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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안티프래질 2

by 꽁스땅스

책 <안티프래질> 1권에서는 안티프래질의 새로운 특징을 제시하고 전형적인 안티프래질 시스템으로서의 진화와 유기체에 관해서 설명한다. 또한 집단의 안티프래질과 개인의 안티프래질 간의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소개한다. 지난번 안티프래질이라는 명칭에 이어서 오늘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안티프래질로서 과잉보상 메커니즘의 예, 진화의 안티프래질적 특성, 실패와 안티프래질의 관계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과잉보상 메커니즘의 예

경주마는 자기보다 열등한 경주마와 경쟁하면 지고 자기보다 더 우수한 경주마와 경쟁하면 이긴다는 말이 있다. 스트레스 요인이 없을 때 나타나는 보상 부족은 가장 뛰어난 경주마에게 최선의 결과를 주지 못한다. (p70)


장거리 여행 이후에 피로를 느낀다면 휴식을 취하기보다 헬스센터로 간다. 또 긴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 일을 사무실에서 가장 바쁜 사람에게 주는 것도 널리 알려진 방법이다. 시간이 남아돌면 게을러지고 동기를 잃게 괴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를 본다. 바쁠수록 다른 일도 더욱 능동적으로 처리한다. 과잉보상은 바로 이런 경우에 발생한다. (p71)


피로를 느낄 때 가만히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는 몸을 움직여 운동을 하는 것이 훨씬 회복이 빠르다. 올해 초부터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예전에는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에서 뛰거나 다른 기구를 이용하는데 별 흥미가 없었던데 요즘 조금씩 재미를 느끼고 있다. 저자도 언급했듯이 반복적인 동작이지만 강도를 조금씩 높이려고 시도하다 보니 조금씩 나의 한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몸이 점점 단단해지고 강해짐을 느낀다. 일단 행동하면 반드시 뭐라도 얻는다.


안티프래질 덕분에 우리는 생각보다 실행을 통해서 더 잘할 수 있다. 나는 매우 똑똑하고 프래질 하기보다 차리라 우둔하고 안티프래질 하기를 원한다. <안티프래질>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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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안티프래질적 특성

시스템 내에서 멸종을 불러오는 극단적인 충격이 아닌 어느 정도의 잡음과 동요가 빈번할수록 적자생존과 무작위적인 돌연변이의 효과는 다음 세대의 특징을 규정짓는데 더 많은 역할을 한다. 어떤 유기체가 10개의 자손을 번식한다고 하자. 환경이 완벽하게 안정적이라면 10개 모두 번식할 수 있다. 그러나 환경이 불안정하여 10개의 자손 중 5개를 밀어낸다면 결국 더 나은 자손들만 번식하고 생존에 적합한 유전자가 남게 된다. 마찬가지로 유전자 코드의 잘못된 복제로 간헐적이고 무작위적이고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돌연변이 덕분에 자손들 간 다양성이 존재한다면 가장 좋은 자손이 번식하게 되어 종 전체의 생존 적합성이 향상된다. 따라서 진화는 돌연변이의 무작위성과 환경의 무작위성으로부터 혜택을 얻는다. 이 두 가지 작용은 살아남은 다음 세대의 특징을 비슷한 방식으로 변화시킨다.(p111)


그러나 진화가 무작위성을 일정 한계까지만 좋아한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재앙이 발생하여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를 멸종시키면 가장 적합한 종도 멸종된다. 마찬가지로 무작위적인 돌연변이의 발생빈도가 너무 높으면 적자생존의 혜택이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자연은 일정 정도까지 안티프래질 하다. 그 정도는 상당히 높아서 아주 커다란 충격을 수용할 수 있다. 핵전쟁으로 지구 상의 상당히 많은 생명체가 멸종되더라도 모든 생명체가 멸종되는 것이 아니라 쥐 나 박테리아가 어디선가 모르게 나타나 인류가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갈지도 모른다. 진화는 개별 유기체가 자신에게 가해지는 손상이 개별 유기체를 사라지게 하고 혜택이 다른 유기체(살아남은 유기체와 미래의 세대)에게 이전되는 때 나타난다. (p112)


