜨거움을 품고 있는 사무엘을 기가 막히게 연기한 안재홍부터 외향적이지만 따스한 마음을 품고 있는 우진을 연기한 이솜까지. 본인들의 커리어 사상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며 이 작품의 완성도를 더 극적으로 끌어올린다. 소원해진 부부 관계, 그 내면의 모습들을 너무나 자연스럽고 디테일하게 그려낸 두 배우의 연기와 열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치부를 건드리는 이 작품처럼 배우들도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연기를 선보인다.
부부 관계 그 내면의 모습들을 너무나 자연스럽고 디테일하게 그려낸 두 배우의 연기와 열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단점이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이 작품은 한 가지 눈에 띄는 문제를 드러낸다. 여러 불륜 커플들을 통해 사랑의 다양성을 그리면서도 뭔가 그들의 사랑을 설득 시키려는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불륜은 나쁜 것이며 이 작품도 그러한 기조를 베이스에 두고 있지만, 어떤 장면들에서 불륜도 하나의 사랑이라고 설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랑의 다양성을 설득하는 과정이 자칫 불륜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오류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 작품의 날카로운 메시지들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장면들이 더 무섭게 느껴지도 한다.

여러 불륜 커플들을 통해 사랑의 다양성을 그리면서도, 뭔가 그들의 사랑을 설득 시 켜려는 모습들이 보인다.
사랑의 다양성을 설득하는 과정이 자칫 불륜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오류로 보인다는 것이다.




LTNS (TVING.2024)

<LTNS>는 '불륜 커플 협박단'이라는 개성 넘치는 이야기 안에서 사회의 모든 치부들을 드러내고 긁어내는, 국내에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드라마이다. 높은 수위의 섹스 코미디에서 느껴지는 묘한 쾌감과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와 청춘 부부들의 애환마저 통렬하게 그려내는 메시지들은 이 작품이 얼마나 남다른 작품인지 느껴지게 한다. 유쾌한 재미는 기본이고, 작품을 그리는 완성도 역시 두 감독의 이름값을 제대로 한다. 결말의 6화에서 보여준 비 오는 집안의 하이라이트 신은 잊지 못할 명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LTNS>는 올해의 문제작을 넘어, 이르지만 어쩌면 올해의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년대 좋은 국내 드라마들을 리뷰합니다.

위 글은 블로그에 썼던 리뷰들을 재편집한 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연상호라는 이름의 맥거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