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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타우 Jan 22. 2024

연상호라는 이름의 맥거핀

넷플릭스 드라마 <선산> 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인 <선산>은 오컬트적인 요소에 한국적인 이야기를 녹여낸 연상호 특유의 세계관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연상호라는 이름 자제가 이 작품의 페인팅이 되면서 오컬트를 가장한 매력적인 스릴러 물을 선보인다. 




오컬트의 탈을 쓴 웰메이드 스릴러

<선산>은 있었는지도 모른 친척의 죽음으로 선산을 유산받은 시간강사 윤서하가 그 이후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면서 비밀들을 파헤치는 스릴러 드라마이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건 연상호라는 이름 때문에 <방법>과 <괴이>같은 오컬트 작품들이 떠오르지만, 이것 자체가 페인팅이고 맥거핀이 된다는 것이다. 음산한 비주얼과 사운드로 마치 오컬트 드라마처럼 분위기를 몰아가지만, 결국 이 작품의 정체는 아주 잘 짜여진 스릴러 드라마라는 것이다. 이 맥거핀에 제대로 낚여 신선하게 받아들였다면 이 작품을 흥미롭게 볼 것이며, 오히려 이러한 부분에 당황했다면 이 작품은 상당히 실망스러울 것이다. 어쨌든 <선산>은 곧 개봉할 영화 <파묘>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의 작품이다. 

연상호라는 이름과 분위기, 그리고 음산한 사운드가 한 편의 오컬트 드라마 같지만,
이 작품은 오컬트의 탈을 쓴 한 편의 잘 짜여진 스릴러 드라마이다.


영화와 드라마는 다르다

문제는 이 작품이 드라마보단 마치 한 편의 영화를 6등분 하여 나눈듯한 인상이 강하다는 것이다. 작품을 전체적으로 볼 때는 나쁘지 않지만, 회차분으로 구성되는 드라마의 특성으로 볼 때 한 회에서 그려지는 기승전결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다. 스릴러와 반전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이 작품의 몰입도를 높여주지만, 드라마틱한 전개를 기대하기에는 6부작이라는 짧은 작품임에도 다소 늘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결국 영화처럼 중반부로 넘어가야지만 이 작품이 제대로 흥미로워진다. 여기에 다소 사족처럼 느껴지는 경찰들의 이야기도 이 작품의 늘어짐에 한몫한다.

문제는 이 작품이 드라마보단 마치 한 편의 영화를 6등분 하여 나눈듯한 인상이 강해서~
드라마 한 회에서 그려지는 드라마틱한 전개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




새로운 얼굴의 김현주

이 작품은 다양한 욕망으로 뭉쳐진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러한 캐릭터성을 최적의 캐스팅으로 꾸려진 배우들의 연기로 깔끔하게 구현해 낸다. 특히 알 수 없는 기운으로 독특한 콘셉트를 선보인 류경수의 연기가 눈에 띄고, 잠깐이지만 오랜만에 다시 양아치 모습으로 돌아온 박성훈의 연기도 반갑다. 무엇보다 세속적이면서 자격지심에 빠져있는 주인공 윤서하 역을 연기한 김현주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이미 <트롤리>에서부터 우리가 알던 김현주와 다른 얼굴을 보여준 그녀의 연기가 이번 작품에서도 확실히 느껴진다. 또래 여배우들과 다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그만큼 신선하고 다채로운 얼굴의 김현주였다. 

배우들의 연기가 다들 안정적이며, 특히 알 수 없는 기운으로 독특한 콘셉트를 보여준 류경수의 연기가 눈에 띈다.
무엇보다 세속적이면서 자격지심에 빠져있는 윤서하 역을 연기한 김현주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신선하고 다채로운 얼굴을 선보이는 김현주의 모습에서 우리가 알 던 그녀의 옛 모습들은 확실히 지워버린다.



선산(NETFLIX. 2024)

<선산>은 충분히 있을법한 한국적인 소재를 오컬트적인 요소 안에 흥미롭게 믹싱 한 드라마이다. 직계 가족에 대한 한국적인 문화와 가족이지만 남처럼 지내는 지금의 가족 문제를 동시에 그려내면서 '가족'이라는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스릴러라는 장르로 재치 있게 풀어낸다. 단지 오컬트의 탈을 쓴 이 작품의 실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시청자들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나는 호불호에서 호였다.  






20년대 좋은 국내 드라마들을 리뷰합니다.

위 글은 블로그에 썼던 리뷰들을 재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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