저자는 진화에서 흥미로운 측면이 오직 진화의 안티프래질적 특성 때문에 진화가 발생한다고 했다. 진화는 스트레스, 무작위성, 불확실성, 무질서를 좋아한다는 거다. 가만히 살펴보면 지구 상의 생명체는 오늘날까지 모든 단계에서 스스로 변화하고 예측 불가능한 무작위적인 사건을 맞닥뜨렸다. 그런 충격을 버텨내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사라졌다. 안티프래질이 진화의 영역까지 설명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새로웠던 부분이다.


안티프래질을 이해하면 역사, 기술, 지식과 그 밖의 모든 영역에서 나타나는 블랙스완 현상의 역할을 인정하는데 지적인 두려움을 덜 느끼게 된다. <안티프래질> p21


안티프래질 2.3.jpg


실패와 안티프래질의 관계

안티프래질 하려면 실패(모든 실패가 아니라 일부 실패를 의미)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혜택보다 작아야 한다. 시스템을 파괴하지 않는 한 실패는 더 큰 재앙을 예방한다. 비행기 사고도 안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시스템을 향상해 다음 비행을 더 안전하게 해 준다. 따라서 죽은 사람들이 산 사람들의 안전에 기여한 셈이다. 이와 같은 시스템은 안티프래질 하고 작은 실패를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배우는 것이 있다. 그러나 경제 위기는 그렇지 않다. 경제 시스템은 프래질 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비행기는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어느 한 비행기의 사고는 다른 비행기의 사고와 연관되지 않는다. 따라서 실패는 그 범위가 한정되고 인식이 가능하다. 반면 세계 경제 시스템은 하나가 되어 움직이므로 실패는 확산되고 증폭된다. (p116)



자연스러움은 오직 자연발생적인 실패에서 얻어진다. 무거운 돌을 들어 올리다가 실패하면 작은 상처를 입게 된다. 그러면 다음에 다시 들어 올릴 때에는 이런 고통을 피하려고 한다. 표범은 마치 자연의 교향곡처럼 우아하게 움직인다. 사슴을 나무 위로 끌어올릴 때에는 가르침을 받아서 미리 정해진 동작에 따라 옴직이지 않는다. 테니스, 볼링, 사격처럼 인위적인 스포츠 경기를 할 때에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동작을 할 때에는 훈련이 필요하지 않다. (p117)


가변성은 실패와 적응을 낳고 누가 당신의 친구인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성공과 실패는 정보를 제공한다. 그것은 인생에서 바람직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간혹 당신 자신의 잘못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나서야 그 사람이 성격을 알게 될 때도 있다. 물론 타인의 잘못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 우리는 상대방이 도덕적으로 잘못을 저지를 만한 상황에 놓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결코 알 수 없다. (p118)



사회생활을 하면서 일에 있어서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물 흐르듯 순조롭게 흘러간 적도 있고 삐걱거리는 적도 있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업무에 요령도 생기고 타인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는 무슨 일이든 어떤 경우에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시도는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성공보다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생기지만 그런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발견할 것이다. 실패를 활용하려는 마음으로 일단 행동하는 게 먼저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실패를 한 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은 실패를 겪어보지 않았던 사람에 비해 믿음이 더 간다. 또 실패를 여러 번 겪어본 사람은 실패를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던 사람에 비해 훨씬 더 믿음이 간다.
<안티프래질> p119



1권 안티프래질:개론

2권 근대는 안티프래질을 거부한다.

3권 예측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

4권 옵션의 특징, 기술, 안티프래질적 특성을 지닌 기능

5권 비선형성

6권 비아 네가티바

7권 프래질과 안티프래질의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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