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험
이번 주 평소와 다름없는 루틴 한 하루에 몇 가지가 추가되었다. 지난번 7일간의 감사 일기가 끝나고 이번에는 7일간의 명상을 신청했다. 명상이란 게 어떤 건지 궁금하기도 했고 나를 위한 릴랙스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벌써 오늘이 4일 차다. 첫날 시작 전에 리더님의 명상 소개 영상을 보았다.
명상이란 것에 대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기 위해 머무는 시간이라는 말씀을 주셨다. 우리 몸의 모든 부위가 숨을 쉰다는 사실과 그 중심인 골반에 숨을 불어넣는다는 생각으로 호흡에 집중했다. 한 달 드로잉의 동료들의 그림을 보며 나도 리더님이 주신 동작을 나타내는 그림을 따라 그려보기도 했다. 그렇게 첫 명 이상 후 그림도 그려보고 느낌도 적어보며 새로운 경험을 하니 어느새 정신이 맑아져 책이 더 잘 읽어졌다. 내일의 명상이 기대가 되었다.
또 하나 추가된 루틴은 영어책 읽기다. 한 달 영어 쓰기 라이브를 했던 동료분이 멤버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개인적으로 독서모임을 하는데 리더분이 이제는 스스로 모임을 꾸려서 리드해 보라고 하셨다는 거다. 그래서 관심 있는 동료분이 있다면 영화나 영어책 읽는 모임을 함께 하고 싶다며 관심 있는 분들을 개인 톡을 달라고 하셨다. 한 달이라는 곳에서 처음 영어 쓰기가 생겼을 때부터 지금까지 해 오셨고 남다른 애정이 느껴졌다. 이런 바람을 말해도 되는지 조심스럽다고 하셨다.
라이브를 들으며 영어책 읽기에 관심이 갔다. 원서라고는 대학 때 전공에 대한 거, 아이들 어렸을 때 짧은 영어 동화책을 읽어준 게 전부다. < 연금술사>를 사놓고 혼자 읽다 먼지만 쌓였고 지난 서평 팀에서 멤버분이 추천한 < 스마트한 생각들> 도 사놓고 책꽂이에 자리를 하고 있다. 또 그뿐인가 조던 피터슨 교수님의 < 12가지 인생의 법칙>로 원서를 사놓고 한글책이랑 펴서 하루에 한 장씩 필사하며 며칠 하다 말다를 반복하던 중이기도 했다.
한 달에 영어 쓰기를 통해 어느덧 20여 일을 지나면서 처음에 두려움이 조금은 편안함으로 변화하는 걸 체험하고 있다. 글감을 찾느라 고민을 하기도 하지만 제공되는 질문지나 동료분들의 글을 보며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한다. 해야만 하는 환경에 나를 들이밀고 함께의 힘이 더해지면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라이브 톡이 끝나고 동료분께 카톡을 보냈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함께 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며칠 후 톡 방에 초대되었고 책 선정을 위해 투표도 했다. 영어책이 참 다양했다. 다수가 선택한 책 < Eat, Pray, Love> 이 선정되었다. 11월까지 각자의 진도표 때로 읽고 함께 토론을 하기로 했다. 주문한 책을 받아 드니 400페이지도 넘는 분량의 책이었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로도 제작되기도 한 유명한 책이었다. 우리끼리 정한 기간 내에 읽으려니 하루에 8페이지 이상을 읽어야 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다른 동료분이 고은 글씨로 진도표를 공유해 주셨다. 한 달을 마칠 때마다 받은 한 달 스티커와 데일리 페이퍼가 떠올랐다. 기간을 적고 매일 읽은 분량씩 기록하기 시작하고 동료들에게 공유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Liz라는 주인공 여성이 로마에서 이태리어를 배우고 영어를 가르쳐주게 된 인연으로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모르는 단어가 제법 나오고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을 만나 한참을 읽어보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글책을 읽는 것과는 또 색다른 재미가 느껴졌다. 로마의 거리가 상상이 되고 여성의 삶에 대해 묘사하는 리즈에게 감정이 이입되기도 했다.
임신에 대한 적절한 표현- Having a baby is like getting a tattoo on your face. You really need to be certain it's what you want before you commit. How could I turn back nowm though?- 을 읽으며 예전에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생각났다. 날이 갈수록 배는 불러오고 할 일은 많고 내가 감당할 일들에 두렵기도 했던 날들이 떠올랐다.
결혼 후 그녀의 푸념에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 - Why did I feel so overwhelmed with duty, tired of being the primary bread winner and the housekeeper and the social coordinator and the dog-walker and the wife and the soom-to-be mother and -somewhere in my stolen moments- a writer...? I don't want to be married anymore. - 다시 태어나도 난 결혼을 할까?라는 물음을 던져보기도 했다.
출산 후 이도 저도 하지 못하는 상태에 대한 묘사에서도 모든 여성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 The only thing more unthinkable than leaving was staying; the only thing more impossible than staying was leaving. I didn't want to destroy anything or anybody. I just want to slip quietly out the back door, without causing any fuss or consequences, and then not stop running until I reached Green Land.- 어떤 것도 파괴되기를 원하지 않고 조용히 문밖으로 나가 그린란드에 닿을 때까지 달릴 거라니! 가끔 나도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새로운 도전으로 수면시간이 점점 줄어간다. 벌려놓은 것들을 해나가야 하는 부담감도 있다. 어쩌면 욕심만 부리다 중단할지도, 하더라도 당장에 아무런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할 수 있을 때, 더군다나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있을 때같이 한다면 시작하는 게 맞는다는 게 내 생각이다. 매일 읽고 쓰는 것도 그러했고 영어 쓰기를 하면서도 피부로 느낀다. 무리수가 있더라도 하루에 집중하다 보면 답이 주어지지 않을까. 책에서 리즈가 이런 위로의 말을 한다." 참된 지혜는 주어진 순간에 가능한 유일한 답을 준다" 인생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이 순간만을 바라본다.
True wisdom gives the only possible answer at any given moment.
<Eat Pray Love p19>